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ios 첫날 버퍼링 심해 … 넷플릭스에 없는 콘텐츠 다수
쿠팡플레이 ios 첫날 버퍼링 심해 … 넷플릭스에 없는 콘텐츠 다수
  • 김신강
  • 승인 2021.01.0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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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06일] - 쿠팡이 지난달 24일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공개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Coupang Play)’가 6일 iOS 버전을 출시하면서 이제 아이폰에서도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가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가져와 국내 상황에 맞게 로컬라이징(현지화)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처럼, 쿠팡 역시 아마존의 행보를 빠르게 뒤따르면서 국내 시장 상황에 맞추는 방식을 따른다.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농담처럼 들리던 쿠팡의 OTT 출시설은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쿠팡의 쿠팡플레이 출시는 ‘한국의 아마존’이 되겠다는 말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세부적인 방향성까지 따르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나 다름없다. 아마존에는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프리미엄 고객 전용 구독 서비스가 있다. 월 $13(약 14,000원)의 구독료를 내면 무료로 이틀 이내에 배송을 보장한다. 미국 땅이 대한민국의 100배 가까이 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혁명적인 시간이다.

일부 상품은 2시간 이내에 배달하며, 무제한 음악 스트리밍과 사진 저장을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배달을 지원하지 않는 레스토랑도 배달해준다. 그리고 단독으로는 5.99달러를 내야 하는 OTT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도 추가 비용 없이 볼 수 있다. $13이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의 넷플릭스 요금은 프리미엄 기준으로 $17.99(약 19,000원)에 달한다.


쿠팡이 착안한 점이 여기에 있다. 사람마다 쇼핑 패턴은 다르기 마련이다. 매일같이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아주 가끔 쇼핑하는 사람도 많다. 자주 쇼핑하는 사람에게는 월 2,900원에 무료배송, 무료반품, 새벽 도착 등의 혜택이 매우 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쇼핑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마저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쿠팡와우는 처음 이용하면 한 달 무료체험을 하게 해주지만, 유료로 전환되기 전에 해지하는 비율이 아무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처음 넷플릭스가 그랬던 것처럼.

그런데 2,900원을 내고 OTT 서비스를 볼 수 있다고 하면 패러다임이 바뀐다.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OTT 서비스 중 가장 저렴한 왓챠나 티빙의 베이직 요금이 7,900원인데 그것보다 5천 원이나 싼 서비스가 된다. 그런데 쇼핑도 즐길 수 있고 무료배송, 무료반품 혜택까지 주는 셈이다. 안 쓰는 게 더 이상하다.

공개된 투자금액만 4조 원에 달하는 공룡 기업이 아니라면 엄두도 못 낼 사업 모델인 셈이다.

물류 공룡, 쇼핑공룡에 이어 콘텐트 공룡까지


자주 쇼핑을 하지 않는 고객들마저 쿠팡플레이로 묶어두고, 어쩌다가 쇼핑을 하게 되더라도 쿠팡에서 쓸 수밖에 없게 그물을 치는 것이다. 경험이 쌓이고 익숙해지면 빈도는 높아지게 마련이고, 장기적으로 오프라인으로 장을 보던 사람들까지 쿠팡 생태계에 넣고 싶은 야심이 들어간 서비스가 바로 OTT다.

물론 아마도 2,900원으로 최고의 OTT 서비스를 지향하지는 않을 것이다. 쿠팡와우의 부가서비스 같은 접근으로 저가 정책을 고수한다면 품질보다는 인기 작품 위주의 실속 있는 서비스 위주로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을 지향한다면 오리지널 서비스도 만들어야 하고 4K 고화질 서비스도 해야 한다. 막대한 자본이 필요할 텐데, 이렇게 간다면 장기적으로는 요금제를 다양화해 아마존 프라임 수준의 요금까지 요구할 수도 있다. 아마존이 아마존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 싶을 때 이 작전을 들이댄 것처럼, 쿠팡도 이 길을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높다.

