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생존기로 비즈니스 어디로 향하나?
코로나19 장기화, 생존기로 비즈니스 어디로 향하나?
  • 김신강
  • 승인 2020.11.11 0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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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비즈니스의 종말 … 디지털 전환 빨라졌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의 자세




[2020년 11월 11일] -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각종 산업 영역들이 버티기를 지나 비대면 시대에 맞게 변모하고 있다. 9일 화이자의 백신이 예방효과가 90%를 넘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과 유럽 증시가 폭등했고,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화이자 백신 도입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며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그마저도 실질적인 접종 목표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바꿔 말하면 2020년에 이어 2021년 우리의 삶도 코로나19와의 불편한 동거를 지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은 코로나19의 종식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국가의 곳간도 한계가 있고, 땜질식 처방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되고 있는 요즘, 서비스도 결국 비대면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매출을 발생시켜야 한다. 직접 경험이 산업의 핵심인 여행 업계는 대부분 파산에 직면해 있고, 길거리에는 한 집 걸러 한 집 ‘임대문의’가 붙어 있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뉴노멀(New Normal)에 대응하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삼일회계법인이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월까지 자동차 전 세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7% 하락했다. 프랑스 60.7%, 이탈리아 52.6%, 미국 39%, 중국 26.2%, 일본 27.2%, 우리나라 22.6% 등 전 세계가 예외 없이 추락했다. 그나마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서 6월에 어느 정도 회복된 수치를 반영한 것이 이 정도다.

각 국가는 다양한 세금 혜택과 구매보조금을 지원한다. 모든 지원의 초점은 전기차, 친환경 차에 맞춰져 있다. 물론 코로나19가 직접적으로 환경 오염 때문에 생긴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전 세계의 전기차 중심의 비즈니스를 독촉한 측면이 있다. 빠르게 미래 산업을 준비해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어야 할 당위성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보고 경험하고 사는 자동차, 거센 디지털 물결

더 직접적인 변화는 자동차 구매의 디지털화다. 새 차를 사기 위해 좋은 딜러를 찾고, 직접 찾아가 시승하고 각종 할인 혜택이나 구매 조건을 협의하는 것은 지금까지도 상식적인 방식이었다. 이런 전통적인 방식에서 가장 먼저 변화된 움직임을 보인 것은 테슬라다. 수 천만 원을 호가하는 테슬라는 판매 딜러가 없다.

그냥 테슬라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 차종, 컬러, 옵션 등을 지정하고 결제하면 수개월 후 가까운 픽업 장소에 가서 차를 찾으면 끝이다. 마치 식료품이나 신발 한 켤레를 사기 위해 오픈마켓에서 카드 결제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이다. 어찌 보면 충격적인 방식이고 테슬라였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자동차 구매도 온라인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BMW는 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각종 신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BMW는 Google Action을 개발해 자동차 쇼룸을 집에서 구현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라인업 7종은 현재 한국 공식 사이트에서도 ‘샵 온라인’을 구축, 온라인 전용 스페셜 에디션을 한정 판매하며 사이트 내에서 결제하고 픽업할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 차종이 품절일 정도로 인기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아마존을 통해 해외 고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쇼룸을 열어 전 차종에 대한 가격, 성능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 상담도 가능하도록 했다. 물론 자동차의 경우 워낙 관여도가 높은 고가의 제품군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바로 온라인에서 경험 없이 구매하기를 꺼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디지털로의 이동은 이제 시작일 뿐이고 코로나19를 통해 현금 보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자동차 회사들은 온라인에서의 차량 경험을 직접 경험 못지않게 끌어올리는 작업에 집중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온라인 자동차 경험이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올라오면, 방대한 규모의 각 지역 쇼룸은 자동차 기업들의 유동 자산으로 인입되어 안정성을 높일 것이다.

비대면으로 관객만난 나훈아 테스형, 가능성 확신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고 변화가 빠른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급속도로 온라인 중심의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관객과 아티스트가 직접 만나는 야외공연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문을 닫는 공연장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라이브 공연의 온라인 스트리밍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추석 명절 기간 온 국민을 TV 앞에 앉혔던 나훈아 콘서트의 생경한 모습은 코로나19 이후 공연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1,000명의 관객을 뽑아 ‘비디오월(멀티비전)’을 설치하고 온라인으로 접속해 관객의 얼굴들이 나훈아 씨와 대면할 수 있게 한 연출은 씁쓸한 궁여지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비대면 시대에 콘서트가 살아남을 수 있는 뚜렷한 방향이 됐다.


지난 10~11일 방탄소년단(BTS)도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해 전 세계 99만 명의 시청자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약 5만 원의 유료로 진행된 이 콘서트는 BTS 멤버들이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서고, 관객들은 각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관람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AR, XR 등을 활용해 비록 온라인이라도 최대한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연출했고, 약 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BTS는 지난 7월 첫 온라인 콘서트에서도 75만여 명을 모은 바 있다.

나훈아, BTS처럼 대형 아티스트들에 국한된 성공 사례이기는 하나, 비대면 시대에 언택트 방식으로 양질의 공연을 펼치면 훨씬 더 많은 관객이 티켓 전쟁 없이 관람할 수 있고 주최사는 직접 대면 방식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언택트 시대를 대처하는 현명한 케이스가 됐다.

스포츠라고 예외는 없다. 2020 전 시즌 무관중 경기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스포츠 분야조차 언택트 시대에 맞는 뉴노멀을 빠르게 준비 중이다. 요즘 한창 진행 중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경우 KBO(한국야구연맹)는 관중 입장을 50%까지 허용하기로 했지만, 올 시즌 모든 프로 스포츠는 사실상 올해 내내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무관중 경기는 과거 특정 팀이나 국가가 엄청난 잘못을 했을 때 ‘형벌’처럼 내려지는 징계에 가까웠는데, 올해 모든 프로 경기들이 1년 내도록 중징계를 받은 셈이다.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지면 홈 경기라고 유리할 것도 없고, 원정 경기라고 불리할 것도 없다. 박진감은 떨어지고, 선수들도 홈런을 치고 골을 넣어도 세레머니를 하기 머쓱하다. 한 마디로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점차 무관중 경기에 익숙해지며 선수들도 적응해갔지만, 내년에도 정상적인 관중 동원이 힘든 것이 자명하다. 구단들은 운영비를 대폭 삭감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 선수 감원이나 연봉 감액 등이 뒤따르는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
페이스북은 최근 Venue라는 앱을 출시하며 손안에서 즐기는 스포츠 라이브 방송을 내놨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처럼 전문가나 해설자가 채팅방을 만들고 팬들을 모은다. 서로 채팅을 하며 경기에 대해 논한다. 거기에 더해 페이스북은 설문 조사, 짧은 채팅 등의 다양한 상호 작용 기능을 붙여 생동감을 더하고자 했다.

실제로 경기를 찾아가 보는 사람들은 결국 소수고, 다수의 시청자에게 더 생생한 경험을 전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IT 기업다운 접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미 네이버나 다음 생중계를 통해 팬들이 수많은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열띤 채팅과 함께 스포츠를 관람하는 문화가 제법 정착되어 있지만, 이 역시 소통 기능에는 한계가 있고 더욱 발전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버리고 있다. 내일 백신을 맞아도 그 이전의 삶으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비대면에 익숙해지고 대면 소통이 낯설어질 정도로 인류는 빠른 적응력을 가지고 있어서, 어쩌면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집에 있는 삶에서 풍성함을 느낄 사람이 많아질지 모르겠다. 산업들은 뉴 노멀 시대의 ‘뉴 노멀 소비자’를 대비해야 한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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