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가야상가? 아니 컴퓨터프라자! “체험하고 구매하세요” 김정훈·이호철·양동우 공동대표
부산은 가야상가? 아니 컴퓨터프라자! “체험하고 구매하세요” 김정훈·이호철·양동우 공동대표
  • 김현동
  • 승인 2021.01.1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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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18일] - ‘지금까지 이런 PC 매장은 없었다. 여긴 체험공간인가? 대리점인가?’

PC 화면을 기준 삼아 눈으로 보고 머리로 고민하고 손으로 주문을 넣는다. 온라인 시대에 이뤄지는 모든 거래가 비슷한 과정이다. 흐름이라니 다른 방도가 없다만 마음 한구석을 내키지 않게 하는 걸림돌이 응어리지는데 그건 ‘도통 믿을 수 없다’는 의구심이 발단이다.

키보드만 해도 기계식에다 갈축임을 알리지만 제조사가 다르니 ‘필시 다를 것이다’라는 짐작이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대충 이럴 것이다~ 는 결론을 내린 후 주문했던 제품을 막상 받아보고 나서야 ‘이건 아니야~’라며 머리를 쥐어 뜯어본 경험.

그 즉시 평화로운 중고나라로 입양 보내본 순서는 부품을 여러 번 주문해본 이라면 거치는 과정이란다. 해결안이 없는 건 아니다. 제품을 앞에 두고 이리저리 따져볼 기회 제공이다. 하지만 온라인 시대에 그러한 기회는 가물에 콩 나듯 희망 사항으로 그친다.


궁하면 통한다고 하던가! 부산을 대표하던 PC 유통 전문점 가야상가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던 사장님 3인방이 의기투합했다. ‘지금껏 세상에 없던 전시장’을 표방한 사상 초유의 PC 매장. 아니 체험공간에 가까운 특별한 공간이 태동했다.

상호조차도 ‘컴퓨터프라자’로 거창한 뜻을 내세웠는데, 본디 회사나 점포를 한데 모은 곳을 불리는 용어를 차용한 건 현장을 가보면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아~’ 소리가 절로 나오며 깨우치게 했다.

일단 방문한 이라면 눈으로 보고 마음이 향하는 제품 앞에서 발길이 멈추며 손으로 이리저리 만져본 후 머릿속에 생각하던 그것과 일치한 제품인지 고민할 여유를 풍족히 누릴 수 있다. 직접 방문한 현장은 지금까지 줄 곳 그래왔던 방식인즉슨 온라인으로 이런저런 남의 이야기 기웃거리며 귀동냥으로 얻어낸 정보 취합해 바구니에 담던 과정을 구차하게 만들었다.

PC를 좋아했기에 가능했던 아이디어였고, 혼자가 아니었기에 추진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단다.

지금까지 이러한 장소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많은 구매자는 자발적인 학습비용을 지불해가면서까지 내가 원하던 제품을 수소문했다. 그러한 과정에 모범 답안을 제시했으니 먼저 다녀간 이를 통해 알려진 경험이 입소문을 타고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각자 분야에서만큼은 일가견이 있다는 전문가의 뜻이 합치된 결과 호객 행위 또한 구차해졌다. 지나가는 손님상대로, 무엇을 찾으세요? 어떤 것이 궁금하세요? 구경하고 가세요? 라며 으레 던졌던 영혼 없는 목소리가 이곳에서는 들리지 않았다. PC 좋아서 PC 관련 일에 빠져 지낸다는 김정훈 대표를 필두로 이호철 팀장, 양동우 실장은 방문했던 그 날에도 뭔가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었다.

“3명 모두 PC 관련 사업을 했어요. 만나면 늘 PC 관련 이야기가 단골 소재였죠. 그래서였던지 의외로 잘 통했습니다. 같은 고민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그 무렵이었던 것 같네요. 혼자서 끙끙대며 대책 강구하느니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데 뜻이 일치한 거죠. 물론 사공이 여럿이면 안 되었기에 역할 분담부터 철저하게 나누었습니다. 각자 주어진 역할에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받습니다.”

“믿고 의뢰할 수 있는 커스텀 수랭 PC를 만들다.” 기술팀 양동우 실장


양동우 실장은 커스텀 수랭 PC를 담당한다. 다루는 제품 중에서도 일명 고가 라인업으로 분류하는 분야에다 ‘나만의 PC’를 선호하는 사용자가 주요 고객이다. 오직 의뢰자 한 명의 취향을 반영해 PC로 구현하는 과정이기에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다.


일반 PC라면 보통 반나절이면 완성하는 반면 커스텀으로 시선을 옮기는 순간 2~3일은 기본이란다. 여기에 성능을 높이고자 오버클럭 옵션을 추가할 경우 더 늘어나지만 이러한 기다림조차도 허용하는 것은 ‘차별화’를 구현할 때 들어가는 시간이 충분할수록 완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

그렇다고 개별 제품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해서 제품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그렇게 본다면 해외 유튜버 영상만 따라 하면 뚝딱 완성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사하는데 양 실장이 ‘경험’을 높이려는 데 이유가 있다.

눈썰미가 있다면 비슷하게 흉내 내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제대로 문제없이 동작하도록 구현하는 건 경험과 노하우 없이는 불가능했다. 커스텀 수랭 PC 인기가 올라가면서 시장도 커졌고 이들 장비가 하나 같이 손쉬운 사용성을 내세우지만, 전기와의 상극인 ‘물’을 사용하는 만큼 문제가 터지면 수습도 어렵다.

