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인텔 12세대 코어 i9-12900K 프로세서
[써보니] 인텔 12세대 코어 i9-12900K 프로세서
  • 김현동
  • 승인 2021.11.04 2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 11월 04일] - 매년 하반기 새 프로세서를 출시하는 인텔이 어느덧 12세대를 맞았다. 자타공인 흑역사라고 할 수 있는 2010년대 중반은 인텔이 AMD에 CPU의 왕좌 자리를 내주는 결정적인 시기였다. 전임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원가 절감에만 치중하며 인텔의 핵심 인력인 엔지니어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했으며, ‘IT 기업을 제조업 공장처럼 경영했다’는 평가만 남긴 채 경질됐다.


《인텔12세대 기술 관련 참고 기사》

▲12세대 인텔 코어, 게이밍 프로세서 신기록 경신할 까?
▲인텔 세대교체, 12세대 엘더레이크 … 왕의 귀환 D-10
▲출시 예정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시장 변화 이끌까?

2015년 5세대부터 계속해서 유지하던 14nm 공정을 ‘드디어’ 버린 12세대는 인텔이 암흑기를 지나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이전과는 아예 다르다.

명칭부터 달리 한 결과 인텔 7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한 새로운 아키텍처는 10nm 미세 공정으로 11세대 대비 발열 및 성능을 대폭 개선했으며, 2019년부터 이어진 노트북과 데스크톱 간의 공정 불일치를 해소한 점도 의미 있다. 하지만 경쟁사 7nm 공정으로 생산되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는 네이밍을 선정한 것은 다소 기만적인 인상을 심어줄 여지가 될 수 있다.

# 12세대 6종 신작 CPU 출시… 최상위 모델은 i9-12900K


새롭게 공개된 12세대 CPU는 총 6종이다. 이 중 최고 사양인 시그니처 모델은 i9-12900K로, 16개의 코어 및 24개의 스레드로 무장했다. 하지만 단순히 코어와 스레드로 제품을 구분하는 것을 경계한다. 8개 에피션트 코어에 8개 퍼포먼스 코어 형태로 완성한 하이브리드 설계다. 쉽게 말해 용도와 목적에 맞게 병목현상은 낮추고 처리 효율은 가속화할 수 있는 구조라고.


인텔 제품의 모델명에는 일종의 공식이 있어 오랜 PC 사용자라면 모델명만 듣고도 CPU의 성능을 짐작할 수 있을 텐데, 12세대는 i3, i5, i7, i9의 네 가지 제품군으로 나뉜다. 이 중 i9는 가장 고성능 제품으로 주로 전문가 및 고성능 게이밍 사용자가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여기에서도 오버클럭 가능 여부에 따라 K와 일반 모델로 나뉘며, 오버클럭은 가능하지만 내장 그래픽 카드를 생략한 KF 모델이 있다.

12세대 프로세서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라면 메모리 모듈 당 대역폭과 집적 밀도를 향상한 DDR5를 지원하는 첫 데스크톱 CPU라는 점이다. 아직 과도기라는 점을 감안해 인텔은 DDR4, DDR5를 모두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애초에 메인보드를 DDR4와 DDR5 중 하나를 선택해 고르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이후 메모리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 선택지를 넓히기로 한 나름의 출구 전략인 셈이다.


구분 모델 코어/스레드 속도(GHz) 캐시 (MB) TDP(W) 메모리(MHz) 가격(21년 11월 기준)
i9 12900K 8P+8E/24T 2.4~5.2 30(S)+14(L2) 125~241 4,800(D5) / 3,200(D4) $599

그러한 분위기에서 i9-12900K는 10900K, 11900K에 이은 12세대 프로세서의 정점에 위치하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새로운 공정으로 선보이는 12세대의 최고 제품의 벤치마크 점수가 곧 전체 라인업의 ‘이미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많은 기대와 우려가 모인 제품이 12900K다. 그리고 기대해도 좋을 만큼 11세대 대비 모든 점이 달라졌다.

12900K는 스펙부터 전 세대 대비 몸집을 확 키웠다. 16 코어 24 스레드는 11900K의 8 코어, 16 스레드 대비 각각 200%, 150% 늘어난 수치다. 10세대의 10 코어 대비 오히려 코어 수가 줄어들어 많은 비판에 직면했던 11세대와 달리 인텔 역사상 가장 많은 코어 및 스레드를 구현한 셈이다. 과거 그들 스스로의 발목을 잡게 한 자충수의 걸리적 거림에서 이제야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기술의 인텔은 기술로 승부하는 전략이 가장 어울린다.

