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쇼핑몰 솔루션 3사, 엇갈린 운명 속 승자는?
[이슈+] 쇼핑몰 솔루션 3사, 엇갈린 운명 속 승자는?
  • 김신강
  • 승인 2021.08.17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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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17일] - 감염병 사태 이후 온라인의 주축이 된 쇼핑. 여러 통계도 이를 뒷받침 한다. 올해 5월 기준 대한민국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17조 원에 육박했다. 시장조사기관 아마케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 시장 전체 소비 시장 점유율 28.9%가 온라인에서 발생하는데, 이 비중은 52.1%를 기록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내년에는 31.6%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플랫폼, 자사몰, 키워드 광고 등 소위 ‘업자’에게 익숙했던 용어를 이젠 일반 시민도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소비자가 곧 판매자이고 판매자가 곧 소비자가 될 정도로 온라인에서 생업을 하거나 부가수익을 올리는 사람도 부쩍 증가했다. 굳이 이유를 찾아본다면 낮은 시장 진입 문턱에 손쉽게 구현되는 플랫폼 서비스가 맞물려 고민을 행동을 옮기는 데 견인차 구실을 한다.

# 네이버, 쿠팡 쇼핑몰 쏠림 … 솔루션 위기인가?


다양한 자사몰과 플랫폼이 공존하며 경쟁하던 지난 2010년대를 지난 21년 지금 시장에는 크게 2가지 플랫폼, 즉 네이버와 쿠팡으로 온라인 쇼핑 기반이 정리된 상황. 옥션과 지마켓을 내세워 한때 부동의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켜내던 이베이코리아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게 공개 매각으로 간신히 신세계에 3조 4천억 원에 팔렸고, 각자의 개성과 전략으로 단골을 모으던 자사몰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낮은 수수료와 압도적인 노출량, 쿠팡의 로켓배송 등 공격적인 전략에 밀려 점차 자사몰을 포기하고 이들 플랫폼에 예속되는 형태로 자세를 취하는 상황.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사몰의 매출 및 이용료가 핵심 수입원인 쇼핑몰 솔루션 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급증했는데, 이 거래액이 네이버와 쿠팡, 그리고 배달 앱으로 몰리자 정작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회사는 재미를 보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

쇼핑몰 솔루션 3사인 NHN커머스, 카페24, 메이크샵을 상대로 잡음이 들리는 이유다.


NHN커머스의 모태는 고도몰이다. 한때 네이버의 가족이었던 NHN에 지난 2016년 팔리면서 ‘NHN고도’가 됐다. 이제는 이름에서 아예 고도가 빠지고 7월 말 사명을 NHN커머스로 변경했다. 지난 2002년에 고도소프트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20년 가까이 지켜오던 고도라는 이름이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 사명까지 변경한 NHN고도… 프로 서비스 무료로 풀어


막상 NHN은 고도몰을 인수하고도 큰 성과를 올리진 못했다. 낮은 이용료가 최대 강점인 카페24를 상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사용료를 책정한 NHN고도는 고전을 거듭했다. 사명을 변경하면서 솔루션 이름을 ‘샵바이’로 변경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총 3가지의 요금제 가운데 월 3만 3천 원을 받던 샵바이 프로의 월 사용료를 무료로 풀어버리는 초유의 결단까지 내렸다.

그만큼 다급하다는 것. 한국어만 지원하던 도메인도 1개만 연결되던 기본 서비스와 달리 글로벌 언어지원을 하고 도메인은 5개까지 연결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혜택으로는 현재 네이버와 쿠팡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을 역전시키기 역부족이라는 평이 들린다.


카페24는 쇼핑몰 솔루션 업계에서 명실상부 1위 기업이다. 우리나라 1호 테슬라 상장 기업으로 화제성도 높고, 인지도도 높지만 역시 네이버와 쿠팡의 득세로 위기 경보는 연일 적색등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 반전의 가능성이 점철되고 있다. 네이버가 카페24 지분 15%를 확보하면서 약 1,300억 원 투자 결정을 단행한다.

# 네이버, 카페24 지분 15% 인수… 시너지 효과 있나?


이렇게 되면 스마트스토어와 카페24 간 연계가 한층 수월해진다. 통상 온라인 판매자들은 스마트스토어에서 자신의 회사를 키워 자사몰로 독립하기를 원했다. 스마트스토어는 네이버의 정책을 철저히 따라야 하므로 제약사항도 많고, 스킨이나 기능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많기에 발생한 현상이다.

