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네이버도 풀필먼트 합류 … 배송 속도 전쟁의 새 패러다임 신호탄?
[Pick] 네이버도 풀필먼트 합류 … 배송 속도 전쟁의 새 패러다임 신호탄?
  • 김신강
  • 승인 2021.07.19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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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15일] - 감염병 사태 이후 온라인 쇼핑 업계의 화두는 바로 속도다. 물류 전쟁이라고까지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치열한 이 시장은 당일 출고에서 당일 배송, 새벽 배송 등으로 확대되며 누가 먼저 빠르게 고객의 집에 물건을 보내느냐를 놓고 경쟁이 한창이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고, 국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앱이 된 쿠팡의 오늘을 있게 한 첨병에는 로켓배송이 자리한다. 최근에는 물류량이 폭발해서인지 당일 도착까지는 조금 버거운 모습이 보이지만 로켓와우 품목은 여전히 당일 도착을 보장하며, 식료품 위주로 구성된 로켓프레시는 15,000원 이상을 구매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까지 받아볼 수 있다.

이러한 효과덕에 월 2,900원의 유료 서비스인 로켓와우는 지난해 기준으로 47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 쿠팡 전체 이용자의 32%를 차지한다. 작년 말 시작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효과로 올해는 그 비중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전지현’, ‘보라색’이 떠오르는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의 원조다. 밤 11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도착하는 새벽 배송을 업계 최초로 선보여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굴지의 대기업들을 일순간 긴장시킨 곳이 바로 마켓컬리다. 배달의민족이 ‘배민프레시’를 선보이며 마켓컬리를 잡으려 했지만 실패했을 정도로 컬리의 위상은 높다. 쿠팡이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출시한 계기도 마켓컬리의 열풍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업계를 긴장시킨 사건 하나가 터진다.


온라인쇼핑 점유율 1위의 절대 강자 네이버가 물류 사업에 발을 담근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쿠팡이나 마켓컬리처럼 직접 물류센터를 두고 사람을 고용해 진행하는 방식은 아니다. 스마트스토어 입점 사업자의 업종이나 형태에 맞는 풀필먼트 회사와 제휴하고 연결하는 조금은 이색적이다. 가령 이름만 네이버를 사용하되 이들 풀필먼트 회사와 수익쉐어를 하는 형태로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업체들에 비해 낮은 수수료, 쉬운 입점을 특징 내세웠다. 오늘날 사업을 시작할 때 스마트스토어는 기본으로 세팅하고 출발하는 효과를 낳았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사람이 회원이고 수수료가 낮으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없을 수 없다.

치열한 입점 환경 속에 스마트스토어가 다른 플랫폼과 가장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패션 업체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쿠팡,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5개 사의 거래액 중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전후에 불과하다. 반면 네이버는 2019년 기준 신규 판매자 전체의 40%가 패션을 차지할 정도로 패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무신사 등 전문몰의 약진이 도드라지지만 동대문 의류를 중심으로 하는 네이버와는 고객이 다르다.

네이버 풀필먼트 서비스는 CJ 대한통운, 품고, 셀피 등 7개의 회사와 제휴하여 견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크게 2가지 부류의 사업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바로 동대문 패션 사업자와 냉장, 냉동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다.

동대문 의류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일반 제품에 비해 복잡하고 번거롭다. 일반 제품은 제조나 사입을 통해 자사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고객의 주문에 맞춰 분류 후 내보내면 끝이다. 반면 동대문 패션은 의류 사입을 기본으로 이뤄지는데, 일반 제품군과 달리 한 쇼핑몰에서 관리하는 사입처가 수 십개에서 수 백개에 달한다. 동대문 시장 특성상 사입처마다 사이즈, 입고일, 수량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동대문 사입이 배송보다 더 큰 이슈다.

네이버의 풀필먼트 서비스, 그 중에서도 셀피, 딜리버드는 바로 이런 사업자의 니즈를 해결하고자 하는 서비스다. 사업자가 상품을 사이트에 올리면 풀필먼트 회사가 상품 정보와 주문 정보를 취합하여 대신 사입을 해 주고, 고객에 대한 출고 및 CS까지 진행한다. 사업자는 좋은 상품을 골라 촬영하고 마케팅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업자가 일일이 이런 서비스를 찾아 견적을 의뢰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네이버 풀필먼트 서비스를 신청하면 네이버가 이 협의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카페24, 메이크샵과 같은 솔루션 업체들이 이미 예전부터 이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지만, 네이버가 뛰어드는 것은 풀필먼트 시장의 크기를 확대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협력사 중 CJ 대한통운이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CJ 대한통운은 사업자 택배 점유율 1위의 회사지만, 우체국택배나 로젠택배에 비해 익일 배송률이 떨어진다. 이런 약점을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극복하는 복안인데, 중간 택배 터미널을 거치는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배송 절차를 간소화해 24시까지 주문한 고객 주문도 다음날 도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통상적으로 온라인 사업자들은 택배 기사가 물류 센터에 방문하는 5~6시 이전에 포장 작업을 끝내기 위해 아무리 늦어도 오후 3시 경에는 당일 출고 물량을 마감한다. 네이버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하면 사업자의 의지나 환경에 따라 밤에 발생한 주문도 출고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네이버 풀필먼트 서비스가 네이버의 본격적인 물류업 진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온라인 비즈니스에 과감한 투자를 시행하는 네이버의 움직임을 볼 때, 직접 물류도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코로나19 이후의 배송 전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 아니면 그저 그런 네이버의 부가서비스 중 하나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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