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데 왜 이렇게 잘 식혀? Thermalright 프로즌 비전 360 BLACK 수냉 쿨러 써보니
조용한데 왜 이렇게 잘 식혀? Thermalright 프로즌 비전 360 BLACK 수냉 쿨러 써보니
  • 김신강
  • 승인 2024.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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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냉 쿨러 시장 '접수'하러 나온 괴물급 쿨러
코어 i7-14700K 온도 제어 최대 66도!
그런데 조용한 데다가, 장착도 쉽고 간단해!


20년이 훌쩍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쿨링 브랜드 서멀라이트(Thermalright)가 PC 튜닝 시장에서 갖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2000년대 초반부터 튜닝에 필요한 요소를 반영한 제품에 디자인과 기획, 설계 모두에 관여한 실력파 글로벌 브랜드인 만큼 때로는 움직임이 타 브랜드의 벤치마킹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그게 공냉 쿨러 시장이었고, 시장을 주도하며 흐름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컸다.

하지만 늘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시장이 수냉 쿨러로 빠르게 넘어가는데 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하면서 주춤한 시기가 있었던 것도 인정해야 할 사실이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수냉 쿨러 개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존 최고 성능을 보이는 괴물급 수냉쿨러가 출시됐다. 매우 조용하고 매우 안정된 열 제어 능력을 보였다. 수냉 쿨러 끝판왕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 물을 사용하는 수냉쿨러, 따져야 할 게 많다.


바람으로 식히는 공냉과 달리 물로 식히는 수냉 방식은 전도성을 갖는 물의 특성상 한 방울이라도 PC 본체로 새면 그 즉시 수습할 수 없다. 제품 손상은 기본. 애초에 어설프게 뛰어들 수 없는 분야인 것은 분명하다.

누수가 없다고 안심해도 되는 건 아니다. 보통 라디에이터는 무게에 이점을 가질 수 있는 알루미늄, 워터블록은 열 전도가 우수한 구리를 사용하기에 이 두 금속 간의 전이 차이로 일명 갈바닉 부식이라는 껄끄러운 문제가 생긴다. 때문에 전도액도 특수 처리해 사용하는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다분하다.

하지만 수냉에서는 후발주자인 서멀라이트는 위기를 기회로 치환한다.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를 거머쥔 공냉 쿨러 카테고리에서의 공고한 입지를 바탕으로 보다 신중한 개발에 나선 여유를 보인다. 대략 2~3년 전을 기점으로 수냉 쿨러를 출시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신제품 프로즌 비전(Frozen Vision) 360 블랙은 그러한 회사 전략의 연장선이다. 쿨러 좀 개발해 본 회사인 만큼 공랭에서 수냉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가고자 '핵심' 역량을 모두 집중시켰다. 결정적으로 첫 LCD 수냉 쿨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기도 하다.


제품 : Frozen Vision 360 BLACK
색상 : 블랙
◇ 디스플레이
ㄴ 크기 : IPS 2.88 인치
ㄴ 해상도 : 480 x 480
ㄴ 밝기 : 450nits
◇ 워터블록(펌프)
ㄴ 규격 : W67.5 x D67 x H58 (단위. mm)
ㄴ 소재 : 구리
ㄴ 소비전력 : 3.4W
ㄴ 회전속도 : 3,000rpm±10%
ㄴ 소음 : 23dBA
◇ 라디에이터
ㄴ 규격 : L39.7 x W120 x H27 (단위. mm)
ㄴ 소재 : 알루미늄
ㄴ 튜브 길이 : 460mm
◇ 팬
ㄴ 규격 : L120 x W120 x H25 (단위. mm)
ㄴ 구성 : 3열 + 25T 120mm 팬 x 3ea
ㄴ 회전속도 : 2150rpm±10%
ㄴ 베어링 : S-FDB V2 Bearing
ㄴ 풍량 : 69 CFM
ㄴ 소음 : 27dBA
◇ 호환 :
ㄴ intel : LGA 1700·1200·115x
ㄴ AMD : AM5, AM4
◇ 특징 : PWM, ARGB, 메인보드 싱크
◇ 보증 : 최대 6년
ㄴ 수입/유통 : 서린씨앤아이


