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의 명과 암, 스타트업에 맞는 선택은?
공유오피스의 명과 암, 스타트업에 맞는 선택은?
  • 김신강
  • 승인 2020.03.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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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 … 이용해 봤더니

[스타트업] 너도나도 공유오피스, 편하지만 가성비는 글쎄?




[2020년 03월 22일] - 2020년 정부가 창업자금이란 명목으로 푼 자금이 1조 4,517억에 달한다고 한다. 작년보다 29.8% 증가한 금액이라고는 하나,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에는 남의 집 잔치처럼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긴급 추경이 편성되고 있지만, 세계증시 폭락에서 보듯 글로벌적 경제 위기가 눈앞에 왔다. 벌써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떠올리는 경제 전문가들도 많다.

‘어렵다’는 말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강남을 위시한 사무실 공간은 ‘임대’라는 큰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고, 입주해야 할 회사들은 인하된 임대료조차 감당할 수 없다. 이런 현실 속에 임대업자와 회사의 상생 모델로 수년간 주목받은 것이 바로 공유오피스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다양한 임차인들이 들어와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고, 빌리는 회사 입장에서는 보증금 부담 없이 단기간에 월세만 내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서로의 필요를 키웠다.

지난 1년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를 이용하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올해도 수많은 청년이 스타트업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농후한데, 특히 팀으로 움직이는 경우 공간에 대한 고민이 많을 줄 안다. 사업 초기에는 돈 벌 일은 없고 돈 쓸 일만 있다. 인건비를 제외하고 사무실은 가장 큰 고정비가 되기 때문에, 업종의 특성을 감안해 비용 설계를 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 생각만큼 싸지 않다.

공유오피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보증금 0원, 관리비, 전기세, 인터넷, A4용지 모두 포함, 단기간 임대 가능, 회의실 제공, 커피 제공 등이다. 귀찮은 사무실 관리를 모두 대신 맡기고 일에만 집중하라는 것인데, 따져보면 비용이 절대로 저렴하지 않다. 지점마다 다르지만, 패스트파이브 8인실의 경우 1달 이용료가 300~400만 원에 달한다. 말이 8인실이지 사무공간은 3평이 채 되지 않는다. 서울 사무실 평당 임대료를 높게 잡아도 통상 10만 원이 되지 않는데, 단순 계산하면 평당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인 셈이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시설 적 측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회의실, 라운지 등의 공간이 매우 쾌적하고 우수한 편이지만, ‘회사만의’ 공간이 차지하는 임대료를 시중의 기준으로 계산하면 부가서비스가 적게 잡아도 250만 원 이상이다. 대기업들이 사무실 운영의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공유오피스 한 층으로 통으로 임대해 운영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말 그대로 대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운영방식이다. 사람이 늘어날수록 이용료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결론적으로 공유오피스는 편하지만, 가성비는 심각하게 떨어진다. 물론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가인 축에 속하는 위워크, 패스트파이브의 경우에 국한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소규모 공유오피스들 역시 받지 않는 보증금을 이용료에 다 녹여내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이는 시작하는 회사에 공유오피스를 권할 수 없는 명징한 신호가 된다. 어느 정도의 운용자금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돌려받을 수 없는 이용료는 회사에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의 위약금이 때로는 머무는 비용보다 더 높게 나오기도 한다.


2. 업종이 제한적이다.

IT나 디자인처럼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미팅이 많은 업종이 아니라면 공유오피스는 좋은 선택이 되기 어렵다. 1인당 제공되는 전용공간이 통상 0.3평 남짓하기 때문에 쇼핑몰이나 제조업처럼 재고 보관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언감생심이다. 이 때문에 별도로 창고를 임대하고 사무인력만 공유오피스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현실적으로 비용부담이 높아지고 마땅한 공간도 찾기 어렵다. 주차 문제는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다.

쇼핑몰 물류 및 제작 대행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위팩 진건호 대표는 “공유오피스 이용 시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단기간이라도 의류 보관을 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결국은 전통적인 방식의 사무실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사업 초기 기획단계가 아니라면 공유오피스는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요즘은 카페24와 같은 일부 쇼핑몰 특화 공유오피스 일부 지점에서 창고업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비용 문제와 직결된다. 편한 만큼 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어떤 분야든 적용되는 셈이다.

3. 네트워크, 협업에 대한 기대는?

공유오피스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특장점 중의 하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스타트업 간의 윈윈 모델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 사무실에 입점할 때 주변 회사들을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내 회사다. 특히나 초기 빌딩 중에 있는 스타트업들이 밀집하는 공유오피스의 경우 협업이나 파트너십은 최우선 고려 대상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맥을 쌓고 싶으면 대학원을 가지, 공유오피스로 향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장점이라고 할 것은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규모가 큰 편이기 때문에 사무용품점이나 음식점, 호텔 등과 연계한 할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직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장점이 될 수 있으나, 회사 경영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혜택이 되기는 어렵다. 공유오피스는 게임, 부동산, 디자인 등 수많은 업종이 서로의 히스토리를 알지 못한 채 가격과 입지를 고려해 모이는 곳이다. 간혹 월말 행사를 통해 네트워크를 만들어주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화려한 광고문구와는 거리가 먼 것이 현실이다.

공유오피스는 비용, 공간, 네트워크 측면에서 결코 전통적인 사무실의 대체재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회사가 지금도 공유오피스에 상주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초기 사업자, 초기 경영자의 경우 사무실을 구하고, 회의실을 만들고, 인테리어를 꾸미고, 탕비실을 갖추는 모든 일이 비용은 물론 시간과 직결된다. 한창 바쁜 시기에 화장실 수도공사를 신경 써야 한다거나, 프린터 토너가 떨어졌다는 보고를 받는 일은 전혀 유쾌한 일이 아니다. 1분 1초가 소중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하며, 수많은 미팅에 시달리는 대표들에게 그런데도 공유오피스가 대안이 되는 이유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안정적으로 굴러가기 시작한 시기, 당장은 공간적인 확장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회사, 프로젝트 단위로 수개월 정도의 프로젝트를 운영해야 할 팀 등에게 공유오피스를 권하고 싶다. 오래 머물기에는 효용성이 떨어진다. 국가도 가족도 도와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모든 스타트업은 ‘내 돈’으로 출발한다. 그리고 때로 고정비는 잘 굴러가던 회사를 멈추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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