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네이버웹툰 vs 카카오웹툰 … BTS 승부수, 글로벌 팬덤 큰 그림
[이슈+] 네이버웹툰 vs 카카오웹툰 … BTS 승부수, 글로벌 팬덤 큰 그림
  • 김신강
  • 승인 2021.08.26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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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26일] - BTS. 방탄소년단은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이다. BTS의 ‘버터’는 빌보드 HOT 100에서 10주 동안 1위 자리를 차지했고, 후속곡 ‘퍼미션 투 댄스’와 1위 자리를 맞바꿀 정도로 추진력과 파급력 둘 모두가 검증됐다. 자신의 1위 곡을 대체해 후속곡이 1위에 오른 사례는 지난 2018년 7월 드레이크 이후 3년 만의 일. 버터는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12주째 TOP 10 안에 진입해 있다.

이쯤 되니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은 모두 BTS와 광고 계약을 하게 된 형국. 지난 11일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에 BTS 멤버들이 출연해 갤럭시Z플립 3을 들고 춤을 췄고, 공식 트레일러 영상은 신제품의 사전 유출 논란을 딛고 공개 1주일 만에 조회 수 1억 뷰를 돌파하며 BTS의 효과를 재확인시켰다.

# 캐릭터가 상품이 된다.. 네이버와 하이브의 만남


글로벌 팬덤의 힘입어 단순히 BTS 멤버의 면면이나 음악을 넘어 그들의 생각, 일상, 캐릭터 등을 상품화하고 콘텐츠로 만드는 움직임은 다양한 곳에서 목격됐다. BTS가 ‘아미’로 대표하는 막강한 팬덤을 형성하게 된 배경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분위기에 네이버가 편승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18일 오전 10시 ‘네이버 밋업’을 열고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구체화됐다.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는 막강한 팬덤을 가진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협업하여 소속 아티스트와 관련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무게를 둔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이 득세하며 IP(지적재산권) 확보가 미래 콘텐츠 산업의 생사를 가르는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 네이버는 K팝에 주목하고 이들의 IP를 확보해 차별화를 가져가겠다는 복안이다.

이 프로젝트의 첫 파트너가 바로 BTS가 소속된 하이브다. BTS는 물론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글램 등 하이브 내 아티스트와 관련된 스토리를 콘텐츠로 선보일 계획이다. 구체적인 스토리는 밝히지 않았으나, 아티스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새로운 세계관 아래 웹툰, 웹소설, 영화, 드라마 등이 나올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 엑소가 만들고 BTS가 이끈 아이돌 세계관


기획사가 아이돌을 만들 때는 과거처럼 단순히 좋은 노래, 예쁜 얼굴과 몸매, 가창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세계관을 구축한다. 그룹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일종의 콘셉트다. 세계관 도입의 시초로 불리는 ‘엑소’의 경우, 2012년 당시 ‘붉은 기운의 눈에 의해 둘로 나뉜 생명의 나무가 지구에 숨겨졌으며, 지구에 불시착해 살아가게 된 12개의 전설이 각각 초능력을 얻고 서로의 존재를 깨달은 뒤 새로운 세계를 맞이한다’는 거창한 세계관을 선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BTS 역시 ‘BTS Universe’에 담긴 불안정한 청춘에 관한 세계관을 넣고, 이를 음악으로 일관성 있게 반영해 오늘의 팬덤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엑소가 아이돌그룹 세계관의 시작이었다면, BTS는 이런 세계관을 전 세계적으로 이해시키고 대중화에 성공했다.

이런 세계관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네이버와 하이브의 협업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미 주요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개별적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티스트를 활용, 다양한 콘셉트 영상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추세다. 지상파나 케이블에 의존하지 않는 자생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동시에 이달 1일 출범한 카카오웹툰에 대한 맞불 성격도 짙다. 20년간 서비스해오던 다음웹툰의 확장 개편 버전인 카카오웹툰은 출시하자마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픽코마’를 통해 세계 최대 만화 시장인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카카오웹툰은 작품 수를 2배로 늘리고 파격적인 UI, UX를 앞세워 네이버를 잡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는 추세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미 한 발 멀리 내가 보고 걸음을 땠다. 슈퍼 캐스팅 프로젝트와 별도로 지난달 5일 연재를 시작한 마블 원작 ‘블랙위도우’처럼 DC코믹스와도 협업도 매듭지었다. 자체적으로 새롭게 팬덤을 만드는 리소스를 이미 막강한 마니아를 보유한 IP를 빌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빠르고 영민한 전략이다.

원론적인 시선에서 이들 회사의 전략을 들여다보자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 전쟁은 사실상 이제 시작에 돌입하는 셈. 팬데믹 시대에 소위 ‘돈 되는 곳’이 바로 이곳 웹툰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는 현실에서 돈 되는 시장에 주목하겠다는 건 영리가 목적인 사기업의 본질과도 맞물린다. 그러하기에 BTS 웹툰으로 카카오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네이버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빚을지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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