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2세대, 그것이 알고 싶다
인텔 12세대, 그것이 알고 싶다
  • 김현동
  • 승인 2021.11.15 0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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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4일] - PC의 두뇌라 할 수 있는 프로세서. 어떠한 CPU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완성되는 PC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게이밍을 위한다면 게이밍에 어울리는 CPU, 사무작업을 위한다면 사무에 최적화된 CPU, 요즘 같은 비대면 환경이라면 이에 적합한 CPU 등 사용자의 용도와 상황에 맞는 프로세서의 선택이 중요하다.


그리고 지난 4일 밤 10시를 기해 공개된 인텔 12세대는 현 실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11세대와는 근본부터 달라진 모습이 달라진 PC 시장의 시대상을 투영한다. 궁극적으로 PC 사용자가 희망하는 건 더 나은 컴퓨팅 경험이다. 여기에는 사용성도 있지만 효율 그리고 투자 비용 대비 만족까지 포함한다.

다수 전문가는 이번 12세대에 대해 후한 평가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 따져온 요건을 충족하는 기대작이라는 이유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은 이번 제품에서도 남았지만 그러함에도 변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발전 가능성이 감지된 청신호라는 것. 그렇다면 어떠한 부분이 달라졌기에 12세대는 11세대와 다른 장밋빛 무드일까?

1. 인텔 7 공정의 도입


12세대는 ‘인텔 7’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공정이 도입됐다. 정확히는 5세대부터 ‘지겹도록’ 이어졌던 14nm 공정과 완전히 결별하고 10nm로 미세 공정이 시작됐다. 이미 경쟁사는 오래전부터 7nm 공정으로 앞서가는 행보를 보였기에 인텔 7 공정도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정 파편화를 멈추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인텔 11세대(좌측) LGA1200, 인텔 12세대(우측)는 LGA1700

지난 2019년 출시한 모바일용 10세대 프로세서, 아이스레이크부터 10nm 공정을 적용했다. 반면 데스크톱용 프로세서는 10세대는 물론 11세대까지 14nm 공정을 유지해 노트북과 데스크톱 프로세서가 분리되어 생산하는 이슈를 겪었다. 효율도 떨어지고 인력도 분산된다. 인텔이야 급한 대로 모바일부터 10nm 공정을 선보여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겠지만 시장은 데스크톱 공정 개선의 지연에 실망감을 표할 뿐이었다.

미세 공정이 중요한 이유는 프로세서의 발열과 성능으로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CPU를 단순히 ‘브랜드’로 인식하는 초보 사용자에게 인텔은 여전히 AMD보다 매력적인 이름이지만 다수의 사용자는 이미 경쟁사로 눈을 돌리게 됐다. 작년 말 인텔 11세대가 출시됐음에도 라이젠 프로세서가 품귀 현상을 빚고 가격이 계속해서 올랐던 현상은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인텔 7 공정의 도입은 인텔 사용자의 오랜 숙원이 상당 부분 해결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2. 첫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요즘은 워낙 다양한 분야에 하이브리드라는 용어가 붙지만 CPU에 붙은 하이브리드는 뭔가 낯설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하는 작업의 리소스에 따라 CPU가 작동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의미인데, 12세대 엘더레이크는 인텔 최초로 두 종류의 CPU 코어를 하나의 CPU에 통합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고성능 ‘퍼포먼스 코어’, 고효율 ‘에피션트 코어’라 이름 붙여진 이 아키텍처는 경쟁사의 빅 코어, 스몰 코어에 대응하는 이름이다.


게이밍, 영상 편집과 같이 높은 성능을 요하는 작업 시에는 퍼포먼스 코어가 작동하고 서버와 같이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능이 요구되는 작업 때는 에피션트 코어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프로세서의 성능은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인 작업을 병행할 수 있어 발열이나 전력 소모 부분에서 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당연히 CPU의 수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사용자 경험 측면의 만족도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인텔이 전력 소모가 큰 CPU라는 근본적인 아쉬움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코어, 스레드 수 모두 확 늘어나고 전반적인 퍼포먼스 향상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도입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코어 수가 늘어나며 11세대까지 거의 달라지지 않았던 CPU의 크기도 커졌다.

3. DDR5 메모리 지원


12세대는 DDR5 메모리에 대응하는 첫 프로세서다. 단순히 11세대와 비교해도 그렇지만 경쟁사에도 DDR5를 지원하는 CPU는 아직 없다. 인텔이 오랜만에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 부분이 바로 DDR5 메모리 지원이다.

△ 11세대에서 사용하던 DDR4(좌측)와 12세대에서 도입한 DDR5(우측)

DDR5는 현재 대부분의 PC나 서버에 널리 쓰이는 DDR4를 대체할 메모리 규격이다. Wifi 6가 Wifi 5의 다음 버전, 5G가 LTE의 다음 버전인 것과 같이 ‘신작’ 메모리인 셈이다. DDR5는 대역폭을 4,800 Mbps까지 끌어올려 DDR4 대비 25% 향상했고, 밀도로 최대 8Gb까지 높아졌다. SK 하이닉스가 작년 10월 최초의 DDR5 메모리를 출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좌측부터) 11세대 메인보드, 12세대 DDR4 메인보드, 12세대 DDR5 메인보드

다만 아쉬운 점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DDR5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정도로 대중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사실 사고 싶어도 지금은 살 수가 없다. 이를 감안해 12세대는 DDR4와 DDR5를 모두 지원하도록 했고 메인보드 제조사도 DDR4와 DDR5 중 선택 옵션을 제시했다.

분명한 것은 DDR5의 본격적인 도입은 내년에 이뤄질 것이고 시대는 이미 DDR5로 넘어가고 있다.

인텔 12세대는 여러 가지 면에서 11세대 대비할 말이 많아졌다. 펫 겔싱어 인텔 CEO가 ‘엘더레이크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AMD의 시간을 끝내겠다’고 도발할 만큼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미 각 매체와 전문가의 벤치마크 성능 테스트가 진행 중이고 속속 발표되는 스코어는 사뭇 긍정적이다.

특히 ‘가성비’로 주력 모델이 될 i5-12600K가 11세대 최고 사양 모델 i9-11900K를 게임, 오피스 등 모든 환경에서 앞지른 데이터가 여러 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인텔이 정말 이번에 칼을 갈고 만든 제품일까? 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그리고 12월에도 non-k 기반 라인업 확장은 계속된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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