예상 못한 비싼 학습비용을 뜻하게 지불해야 하는 경우는 보통 경험 부족에 기인한 완성도 부족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 구현에 필요한 조건 첫 번째는 감각이요, 물이 오가는 수로 구성에 필요한 두 번째 요건은 경험이며, 시스템이 동작하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세 번째 노하우는 혼자 끙끙대며 배운다고 해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애초에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문제 가능성을 낮추는 요령이다. 양 실장이 기술팀을 전담한 이유 또한 가장 솜씨가 좋아서였다.


물론 제품 선별부터 신중함이 요하는 건 불변의 법칙이다. 선택하는 메인보드와 시피유는 궁합을 최우선으로 따지고, 전원공급장치는 안정된 구동을 그리고 스토리지는 속도와 완성도가 핵심이다. 그래서 선호하는 브랜드와 유통사는 보통 정해지기 마련이다. 대원CTS, 맥스엘리트, 에이수스, 마이크론, 시소닉 등이 대표적인 키워드다.

“튜닝 PC 하면 서울이 대표적이지만 문제는 거리겠죠. 지방이기에 서울과 비교해 가격 차이가 많이 발생할 거라는 오해도 있습니다. 그 점도 해결했습니다. 지리적인 이점을 먼저 경험해보고 찾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부산/경남 지역은 직접 방문할 만한 거리이기에 단골이 되기도 합니다. 한번 구매했던 손님이 또 다른 손님을 소개해서 오는 경우도 많고요. 특히 튜닝 PC는 물을 사용하기에 누수가 되면 골치 아파지는데 서울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에는 서비스받기가 참 애매해지잖아요.”

‘대중의 눈높이 공략이 곧 영업 성공 노하우’ 영업부 이호철 팀장


이호철 팀장은 영업을 담당한다. 영업하면 으레 떠올리는 세일즈도 해당하지만, 비중을 높이는 방향은 컴퓨터프라자를 대중에 알리는 일종의 마케팅이다. 사람을 만나서 이뤄지는 과정이기에 소통이 주가 되지만 그 점에서 이 팀장만의 노하우는 다음 같다.


바로 ‘직설적인 표현’이란다. 당장 눈앞의 실적을 꾀하고자 그릇된 정보로 포장을 하거나 치부를 가려 눈속임하는 영업 전략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오래가지 못함을 경험했기에 진실함을 모토로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서비스를 펼친다.

더구나 최근 1년 사이 코로나 팬더믹으로 등락이 심한 시장에서 평판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정직한 마케팅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NS로 사용자를 만나고 유튜브로 투명성을 높이는 시도는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물론 아직은 시작단계이기에 고민 중이라고.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또한 이곳만의 차별화 마케팅 포인트가 됐다.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는 갈수록 가짓수가 증가추세인데 사용자가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커뮤니티로 모이지만 이 또한 스폰서 입김에 여과되기에 실제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을 넘어서기 힘들다.

기계식 키보드만 1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제품을 진열하고 고를 수 있게 한 시도는 대한민국 전역을 통틀어 컴퓨터프라자가 유일하다. 그 점에서도 사용자가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한 노력은 이 팀장이 주력하는 투명함도 일치했다.

“전국에서 유일한 체험형 게이밍 기어 전문점입니다. 이곳에 전시된 이 제품이 전부가 아니에요.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가짓수도 추가될 겁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기본으로 PC를 구성하는 제품을 한 자리에 진열해서 선보이는 것이 목요입니다. 백마디 말 보다 한 번 눈으로 보는 것 만큼 확실한 것은 없는데 그 점을 우리가 노린 거에요.”

“의견 맞는 업체 모인 협동조합, 지금의 컴퓨터프라자 탄생 시켜” 김정훈 대표


사령탑은 김정훈 대표가 담당했다. 하지만 대표라는 직책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중간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다른 측면에서 고심하고 대안을 구상해야 할 역할이었다는데, 시장 활성화에 팔을 걷어 올리고 나서야 하는 책임감에 협동조합이라는 취지가 어긋나지 않도록 조합원 모두의 의견을 사업에 반영해 성장시키는 역할도 주어졌다.

이와함께 전후 사업의 이해득실도 가려 컴퓨터프라자를 건실한 브랜드로 시장에 안착하는 역할까지 진중하게 고심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욕심대로 계획한대로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여건이기에 김 대표는 핵심인력을 주축으로 한 소수정예 모델에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조합원 개개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소화해 낼 때 필요한 지원 또한 도맡아 해결안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공통의 목표를 실현코자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고. ‘한국에서 제일가는 커스텀 게이밍 기어 매장’이라는 방향성을 필두로 매장을 확장하는 것이 앞으로 컴퓨터프라자가 점진적으로 실현 할 과업임을 강조했다.


“의기투합해 사업을 시작했고 6개월 만에 지금의 핵심으로 부상한 게이밍 기어가 거론되었습니다. 다른 매장이 하던 식으로 제시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높이기 힘들다는 게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죠. 그 점에서 나온 방향이 지금의 체험 전시관 형태입니다.

1호점인 본점을 시작으로 2호점과 3호점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컴퓨터프라자라는 상권을 하나의 전문 브랜드로 키워 사업의 틀을 잡는 것이 모두의 목표입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변했다고 해서 오프라인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거든요. 적어도 쇼핑 이라는 형태에서는 오프라인 만큼 정확하고 명확한 거래 방식은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그 점에서 온라인의 갈증을 달래주고 동시에 직접 와서 제품을 만져볼 수 있게 한 형태는 PC를 다루는 상권에서는 실종되어가는 방향이지만 우리는 그러한 시류를 편견이라 보고 거스른 것이죠. 사용자가 가장 궁금한 것이 뭘까? 를 고심하다 보니 종국에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라도 필요한 모델이라는 것에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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