# 커진 몸집, 기대 이상의 스코어.. 12900K, 인텔 부활 이끌까


이제 막 출시된 만큼 성능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사용자가 내리게 되겠지만, 제조사가 공개한 벤치마크 점수는 일단 긍정적이다. 시네벤치 R23을 통해 측정된 멀티코어 점수가 30,549점인데 이는 라이젠 5950X의 28,000점 대비 확연히 높은 스코어다. 통상 동급 모델에서 싱글코어 점수는 인텔이, 멀티코어 점수는 AMD가 이겨온 것을 감안하면 분명 인상적인 모습이다.

그레고리 브라이언트(Gregory Bryant) 인텔 수석 부사장 겸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은 “세계 최고의 게이밍 프로세서인 i9-12900K의 출시와 함께 그 이후 출시되는 12세대 제품군 모두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로 12세대가 확연히 다른 제품임을 강조한다.

인텔은 이제껏 그래 왔듯 12세대에 들어와도 ‘게이밍’에 대한 자신감을 통해 AMD와 차별화하려는 전략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인텔코리아의 이주석 전무 역시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 당시 고사양 PC 게임 사용자,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을 강조하며 인텔의 오랜 파트너인 게임 개발사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한 바 있다.


《테스트 환경》

시피유 : 인텔 코어 i7-12700KF
보드 : ASUS PRIME Z690-A STCOM
RAM : DDR5 4,800MHz 16GB(2EA)
HDD : 마이크론 P5+ NVMe 1TB 대원CTS
VGA : 엔비디아 RTX 3070FE
기타 : 마이크로닉스 ASTRO 플래티넘 파워 + 비콰이어트 DARK ROCK Pro 4 서린씨앤아이 쿨러
OS : 윈도우11


▲ Geek 벤치는 엠바고 걸린 제품이라는 경고로 스토어 확인 안됨. 4일 이후 업데이트 예정
11세대 대비 모든 면에서 향상된 면모를 보인다. 다만 윈도우11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부 테스트가 원활하지 않았다. 특히 게임에서는 윈도우11 환경에서는 실행이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다. 물론 더 나은 효율을 위한다면 제조사가 안내한 것과 같이 새로운 OS가 적합할 수 있으나, 아쉽게도 시장 환경 변화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점은 실제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 호환성에서 다소 시기상조라는 것을 체감하면 깨닫게 된다. 윈도우10과 윈도우11 사이에서의 성능 차이는 차후 별도 지면을 통해 다룰 예정이다.

게이밍 경험은 CPU 성능 개선을 체감할 수 있는 척도와 같다. 인텔은 i9-12900K가 ‘토탈 워 사가’에서 최대 25%, ‘히트맨 3’ 최대 28%, ‘파 크라이 6’의 경우 최대 23%의 성능 향상이 있다고 밝혔으며, 12세대가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게임, 스트리밍, 레코딩 동시 작업 시 초당 최대 84% 더 많은 프레임을 구현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하이브리드 기술은 공정 변화 말고도 12세대 프로세서의 핵심 중 핵심이다. 각각 ‘퍼포먼스 코어’와 ‘에피션트 코어’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두 개의 아키텍처를 단일 프로세서로 통합해 게임, 영상 편집과 같이 고성능이 필요할 때는 퍼포먼스 코어 중심, 많은 수의 스레드 확장이 필요해 끊기지 않는 꾸준한 작업이 필요할 때는 에피션트 코어 중심으로 전체적인 PC 성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들 두 개의 코어는 Ai 기반 인텔 스레드 디렉터를 통해 작업을 배분받는다. 이때 운영체제(OS)에 적합한 스레드를 시간에 맞춰 적절한 코어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자연히 PC에 대한 부하가 덜 걸리고 발열로부터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특히 12세대가 새로운 윈도우 11에 최적화되어 있음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또한 경쟁사 대비 우수한 게이밍 경험을 강조할 때도 내세우는 것이 오랜 파트너 개발사다. 그만큼 유구한 역사를 무시 못한다. 부족하다고 지적받던 혁신을 이제야 구현한 셈이다. 더구나 똑똑한 소비자가 늘었고 각종 수치로 증명되기에 인텔 또한 결단을 내려야 할 적기라고 평가했을 거다.


인텔 역시 이 위기감을 반드시 탈피하겠다는 절실함으로 12900K를 비롯한 12세대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11세대 대비 큰 폭의 성능 개선을 이루고도 가격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품성 역시 매력적으로 가져가 그동안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결정적으로 12세대 앨더레이크의 성공 여부는 프로세서 업계 전체에 중요한 이슈다. 경쟁사와 인텔의 제대로 된 경쟁이 다시 시작된다면, 사용자는 훨씬 빠른 속도로 개선된 컴퓨팅 경험을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자고로 애플 M1이 가져다줬던 신선한 충격을 인텔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윈도우 PC 사용자들의 솔직한 바람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보도자료 및 취재문의  PRESS@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