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중심의 뉴노멀 시대, 아마존은 정말 기회인가?
온라인 중심의 뉴노멀 시대, 아마존은 정말 기회인가?
  • 김신강
  • 승인 2021.01.18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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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19일] - ‘미국 상표권, 아마존의 엄격한 가이드 등 면밀한 준비 필요해’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일상이 자영업의 ‘무덤’이 되면서 오프라인 가게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일을 그만둔 지 1년 미만인 비자발적 실직자가 219만 6천 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동 기간 대비 48.9%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수치다. 처음으로 200만 명이 넘었다.

자영업을 시작으로 법인과 일반 기업도 버티지 못하고 파산, 정리해고 수순을 밟으면서 이들 종사자도 실업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도미노 도산이 그동안 공고했던 사회 전반의 유통 사슬을 흔들면서 종식되어도 결코 예전 모습으로는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불과 1년 전과 지금의 소비 형태에는 많은 변화가 일었다.


직접 장을 보러 가는 것보다 쿠팡, 마켓컬리, SSG 등을 통해 주문하고, 자주 가서 줄 서서 먹던 맛집도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를 이용하고, 굳이 서울 강남까지 찾아가 외국어 학원을 등록하기보다 뛰어난 온라인 강의를 신청하는 현상은 모든 것의 온라인화로 비롯된 단면이다. 여기에는 앞으로의 창업 또한 거스를 수 없다. 당연히 온라인으로 시선을 옮겨 무언가를 해보려는 공산이 자명하다.

그 점에서 자기만의 기술이나 노하우가 없어도 좋은 물건을 구해 내다 파는 일, 전자상거래는 과거보다 유망한 업종이다. 확신을 하고 전략을 세워 준비하는 이도 있고, 막막한 생계에 뭐라도 해보려고 급하게 뛰어드는 이도 있지만 둘 모두의 공통된 시선은 ‘생존’을 향한다.

달라진 창업 시장,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선회


중소벤처기업부가 작년 8월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의 전자상거래 업은 전년 대비 무려 41.2% 늘었다. 전체 창업기업이 26% 증가한 것도 놀라운 수치지만, 전자상거래의 증가율이 사실상 창업 시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판매자도 덩달아 껑충 뛰었다. 그러나 시장의 크기는 한정된 상황에서, 비슷비슷한 제품을 파는 사람만 많아지면서 이른바 출혈 경쟁이 불붙고 광고비 부채질까지 가세하면서 이들 플랫폼 제공 사업자는 뜻하지 않게 호황이라는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예전 전자상거래는 소셜 커머스, 오픈마켓, 편집숍 등이 각각 나름의 정체성을 갖고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하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사실상 플랫폼에 의존해 뭔가를 공모하기에 차별화를 꾀하기 힘든 구조다. ‘쿠폰이 팡팡’이라는 이름의 쿠팡에서 쿠폰이 실종된 지는 오래됐으며, 중소상공인의 열린 경쟁을 지향한다던 옥션이나 지마켓의 메인 배너는 대기업의 단독 입점 광고로 도배된 지 오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나뉘어 각자도생하던 사업자가 온라인으로 내몰리면서 수요가 바닥난 시장이 실체를 드러냈다. 이러한 구도에서 출구전략으로 오른 해외시장, 그 대표 아이콘인 아마존으로 몰리는 건 최근의 변화다. 비단 아마존이 아니어도 한국 외의 지역을 노크하려는 고심은 최근 자영업 카페를 중심으로 목소리가 커지는 추세다.

전망도 밝다. 2019년 기준 미국 전자상거래시장의 규모는 약 430조 원으로 한국 110조 원보다 4배 가까이 크다. 미국의 인구가 한국 대비 약 6배 정도 되는 것을 고려하면 해볼 만한 승부수다. 이 중 아마존은 전체 시장에서 약 37.3%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다. 쇼피파이가 5.9%, 이베이가 5.7% 수준으로 뒤를 따르고 있는 것을 보면 새삼 아마존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는 제품이 아마존에서 뜻밖의 대박을 터뜨리는 사례가 속속 알려진 것도 솔깃하게 하는 한 가지 이유다. 경북 ‘영주대장간’에서 만든 호미는 원예용품 ‘톱10’에 올라, 한 해 3천 개 이상이 팔려나간다. 한국에서는 4~5천 원 남짓 하는 호미가 미국에서는 한 자루에 2만 원이 넘지만,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잡지 못한다. 민속촌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갓이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킹덤’의 인기를 타고 할로윈데이 목적 등으로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아마존을 주목한 것은 단순히 미국에서 1등 사업자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은 아니다. 입점 과정에서 한국어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거의 유일한 미국 플랫폼이기도 하다. 소비자를 상대로 한 언어(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브랜드나 플랫폼은 엄청나게 많아졌지만, 판매자까지 지원하는 곳은 드물다.