결정적으로 고객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수 없고, 다양한 마케팅도 펼칠 수 없다는 뚜렷한 한계가 명확하다.


여기에 하나 더. 네이버는 자사 내부 서비스에 외부 스크립트를 삽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구글 및 페이스북과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인스타그램은 스마트스토어 연동을 약관 변경까지 해가며 아예 금지했다. 네이버는 열어주지 않으면서 정작 스마트스토어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으니 괘씸하다고 여길 법도 하다.

그러한 구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네이버가 카페24와 손을 잡은 이상, 카페24 자사몰은 네이버 내에서 노출이나 광고 등 다양한 부분에서 유리한 지위를 누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스마트스토어는 아예 독자적인 도메인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매출이 잘 나오는 기업에는 예외적으로 독자적인 도메인을 허용하고, 제한적이나마 자사몰처럼 디자인 변경이 가능하도록 해 주고 있다.

이는 스마트스토어의 사용자가 카페24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행보였는데, 카페24가 가족이 되면서 설령 카페24로 솔루션을 바꾸더라도 상관이 없어지는 것. 관건은 플랫폼이 아니다. 그 안에서 발생하는 수익 구도인데, 카페24나 네이버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인 수익은 광고를 통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네이버 42만 스마트스토어 중 월 1억 원을 넘기는 업체는 약 4,000개 정도에 달한다. 이들 스토어가 월 100만 원만 쇼핑 광고를 집행해도 넉넉잡아 4,200억 원의 안정된 고정 수익이 발생한다. 카페24는 회원 수 기준으로 스토어가 무려 190만 개에 달한다. 이는 네이버의 5배에 가깝다. 그렇기에 카페 24가 네이버 공식 광고 대행사임을 강조하며 광고 영업에 열을 올렸다. 담당하는 마케팅센터 직원만 수 십 명에 달하고 충원도 왕성하다.

양사의 지분 맞교환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쇼핑라이브’’라는 이름의 라이브커머스다. 이를 카페24에 열어줄 공산이 크다. 현재 아이쇼핑 방식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고 있는 라이브커머스가 네이버라는 압도적인 플랫폼 위에 기본으로 정착할 경우 카페24 자사몰도 성장에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그 와중에 메이크샵은 다소 떨떠름한 표정이다. 한때 카카오의 인수설이 나올 정도로 매력적인 매물로 주목받았지만, 조용히 결렬되고 독자 상장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도 들렸다. 11번가가 지분 참여를 해 화제도 됐지만, 작년 말 11번가가 메이크샵의 모기업인 코리아센터 보유 주식 347만 1,126주(4.56%)를 처분하면서 김이 빠졌다. 그 와중에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을 잡는 등 빠른 태세 전환에 돌입한다.

# 날개 단 카페24, 지지부진 메이크샵 … 몰테일마저 위기


메이크샵의 시련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문제는 11번가가 아마존과 협력해 직구 시장에 뛰어들면 발생한다. 메이크샵의 가장 효자 서비스 중 하나인 직구 배대지 ‘몰테일’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몰테일은 워낙 일찍 직구 시장에 뛰어들어 여전히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11번가와 같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발을 담그는 순간 타격은 불가피하다. 11번가의 주식 처분 역시 이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다분하기에 메이크샵 처지에서는 웃자니 불편하고, 찡그리자니 속 보이는 것이라 연일 좌불안석이다.

쇼핑몰 솔루션은 분명히 위기다. 시장을 호령하던 공룡 이베이의 몰락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오늘날 시장도 이의 연장선이다. 플랫폼이 범람하면서 소비자의 피로도는 증가추세다. 이제는 최저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쇼핑의 편의성이 중요해지면서 네이버와 쿠팡에 대한 쏠림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유는 명확하다. 소비자에게 자사몰을 써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많은 혜택과 서비스에 혹할 판매자는 없다. 게다가 독점은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손해다. 정보 홍수 속에서 한층 영민해진 소비자가 이 점을 모를 리가 없다. 득은 삼치고, 실은 뱉는 저울질 양상이 오늘날 현장 흐름이다. 쇼핑몰 솔루션 회사의 분발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게 자명하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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