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마이크로닉스 EH1-몬드리안 (화이트)
[써보니] 마이크로닉스 EH1-몬드리안 (화이트)
  • 김신강
  • 승인 2023.05.01 2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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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품 하나도 디자인이 생명인 시대다. 어떤 물건이든 이렇다 할 혁신적인 기능이 새롭게 나오기 어렵고 있는 기능도 다 못 쓰고 신모델로 교체하는 때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외적인 아름다움이다. 옷이 없어서 새로 사는 게 아니듯이.

PC 디자인은 사실상 케이스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그래픽카드, 좋은 CPU는 스펙에 관한 부분이지 디자인에 관한 부분이 아니다.

투명 케이스에 집어넣어도 기껏 드러낼 수 있는 존재감은 RGB다. 결국 한눈에 보이는 이미지는 케이스가 좌우하는데, 의외로 이 케이스에서 개성을 추구하기 쉽지 않다.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이 PC 케이스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PC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만드는 김에 같이 만들곤 하던 게 바로 케이스다. 그 케이스가 그 케이스인 것이 이 시장이고, 소비자도 사실 큰 기대가 없다.

구조와 형태가 비슷한 상황에서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런 분위기에서 디자인에 남다른 철학을 지닌 기업 마이크로닉스가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기획한 케이스가 바로 EH1-몬드리안이다.


케이스 크기 : 미들타워
지원 보드 : E-ATX, ATX, M-ATX, ITX
지원 파워 : 210~260mm
지원 쿨러 : 3열 360mm, 280mm
기본 쿨러 : 140mm LED x 1ea, 1400mm x 3ea
지원 VGA : 285~435mm
제품 무게 : 9.9Kg


국내 파워 서플라이 시장을 석권한 마이크로닉스가 파워 이외의 분야로 확장을 꾀하면서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하고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 비슷비슷한 제품으로 가득한 PC 시장에서 마이크로닉스가 돌파구로 선택한 방향이다.

새롭게 선보인 EH1-몬드리안은 PC 케이스 좀 만들어봤다는 마이크로닉스도 개발 과정에서 적잖은 고민을 안겼을 제품이다. 케이스의 얼굴 역할을 하는 전면 패널부터 평범하지 않다.

디자인 느낌은 익숙하다. 우리가 가전 매장에서 익히 봤음 직한 형태다. 그들 제품도 디자인의 모티브는 다른 데 있는데 바로 네덜란드의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


작품을 그대로 제품화한 듯 기하학적인 추상화를 베이스로 소비자의 취향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색상으로 조합할 수 있게 한 아이디어다.

화이트 또는 블랙 일변도로 어떻게든 질리지 않게만 하자는 안전한 방향의 케이스 시장의 오랜 관행을 정면으로 뒤집어 소비자의 개성을 온전히 존중하겠다는 디자인 철학이 핵심이다.

현대 추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몬드리안은 점, 선, 면만을 이용한 미니멀한 룩을 특징으로 한다. 어쩌면 PC 케이스에 가장 어울리는 직선적인 미를 강조하고 있는 점을 마이크로닉스가 영민하게 채택한 것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9가지의 컬러, 27가지의 조합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선택이 제법 복잡하게 느껴질 법하다. 물론 마이크로닉스가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는 세 개의 세트 컬러 스퀘어 패널 중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해도 된다.

오렌지-네이비-옐로우, 화이트-그레이,핑크, 그린-베이지-블랙의 구성은 각자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면서도 확연히 구별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넓은 취향을 대중적으로 잘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컬러 패널은 두 개의 유광 글레어, 한 개의 무광 매트로 구성해 쉽게 질리지 않으면서도 세련됨과 모던함을 동시에 담고 있다.

프레임 컬러는 전면부이고 우측면은 어떤 컬러 조합을 선택해도 디자인적 통일성을 해치지 않도록 화이트 타공판으로 디자인돼 조화로움과 쿨링 효과까지 함께 고려했다.

메탈 타공판은 디자인적으로도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핵심은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데 있고, 헤드셋 걸이 등을 장착할 수 있는 기능적인 장점까지 갖추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

좌측은 전체가 강화유리로 구성해 강력한 내구성은 물론, 하이엔드 PC 사용자가 선호하는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개성을 더했다.

디자인이 예뻐도 케이스의 본질인 기능을 놓치면 결국 소용없다. 마이크로닉스 EH1-몬드리안은 날개처럼 열리는 스냅 버튼 방식으로 개폐가 쉬워 부품을 탈착하기가 매우 용이하다.

파워 서플라이 점유율 1위 회사가 만든 PC 케이스답게 시장 트렌드를 잘 간파하고 있다. 넉넉한 내부 공간은 기본. 최대 360mm까지 파워 서플라이를 장착할 수 있는 여유를 줬고, 메인보드 후면에 후면팬을 기본으로 장착해 전원부 발열도 6~7도 떨어뜨리는 효과를 노렸다.

발열 관리에 일가견이 있는 회사가 선보이는 케이스답게 오버클럭 사용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기본이다.


RGB 효과로 화려한 커스터마이징을 하고자 하는 사용자를 위해 aRGB 전용 허브를 기본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88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모드와 컬러를 지원해 원하는 분위기로 연출하고 수시로 바꿀 수 있다. 다만, 기본 구성품 가운데 후면 단 한 개 쿨러만 RGB 효과를 제공하는 건 아쉬운 점이다.

폭넓은 드라이브 스토리지, 7개의 PCI 슬롯, 다양한 USB 포트 제공 등 핵심적이고 최신의 사양을 모두 갖춘 마이크로닉스 EH1-몬드리안. 이제는 PC 케이스마저 영어 단어 ‘bespoke’에 담긴 뜻 그대로 소비자 취향 따라 변화시킬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선언적인 제품이다.

그동안 천편일률적인 케이스 디자인에 질리고 새로운 케이스를 찾다 지친 사용자라면 한 번쯤 반드시 살펴봐야 할 제품임이 틀림없다. 취향대로 성향 따라 맞춤 사용할 수 있는 케이스!? 그게 가능해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마이크로닉스는 가능했다.


By 김현동·김신강 에디터 공동기획  
Hyundong.Kim@weeklypost.kr /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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