고객이 OK 할 때까지! '더어썸' 정재근 대표
고객이 OK 할 때까지! '더어썸' 정재근 대표
  • 김현동
  • 승인 2023.04.3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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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받은 전화 한 통에 지방(대구, 부산, 포항 등) 내려간 일이 부지기수죠. 제가 이쪽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목소리만 들어도 감이 오거든요. '지체할 여유가 없겠구나' 판단이 되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즉시 장비를 차에 챙겨 새벽 시간에 고속도로에 올랐습니다."

용산전자상가 선인21동에 위치한 PC조립 전문점 더어썸 정대근 대표가 과거 PC방 프랜차이즈 회사 소속 엔지니어였던 당시에 겪었던 한 가지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장거리 운전에 철야까지 버거운 강행군을 간신히 끝내고 나니 그제야 피곤이 몰려왔단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서울로 복귀하려던 그에게 PC방 가맹점주는 두 손을 꼭 잡고 고맙다는 표현을 여러차례 반복한다. '고맙다. 이렇게 내 일같이 신경 써준 곳은 처음이다.'

그 한마디에 누적된 피로가 싹 가셨단다.
지금도 힘들 때면 당시를 떠올리며 마음이 느슨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속한다.
새벽 시간에 전화할 정도라면 얼마나 다급하겠냐는 것이다.


▲ 용산 선인 22동에 위치한 더어썸 PC조립 전문점 장재근 대표

곱씹어 보니 새벽에 업무용 번호로 걸려 오는 전화를 받을 가능성도 작지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내려가는 일도 흔하지 않다. 그 점에서 유별난 단 한 명. 더어썸 정대근 대표는 그렇게 임해왔다. 주변 지인은 '누가 알아준다고 그렇게 열심히 일하냐~' 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하루 24시간을 언제 어떻게 무슨 일로 도움을 요청할지 모르는 고객의 호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할 수 있다면 5분 대기조 역할도 응했다. 위치가 어디 건 주저하지 않고 출발하는 것은 그가 사회생활을 하는 내내 한결같던 모습이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 그건 정 대표의 강점, 성실함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고객이 만족했을 때 정 대표 또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누구에겐 고집으로 보였을 수 있겠지만 그러한 마인드는 더어썸을 창업한 이후 회사를 경영하는 데 있어 핵심 가치관으로 자리매김한다. 고객이 OK 할 때까지 안주하지 않는, 더어썸은 그렇게 태동했다.

# 성공전략 1. 정직하게 판다. 모든 부품 100% 정품 사용


창업하기 직전까지 정재근 대표가 소속된 회사는 서울 지역에서만 200여 곳의 가맹점에 PC를 납품했다. 전국을 합산하면 족히 800여 곳을 관리했다. 말 그대로 시장을 거머쥐던 초대형 피시방 브랜드 프랜차이즈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체득했다.

그렇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글로벌 팬데믹이라는 직격탄에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그 무렵에 조직을 나왔기에 남의 눈에는 비자발적인 창업으로 보였을 수 있지만 정재근 대표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필드에서 발휘할 기회라 판단했다.

지난 20년 12월. PC의 메카 용산에 더어썸이 활동 기반을 마련하던 시점이다. 모두가 힘들다고 말하던 그 무렵이지만 정 대표는 순조롭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창업 이전 총 18년을 현장에서 뛰었습니다. 그 기간 저를 지켜봤던, 제가 담당했던, 곳에서 더어썸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기반을 견고하게 하기까지 적잖은 힘이 되어주었고 가장 힘들던 시기였지만 보내준 성원에 힘입어 키워 나갈 수 있었습니다."

시장에서 보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한 전략은 한 가지 단어 '정직함'이었다.

이의 시작은 100% 정품 사용이다. 일부 조립 점이 채굴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등 고객 모르게 편법으로 PC를 조립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더어썸은 다르다. 오직 정품만 고집한다. 덕분에 정품 제품에 주어지는 보증 기한 또한 철저히 보장한다.

구매자 체감 혜택 상승은 당연하다. 기본 보장하는 1년 무상 서비스 기한에 추가로 부품 개별에 남아 있는 보증 기한까지 보장한다. 해당 부품에 대해서는 제조사에 맡겨 처리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가능한 오랜 시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


▲ 더어썸 온라인 쇼핑몰 (https://nertubepc.com/)

# 전략 2. 고객의 말을 귀담아듣고, 니즈를 파악한다.


더어썸을 다녀간 이는 한결같이 상담 시간이 길었다고 평한다. 게다가 물어보는 것도 많다. 사용 목적, 사용환경, 예산 등의 일반적인 질문은 물론 세부적인 부분까지 꼼꼼하게 이야기 나눈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의뢰 또한 마찬가지다.