# 시피유 블럭 위 LCD, 취향대로 꾸밀 수 있다.


전작 매직, 호라이즌 시리즈와 이번 비전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워터 펌프 역할을 하는 CPU 자켓에 처음으로 LCD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작은 2.88인치 규격의 LCD 화면이 달린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작은 크기라며 무시할 것은 아니다.

사용자의 취향 혹은 용도에 다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은 관련 기능을 먼저 제공하던 경쟁사 제품과 별반 다를 건 없다. 사용자는 전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한 후 JPG, PNG, GIF, MP4, AVI 등을 배경으로 설치할 수 있다. 480x480 해상도에 450 니트의 밝기는 보는 시선에 따라 부족할 수도 혹은 과분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시장에 출시된 여타 제품과 비교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화면은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커스텀할 수 있게 했기에 본체의 디자인에 색다른 포인트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말마따나 물이 새면 치명적인 수냉 쿨러에 디스플레이을 적용한다는 것은 수냉 쿨러 제조에 확고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보이는 것만큼이나 가격은 결코 저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수냉쿨러를 왜 구매해?라는 의구심에 집중할 수 있다. 알아둬야 할 핵심이라면 수냉 쿨러가 비싼 가격과 까다로운 조건에도 대세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 소음이 아닌 성능에 이유가 있다. 물론 수냉이 조용한 건 사실이나 상시 일정한 소음이 발생한다.

그게 열이 안 받은 공냉과 비교하면 거슬릴 테고, 열이 오른 공랭 대비 조용한 셈이다. 시선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수냉은 공냉 대비 시끄러울 수도, 조용할 수도 있다.

소음 문제를 논의하자면 밤새 이야기를 나누어도 끝이 안 날 테니 이쯤에서 각설하고 성능으로 논점을 옮겨서 설명을 이어가자면, 인텔 14세대의 경우 i7 이상의 프로세서는 TDP가 250W를 넘긴다. 제 아무리 뛰어난 공냉 쿨러도 시피유에 부하를 걸면 100도를 우습게 넘기곤 한다. 물론 소켓 브래킷 등의 몇 가지 조치를 하면 온도를 잡을 수도 있지만.

순정 상태에서는 사실상 끓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에 처한다. 뛰어난 냉각 능력을 가진 공냉 쿨러가 계속 쏟아지지만 기본 상태에 돌린다면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는 편이 옳다. 게다가 히트파이프는 고온의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역할을 못하는 것이 공냉 방식의 한계다.

# 핵심은 매우 조용한 성능 좋은 팬, 내구성도 빵빵!


수냉은 물을 사용한다. 그리고 라디에이터를 거치며 식힌다. 쉽게 말해 에어컨이 냉각하는 방식의 축소판이다. 에어컨이 냉매를 가스를 사용한다면 수냉 쿨러는 냉매가 물이다. 그래서 물이 잘 흐를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고 곧 노하우가 된다. 냉매도 마찬가지다. 수냉쿨러 제조사가 펌프 성능을 강조하고 냉매 성능을 내세우는 배경이다.

그 점에서 9축 회전식 모터, 허브 중앙부 고형물을 통한 임펠러의 무게 배분 등의 특징에 기인한 Thermalright 프로즌 비전 360 BLACK의 워터 펌프는 전작 대비 열 흡수율 23%, 열 교환율 17% 증가시켰고 소음은 33% 줄여 서멀라이트의 야심작임을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보이는 것이 중요한 만큼 많은 이가 화려한 워터 펌프에 주목하겠지만 진짜 핵심은 다른데 있다. 바로 쿨링팬이다. 프로즌 비전에 사용된 쿨링팬은 TL-K12 시리즈인데, 풍압 위주 설계를 핵심으로 개선된 제품이다. 동시에 무척 정숙하다. 사실 쿨링팬은 조용한데 풍량을 제대로 생성하는 것이 노하우다.

