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음 문제 여전… 단기간 상용화는 어려울 전망
삼성이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 정체로 비판을 받아온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삼성 SDI가 듀얼셀 구조의 2만mAh 실리콘-카본 배터리를 시험 중이라는 보고가 나오면서다.
최근 삼성은 갤럭시 S 시리즈의 배터리 용량을 수년째 5000mAh 안팎에 묶어두고 있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서도 실리콘-카본 배터리를 적용해 1만mAh급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상황과 대비되며 비판은 더욱 커졌다. 이런 배경 속에서 삼성 SDI의 실험은 방향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내용에 따르면 삼성 SDI는 현재 실리콘-카본(Si/C) 음극을 적용한 초대용량 배터리를 테스트 중이다. 실리콘-카본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흑연 대신 나노 구조의 실리콘-카본 복합 소재를 음극으로 사용한다. 해당 방식은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는 밀도가 훨씬 높아, 이론적으로는 기존 대비 수배의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동시에 배터리를 더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 에어는 두께가 경쟁 기종보다 약간 더 얇지만, 실리콘-카본 배터리를 쓰는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배터리 용량은 크게 뒤처진다. 같은 얇은 설계에서도 배터리 크기 차이가 30퍼센트 이상 벌어지는 사례도 있다.
삼성 SDI가 시험 중인 배터리는 두 개의 셀로 구성된 듀얼셀 구조다. 메인 셀은 1만2000mAh 용량에 두께 6.3mm, 보조 셀은 8000mAh 용량에 두께 4mm로, 총합 용량은 2만mAh에 달한다.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연상시키는 수준의 용량이다.
그러나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테스트 과정에서 8000mAh 보조 셀이 약 80퍼센트에 달하는 심각한 부풀음 현상을 보였다는 점이 확인됐다. 실리콘 기반 음극은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 팽창이 큰 것이 고질적인 문제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의 실험 배터리 역시 한계를 아직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상용 제품으로 출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평가다. 보고서에서도 부풀음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실제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기기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분간 삼성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차기 플래그십으로 예상되는 갤럭시 S26 울트라 역시 배터리 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실험은 삼성이 실리콘-카본 배터리를 구체적인 대용량 설계까지 실제 테스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의 배터리 전략이 크게 바뀔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국 관건은 안정성이다. 실리콘-카본 배터리가 가진 높은 용량 잠재력을 실제 제품에 적용하려면, 부풀음과 수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삼성 SDI의 2만mAh 듀얼셀 실험은 그 목표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현실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삼성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준비를 이어가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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