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쇼피파이와 맞손 … 인스타그램 겨냥
틱톡, 쇼피파이와 맞손 … 인스타그램 겨냥
  • 김신강
  • 승인 2020.11.1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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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승리, 틱톡 이때만 기다렸다.

과연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의 가치 있나?” 답 찾아 나서




[2020년 11월 10일] - 현존하는 글로벌 최대 쇼핑몰 플랫폼은 누가 뭐래도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 3/4분기 매출을 961억 5,000만 달러(약 108조 8,40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도 웃도는 기염을 토했다. 4/4분기는 이보다 높은 1,120억 ~ 1,2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대의 마케팅 채널에 대한 질문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마존의 위상에 비할 바는 아니나 훨씬 높은 체류 시간을 기록하고 모든 유행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브랜드들의 놀이터라면 대부분 떠올릴 이름은 아마도 인스타그램일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어느덧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설립 2년 만에 페이스북이 10억 달러에 사간 이 서비스의 위상은 지금 누구나 알고 있듯이 세계 최고다.

구찌, 샤넬 등 명품 브랜드에서부터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들까지 모두 인스타그램에서 입소문을 일으키고 트렌드를 만들어가기를 갈망한다. 이름도 낯설었던 ‘인플루언서’라는 신종 용어가 탄생했고, 이들은 유명 연예인들을 압도하는 영향력으로 브랜드의 홍보대사를 자처한다. 브랜드들 입장에선 대놓고 구매를 독려하는 이들의 스토리텔링은 이미지 관리에 몸을 사려야 하는 배우들보다 훨씬 매력적인 스피커가 된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2018년 샵 기능을 출시해 비즈니스 계정들이 올리는 제품들을 바로 그들의 온라인몰로 연결해 결제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 플랫폼으로의 선언을 한다. 어차피 사고 싶은 제품의 카테고리를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를 통해 검색하는 데 익숙해진 소비자들(주로 여성)은 이 기능에 대한 우려보다는 환호를 보냈다.

뻔한 배너광고보다 훨씬 직접적인 제품 설명과 인스타그램 가이드에 맞는 사진 구성은 매출 증진으로 이어졌고, 이른 시간에 광고비는 급증했다. 급기야 지난 7월 인스타그램은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소상공인 및 크리에이터의 상품은 한 페이지에서 둘러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 샵(Instagram Shop)’ 기능을 발표하고 미국에서 먼저 테스트를 시작했다.

연내에 하단 내비게이션 바에 추가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일종의 카탈로그로 꾸며질 예정이다. 직접 결제기능 여부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없었으나, 인스타그램의 방향성이 더욱 명확해지는 셈이다. 이런 인스타그램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항마로 손꼽히는 틱톡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계 쇼핑몰 운영 기업 중 아마존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기록 중인 캐나다의 다국적 기업 쇼피파이와 손을 잡은 것이다.

틱톡, 전 세계 이용자 수 10억 진가를 저울질하다.

작년 인스타그램의 매출이 22조를 기록했지만, 틱톡의 매출은 1,900억 원에 불과하다. 전 세계 이용자 수 10억 명이라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점을 감안하면 분명 아직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이다. 트위터나 스냅챗도 틱톡의 사용자 수에 미치지 못한다. 기업가치가 84조 원을 달성하며 기존 유니콘 기업 중 가장 가치가 높았던 우버를 제쳤던 명성을 생각하면, 수익 창출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느낄 법도 하다.


틱톡은 미국 월 사용자 수만 1억 명에 달하는 방대한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쇼피파이의 솔루션을 갖다 붙일 계획이다. 중국과 캐나다라는 의외의 조합이 이뤄진 셈이다. 쇼피파이는 월 29~299달러의 이용료를 지불하고 온라인 스토어 개설, 판매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할인 코드, 기프트 카드 등 다양한 프로모션 기능이 탑재된 쇼핑몰 솔루션이다.

페이스북이 샵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쇼피파이 시스템을 연동해 국내 사용자들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플랫폼이다.