여타 팬과 달리 황금빛의 베어링 구조가 인상적이며, 동시에 베어링 축이 굉장히 크다. 축이 크다는 것은 매우 견고하다는 것이며 동시에 속도 제어에 탁월한 성능을 갖췄음도 암시한다. 이로 인해 라디에이터와 같은 구조물을 지나가야 하는 바람이 마찰에 의한 치찰음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덤으로 냉각 효율이 상승하고, 포인트로 적용된 나사홀 주변 선형 패턴의 ARGB LED가 여러 개의 팬이 연속적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나름의 인상을 남긴다. 측면에는 빗살무늬 패턴을 적용했는데 이는 팬끼리의 뒤틀림을 방지하고 프레임의 강도를 높여 고속 회전 시에도 소음이나 진동이 적어지는 효과를 발휘한다. 아울러 모서리에 적용한 완충 설계도 주목할 수 있다.

이렇게 설명을 하고 보니 무척 복잡하고 뭔가 심호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남긴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들지만 오히려 반대로 설치는 심플하다. AMD는 순정 브래킷을 사용하고 인텔은 별도 브래킷을 사용해 설치하고, 연결이 필요한 케이블은 USB 단자와 LCD 워터블럭이, ADDR 단자에 ARGB 기능의 3열 팬이 연결된다. 물론 PWM에도 연결은 필수다. 적어놓고 보니 3가지 소켓에 연결해야 한다.

** 인텔 12,13,14세대(LGA1700) 세팅 가이드
인텔 LGA1700 소켓은 12, 13, 14세대 시피유가 공통으로 사용한다. 먼저 메인보드 순정 소켓 백브래킷을 제거하고, 동봉된 것으로 교체한다. 참고로 인텔은 파란 색상 가이드를 사용한다. 이후 금속으로 된 브래킷을 설치 후 여기에 워터 블록을 고정한다. 장착은 함께 제공된 볼트를 사용해 고정하면 된다.


** AMD 라이젠 7000(AM5) 세팅 가이드
AMD AM5 소켓은 라이젠 7000 세대 시피유부터 사용하는 규격이다. 인텔 LGA1700 소켓과 달리 AMD는 후면 백브래킷은 메인보드에 장착된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전면 가이드를 제공하는 붉은 색상에 금속 브래킷으로 교체한 후 워터 블록을 고정한다. 장착은 함께 제공되는 볼트를 사용해 고정하면 된다.


** 제어 프로그램 화면


# 14세대 코어 i7-14700K에서 평균 30도, 최대 66도


적어놓고 보니 서멀라이트가 아주 작정하고 만든 제품이 분명하다. 그러한 만큼 성능도 제대로 발휘할 거라는 믿음이 더욱 커졌다. 성능 확인을 위해 테스트는 뜨겁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법 되었던 인텔 코어 i7-14700K 시피유에 애즈락 Z790 PG 라이트닝 메인보드 여기에 클레브 DDR5 6400MHz CRAS V RGB 32GB 메모리 구성으로 시스템을 세팅했다. 테스트 장소의 실온은 약 15도 미만인 위클리포스트 사무실이며, 별도 보일러는 가동하지 않았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인텔 14세대 코어 i7-14700K
② M/B - 애즈락 Z790 PG 라이트닝
③ RAM - 클레브 DDR5 6400MHz CRAS V RGB 32GB (서린씨앤아이)
④ SSD - 1TB
⑤ VGA - 엔비디아 RTX 4070
⑥ OS - Windows 11 Pro 22H2