굳이 이러한 방식을 고집하는 것일까? "PC 부품이라고 다 같은 부품이 아니거든요. 부품마다 정해진 용도가 있고 성능을 낼 수 있는 한계치가 있기에 구매하는 PC의 용도가 무엇인지, 예산은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 또한 창업 후 결정된 습관이 아니라고 말한다. 전국 800여 곳 피시방에 납품된 PC를 경험했던 지라 일반 사용자와 영업장 PC의 차이를 명확히 아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기껏 해 봐야 하루 8시간 구동하고 그것도 연속 구동은 서너 시간, 부하도 불규칙한 것이 일반 사용환경이다.

하지만 영업장은 애초에 가혹하다. 설치되는 장소부터 협소하다. 온종일 구동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주어진 예산도 빠듯하다. 예컨대 한 대당 1만 원 차이 나는 부품이 100대 들어가면 발생하는 가격 차이만 1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가격 경쟁력은 영업용 PC에서 무척 중요한 항목이다.

그렇게 민감하기에 고객의 의견과 고객의 용도 사용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려는 데 결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유독 더어썸이 납품한 PC를 사용해 본 이가 또 다른 지인에게 소개하는 등 그렇게 판매로 이어지는 빈도가 잦은 배경이다.

# 전략 3.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고 타협안을 제시하라.


무수히 쏟아지는 신제품 홍수 속에서 '이거다' 하는 제품을 구매자에게 제안하는 안목이 바로 친절 다음으로 주목하는 더어썸의 핵심 경쟁력이다. 전략2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되는 경쟁력인데, 다양한 환경에 PC를 납품했고 직접 서비스까지 맡았기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분야다.

좋고 나쁨이 나뉘나요? 라는 질문에 정 대표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대원씨티에스가 공급하는 애즈락 메인보드 제품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라인업이 다양하고 이들 제품의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애즈락 메인보드를 구매한다고 하면 무조건 싼 제품만 찾습니다. 함께 사용되는 그래픽카드나 메모리, 스토리지는 고성능 제품을 선호하면서 말이죠."

이 말을 듣고 무슨 말인가 싶어 재차 물었다. 그래서요?


"에이수스, MSI, 기가바이트 메인보드와의 조합일 경우는 적어도 중저가 이상을 찾으면서 애즈락만 유독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죠. 모든 제품은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렴함이 강점일 수 있어도 그 중에서도 저렴한 제품만 콕 찝어 결정한다면 품질이 낮을 수 있답니다."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어느 정도 품질이 탄탄한 그러면서도 더욱 좋을 수밖에 없는 고성능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유독 특정 브랜드만큼은 제일 저렴한 제품만 고집한다면 당연히 품질은 고성능 제품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가격에 걸맞은 품질을 꿰뚫어 보는 남다른 안목을 보유한 정 대표에게 애즈락은 선택지가 다양해 합리적인 가성비 브랜드로 통하지만, 일부에서는 저렴하다는 가격에만 초점을 맞춰 그러한 경쟁력을 오히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브랜드는 다양한데, 공통으로 가격에만 집중하고 그 중에서도 제일 저렴한 제품을 통해 만족을 바랍니다. 만족할 수 있을까요? 브랜드별 (가격) 기준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그에 걸맞게 제품이 설계됩니다. 가성비의 기준도 브랜드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데 출발점부터 가 그릇되었죠."

요약하자면 '세상에 나쁜 제품은 없다'는 것.

이 제품은 나쁘고, 저 제품은 좋다는 일각의 지적은 제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추천하고, 사용하고, 평가하면서 발생한 편견이라고 설명했다. 더어썸은 특정 제품을 향해 좋고 나쁨이라는 이분법적인 평가를 단호히 거부하고 용도에 맞는 최적의 선택지를 마련해 가며 사용자의 만족을 높여왔다.

피시방을 관리하던 현장에서 오랜 시간 몸담았기에 가능했던 동물적인 감각에 방대한 경험 그 과정에서 누적된 통계에 근거해 제품을 제안하고 합리적인 타협안을 조율해 나간다. 이 또한 사용자의 만족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판단했기에 가능한 더어썸만의 전략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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