우리나라의 카페24, 고도몰, 메이크샵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이기 때문에 결제 시스템이 해외에 적합하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페이팔의 수수료 정책이 판매자들과 갈등을 빚자 쇼피파이가 이 틈을 파고들어 급성장한 스토리는 유명하다. 최근 코로나19로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이 대폭 성장하면서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틱톡은 2019년 동영상 광고 상품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틱톡 포 비즈니스’라는 이름으로 사업자용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 말까지 사업자등록증을 인증하고 가입하면 연말까지 무료 광고 크레딧을 최고 2천 달러까지 지급한다. 페이스북이나 네이버에도 유사하게 있는 일종의 광고 서비스인 셈이다.

틱톡의 성장 방식은 과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매우 비슷하다. 우선 직관적이고 흥미로운 무료 서비스로 사용자들을 모은 후에 노출을 대가로 광고비를 받고, 이제 바로 쇼핑을 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앱 안에서 바로 결제하고 배송하는 아마존 방식은 너무 방대하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쇼피파이와의 제휴를 통해 판매자들에게 시장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전개하고자 하는 것이다.

바이든의 승리, 지금은 시장(수익) 늘릴 절호의 기회

틱톡의 이번 쇼피파이 파트너십 체결은 틱톡이 정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의 가치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틱톡의 주 사용자층이 인스타그램보다도 상대적으로 어린 1020 세대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인스타그램과 비교해 훨씬 동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에 재미를 추구하는 사용자가 많은 상황에서 상업적인 도구가 붙었을 때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 또한 지속해서 제기되는 문제다.

주변의 다양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틱톡이 가는 길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행보다. 애초에 소셜 네트워크의 수익 구조가 광고와 쇼핑 수수료로 비교적 명확하고 단순하기 때문이다. 1020은 구매당 단가는 상대적으로 떨어질지 모르지만, 구매 횟수가 30대 이상과 비교해 월등히 잦고 모바일 커머스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 인스타그램과 비교해 불리할 것만도 아니다.

또한 최근 소비 트렌드가 ‘펀슈머(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뚜렷하게 띄고 있는데, 모든 유행의 최전선에는 바로 이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 즉 바로 이 틱톡 세대가 있다. 틱톡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에 맞는 짧고 임팩트 있는 광고 영상이 직관적으로 노출되고 바로 구매로 연결될 수 있다면, 분명 인스타그램에는 유의미한 위협이 될 공산이 크다.


커머스 플랫폼의 미래가 사진을 넘어 동영상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는 것 역시 틱톡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게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한때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에게 집중됐던 기업들의 ‘조공 마케팅’은 이제 그 주도권을 점차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넘겨주고 있다.

사진 한 두 장 올려놓고 인플루언서가 텍스트로 설명하는 것보다 유튜버가 영상을 통해 직접 제품을 만지고 보여주면서 생생하게 들려주는 후기가 구매 전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은 이제 상식을 넘어 사실이 됐다. 물론 인스타그램 라이브가 어느 정도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유튜브처럼 저장되어 장기적으로 반복 시청될 수 없다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틱톡은 인스타그램 라이브도 대체할 수 있다. 사실 라이브 커머스에 틱톡만큼 최적화된 매체도 드물다. 만드는 방법도 배포하는 방법도 쉬운 틱톡은 상업적인 영상을 만드는 리소스도 대폭 줄여줄 것이고, 패션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들은 유행에 민감한 이들이 죄다 모여있는 이 플랫폼을 외면할 이유가 없다. 특히 리미티드 한정판을 비롯해 반짝 판매하는 상품들은 틱톡이 맞춤형 수단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인 이나 페리스코프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들이 죄다 실패로 끝났지만, 틱톡은 중국 정부의 비호 아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세계의 중심에 섰다. 이제 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인스타그램과 나아가 아마존의 아성을 넘어야 한다. 바이든의 승리로 끝난 미국 대선도 틱톡에는 분명히 호재다. 2021년에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변화 경쟁을 지켜보는 것이 소셜 네트워크 시장의 가장 큰 흥밋거리가 될 것 같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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