** 대조군 1: 120mm 팬 2개와 히트파이프로 냉각하는 일반적인 공랭 쿨러 환경이다. 열이 오른 시피유를 냉각하기 위해 최대 73.5dB 평균 51.8dB의 소음을 발생시켰다. 참고로 60dB는 사람이 대화하는 소리다. 이때에는 귀를 막아도 누군가가 계속 재잘재잘 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의식하지 않아도 의식이 되기에 무척 거슬리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온도다. 110도를 가볍게 넘었으며, 스로틀링을 인위적으로 가동되지 않게 세팅했기에 PC가 가동되었을 뿐 정상 세팅에서는 성능 저하로 느려진 PC를 마주할 수 있는 결과다. 참고로 아무리 높아도 80~90도 수준 이내여야지 PC를 가동할 수 있다.

** 대조군 2: 120mm 팬 2개에 히트파이프 6개로 구성된 일명 대장급 디자인의 공랭쿨러 환경이다. 열이 오른 시피유를 냉각하기 위해 30.2dB ~ 23.5dB 범위 내에서 팬이 구동했고, 이때의 소음은 속삭이는 소리 범위로 분류됐다.


온도는 최대 70도, 평균 45도 수준으로 갭이 제법 큰 구간이다. 부하를 걸었을 때는 안심해도 될 온도이지만, 30도 정도의 온도가 출렁이니 주변 환경에 따라 더 커질 수 있음을 방증한다. 따라서 코어 i7-14700K 정도에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코어 i9이라면 고민의 여지가 있긴 했다.

** 실험군: 동일한 조건에서 쿨러만 Thermalright 프로즌 비전 360 BLACK 수냉 쿨러로 바꾸었고, 기본 세팅에서 최대 36.4dB 평균 30.6dB의 소음이 확인됐다. 팬 3개에 펌프 구동 소음이 더해진 조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척 조용하다. 아니 현존하는 대장급 수냉쿨러 모든 제품을 종합했을 때 가장 조용한 제품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30dB은 조용히 속삭이는 소리다. 일부러 귀를 쫑긋 세워 집중하지 않는 한 소음을 의식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 열화상 카메라로 온도를 계측한 사진이다. 수냉쿨러 부분은 녹색으로 표기됐다. 파란색이 제일 차가운 온도인데 녹색이라는 것은 그만큼 열을 제대로 흡수해 라디에이터로 이동해 식히고 있음을 암시한다.

결과를 보면 조용해야 하는데 잘 식혀줘야 하는 환경이라면 강추한다. 측정한 온도는 최대 66도, 평균 30도에 불과했다. 물론 테스트 환경이 유독 추운 공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의 영향도 무시 못한다. 하지만 온도 그대로를 풀이하자면 공랭 방식 대비 50% 미만이다.

참고로 수냉 쿨러 외에도 메인보드 LGA 1700 소켓의 순정 브래킷을 Thermalright LGA17XX-BCF 서린 제품 조합으로 변경한 상태다. 순정 브래킷은 쿨러와 시피유 밀착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기에 그 점을 감안한 조합으로 테스트를 진행했고, 결과상 조합으로 인한 효과도 일정 부분 있다.

** 편집자 주


Thermalright 프로즌 비전 360 BLACK 수냉 쿨러는 고해상도의 LCD를 탑재해 자신감을 의도적으로 드러낸 제품이다. 시대가 수냉 쿨러를 요구하는 이때 브랜드의 강력한 힘을 가진 상태로 눈으로 보이는 변화를 실감하게 했다는 것은 프로즌 비전 360 BLACK 수냉 쿨러가 시장의 판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품게 한다.

대략적으로 약 20만 원대의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데 제품의 성능과 인지도를 감안하면 지극히 합리적으로 책정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다음 한 줄이다.

"지금까지 만져본 수냉쿨러 가운데 가장 잘 식혔고 가장 조용했다."


By 김신강 에디터 PRESS@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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