아마존에 올라타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 대박 나려면!


그렇지만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기에 주의해야 할 것,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무턱대고 제품을 개발하거나 매입하면 뜻밖의 장벽에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남도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 아닌 자신만의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자 한다면 미국 상표권 등록 절차부터가 걸림돌이다.

판매자가 곧 제조업자라면 필수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생산자는 의류든 화장품이든 제조업자에게 의뢰하는 ‘브랜드 오너’로 숟가락을 올린다. 이 경우 미국 상표권 등록이 안 되면 아예 판매를 시작할 수가 없다. 그나마 가장 빠른 방법은 한국 상표권 출원신청을 먼저 하고, 그 근거를 바탕으로 미국에 접수해 출원번호라도 받는 수순이다. 가장 빠르면 한 달 안에 판매할 수 있다.

만약 미국 상표권을 노린다면 등록까지는 거의 1년 가까이 걸리기에 보통 이 단계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물론 미국 상표권 출원을 하는 최소 비용이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만 원 이상이 드는 현실은 적잖은 부담이다. 상표권같이 민감한 영역은 출원 거절이 나는 경우도 있기에 무작정 기다린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파고를 넘지 못하면 독자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될 만한 아이템을 발굴했고 팔겠다고 작정한다고 끝이 아니라는 설명. 게다가 점차 브랜드 오너에게 힘을 실어주는 식으로 정책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품질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K-뷰티’ 열풍을 타고 한국에서 인기 있는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에뛰드 등을 매입해 아마존에서 이른바 ‘보따리 장사’를 해 돈을 버는 사업자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아마존이 이런 판매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아마존이 일방적으로 계정을 닫아버리고, 판매자는 한순간에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재고도 미국에 있어서 돌려받기도 어려운데, 처분하기도 어려운 데다가 처분 비용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계정이 닫히면(아마존의 용어로 ‘리스팅이 비활성화되면’) 사실상 새로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상품군에 따라 다르지만, 아마존에서 판매 점수를 쌓는 일은 상당히 오랜 기간과 비용이 드는 일이다. 이를 하루아침에 밑바닥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남의 물건을 파는 일은 예전보다 조심해야 할 문제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직접 계정을 만들고 서류까지 접수할 수 있지만, 아마존 코리아를 통하면 전담 MD를 배정받을 수 있다. 매뉴얼이 상세한 편이라 혼자 리스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판매 이후에 생길 수 있는 크고 작은 문제를 피하는 데 요긴하다. 사전에 이렇게 수정하려고 하는 데 문제는 없는지, 또는 이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아마존에서 실행 가능한지를 물어볼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플랫폼 예컨대 쿠팡이나 위메프 대비 아마존의 피드백 속도와 정확성은 훨씬 빠르고 뛰어나다. 한 번 배정된 MD는 사소한 질문도 거르지 않고 세심하게 답장을 해주는 편이며, 고객센터에 남긴 문의는 12시간 이내에 답장이 온다. 필요하면 전화도 온다. 힘들게 머리 싸매고 혼자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 하던 판매 방식으로 자칫 가볍게 넘기고 판매에 나섰다가 상품설명부터 가이드에 위배되는 단어 하나를 잘못 실수하면 바로 리스팅은 닫히고 제품이 내려간다. 얼마나 잘 나가고 있는 제품이었는지 플랫폼 사업자인 아마존은 신경 쓰지 않는다. 한 번 내려가면 복원되기도 어렵고 영구적으로 못 팔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낭패다.

아마존을 통한 해외 진출하는 프로세스는 예전보다 매우 쉬워졌다. 그러나 요구 조건은 까다로워졌고, 판매 이후에도 더욱더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광고도 시작 단계는 한국어로 친절하게 안내하지만, 분석 툴은 죄다 영어 기반이다. 광고는 하겠지만 디테일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마존을 비롯한 해외 시장은 분명히 뉴노멀 시대의 기회가 맞지만, 모국에서의 사업보다 훨씬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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