6일 공개된 iOS 버전은 우선 아이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유니버설 앱이 아니다. 물론 아이패드에서도 다운로드 및 사용이 가능하지만 아이폰에만 최적화가 되어있어 아이패드에서 구동하면 화면이 작고 우스꽝스럽다. 오래지 않아 업데이트될 수는 있겠지만 굳이 서둘러 아이폰만 급하게 내놓을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은 남는다.

카테고리는 심플하게 TV 프로그램, 영화 딱 2개로 나뉜다. UI는 넷플릭스를 그대로 따르다시피 했기 때문에 앞으로 ‘출시 예정’과 ‘내가 찜한 작품’식의 메뉴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왓챠처럼 키워드, 국가 등으로 다양하고 쉽게 찾을 수 있는 메뉴 구성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든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 수가 적다는 평이 많다. 절대 수는 당연히 아직 많이 부족하겠지만 주목되는 점은 넷플릭스와 겹치지 않는 작품이 많다는 점이다. 쿠팡플레이가 6일 기준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라라랜드’, ‘닥터 후’, ‘마스터’ 등은 현시점 한국 넷플릭스에는 없는 유명 작품이다. 오히려 왓챠와 겹치는 콘텐츠가 상당수 보인다.

쿠팡플레이가 막대한 자본력으로 작품 수를 늘려갈 경우 가장 위협받는 쪽은 왓챠일 가능성이 크다. 왓챠 역시 넷플릭스로는 뭔가 아쉬운 고객들이 보조 서비스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브 OTT로 마음속에 자리잡히면 가격이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UI와 모바일에 최적화 1080P 해상도


메인 메뉴는 단순하지만 메인 배너 바로 하단에 ‘로맨스’, ‘코미디’, ‘여성 주인공’ 등으로 주요 키워드를 배치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은 직관적이다. 아직 초기 버전으로 애플리케이션이 덜 다듬어져 있는 상황에서 핵심 키워드를 이용해 쉽게 카테고라이징할 수 있도록 한 영민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화질은 1,080P(FHD)까지 지원한다. 아이폰에서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화질을 보여주는데, 출시 첫날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버퍼링이 심한 모습이다. 재생 시작은 비교적 빠르게 되는 편이었으나 장면 이동 시에 버벅거리거나 아예 멈춰버리는 모습도 있었다.

무려 5개의 프로필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은 가히 혁명적이다. 넷플릭스나 왓챠조차 4개가 최대인데, 단순하게 계산하면 한 사람당 600원만 내고 OTT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쿠팡이 적어도 지금은 OTT 서비스로 돈을 벌 생각이 아예 없다는 약속이나 다름없다.

광고를 붙이지 않고는 무조건 손해가 날 수밖에 없는 서비스를 출시한 근본적인 이유는 쿠팡을 통한 쇼핑 생태계에 전 국민을 모으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OTT 서비스를 통해 유입되는 신규 고객들이 쇼핑을 많이 해주고,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던 기존 고객들이 쇼핑을 더 많이 해줘서 쿠팡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야 이 전략은 성공한다. “쿠팡 없이는 못 살아”가 돼야 한다. 그날이 오면 쿠팡은 안심하고 요금을 ‘확’ 올릴 것이다. 그때를 기다리는 투자가 시작된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OTT가 거의 공짜로 생긴 셈이니 일단 반길 일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나 왓챠, 웨이브, 티빙에 익숙한 고객이라면 쿠팡플레이는 며칠 써보고 폴더 구석에 박힐 가능성이 높다. 싸지만, 서비스 자체의 매력은 아직 떨어진다. 아직은 “와, 신기하다” 하고 몇 번 써 본 후 어느새 넷플릭스를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공산이 크다.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어느 정도의 사이즈로 키워가고자 하는지 흥미롭기는 하다. 쇼핑에 초점을 맞춘 부가서비스가 될지, 기존 선배 서비스들과 차별화된 위협적인 콘텐츠를 내놓는 ‘진짜’ OTT가 될지 지켜보자.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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