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영상 업계에 휘몰아치는 AI, PC 업그레이드를 위한 사장님 설득법
디자인, 영상 업계에 휘몰아치는 AI, PC 업그레이드를 위한 사장님 설득법
  • 김현동
  • 승인 2023.12.17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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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했던가?

이상스레 가장 높은 자리에만 가면 사람이 완고해진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하는데, 그것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세상의 변화에는 눈감고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걸어온 길이 유일한 진리인 듯 주변에 강요한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일컬어 흔히 ‘꼰대’라 부른다. 그런데, 꼰대는 우리 주위에 의외로 많다. 아침에 출근해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오늘은 또 어떤 말도 안 되는 일로 트집을 잡을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지끈해지는 것은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이 겪는 일상일 것이다.


△라떼는 PC없이 펜슬 한 자루만으로도 결과물 척척 내놨어~ 라고 그 시절 회상하는 부장님~ 이 꼰대라 불리는 오늘날, PC는 Ai까지 사용하는 경지에 올랐다.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영역. 세상의 변화에 가장 민감할 것만 같은 디자인, 영상 영역의 부장님, 이사님, 사장님은 그래도 최신의 트렌드가 가장 먼저 닥쳐오는 곳인 만큼 더 깨어 있지 않을까? 과연?

# 콘텐츠 크리에이팅 업계에 부는 AI 열풍


ChatGTP의 등장 이후 AI가 우리네 삶을 극명하게 바꾸게 될 것이란 예상은 누구나 하고 있지만, 또 대부분은 AI가 어떻게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인지 쉽사리 답하지 못한다. 아직은 뜬구름 잡기와 같은 조금은 추상적인 개념이고, Windows11에 포함된 코파일럿(copilot)이나 오피스에 접목된 AI 기능을 호기심에 한두 번 접근해 보는 정도일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속의 인공지능이 아니다. 모든 일상에 도입된 Ai는 공수를 적게 들이고도 더 훌륭한 결과물을 척척 만들어내는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차원에서의 접근성 개선도 필요하며,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에게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 광풍이 불었던 ChatGTP 역시 최근엔 오히려 사용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관련 업계의 행보는 무척이나 빠르다. 클라우드 기반의 AI에서 사용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기기에 접목하는 온 디바이스 AI로의 이동이 급격하다. 당장 내년이면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디자인이나 영상의 편집 영역에서는 이미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이미지나 영상을 다루는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가 AI와 머신 러닝 기반의 다양한 기능을 이미 탑재하고 있다. 업계 전반의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에 AI가 접목되고 있어 굳이 어느 것은 되고 어느 것은 안 된다는 설명이 필요치 않을 지경. 이런 추세다 보니 AI의 지원은 단순한 시점의 문제일 뿐, 관련 업계의 모든 전문 소프트웨어에 광범위하게 탑재되고, 기능을 늘려갈 것이란 점은 너무도 자명하다.


△어도비 도구는 Ai 기능이 추가되면서 작업을 클릭 한 번 만으로 스트레스 받던 작업을 해낸다. 이쯤되면 사용 안하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다.

예컨대, 대표적인 이미지 툴인 어도비 포토샵은 최신버전에 이르러 노이즈 제거나 생성형 채우기 기능 등을 통해 이미 AI를 지원하고 있다. 노이즈 제거 기능은 예전에도 있었는데 뭐가 다를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AI 기술이 접목된 노이즈 제거 기능은 과거의 노이즈 제거 기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기존엔 이미지 전체에 동일한 제거 옵션을 적용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젠 AI가 이미지와 노이즈를 구분해 내고, 이미지의 퀄리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노이즈만 골라내 쏙쏙 지워버린다.

생성형 채우기는 더 황당하다. 어도비의 인공지능 툴인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기반으로 하는 생성형 채우기는 사용자가 이미지의 일부만 넣어주면 나머지 부분을 AI가 자연스럽게 만들어 채워준다. 심지어 이미지의 주된 피사체만 남기고 배경 전체를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바꿔버릴 수도 있다.

어쩌면 가장 단순하지만, 많은 시간이 걸려 디자이너들을 괴롭히는 배경 지우기, 일명 ‘누끼’ 작업 역시 포토샵의 AI가 대신해 주는 세상이 됐다. 뉴럴필터는 사진의 결함을 스스로 찾아내 깨끗하고 또렷한 사진으로 복원해 주기도 한다.

영상 편집 툴인 프리미어 시리즈에도 AI는 속속 도입되고 있다. 어도비의 영상 편집 AI 기술인 어도비 센세이(Adobe Sensei) 기반의 오토 리프레임(Auto Reframe)은 매번 다른 비율의 영상을 작업해야 하는 작업자에게 수동으로 영상을 조정하고 최적화해야 했던 지난한 작업을 모두 자동화해 준다

# 문제는 PC예요 사장님


단순한 사례 몇 가지를 들었을 뿐이지만 조만간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툴, 예컨대 PC, 스마트폰, 태블릿을 위시한 거의 모든 디바이스에서 AI는 다양한 편의성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다만, 지금은 조금은 전문 영역에서 먼저 접목되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면 정확하다.

AI는 이미 정해진 알고리즘에 의해 천편일률적으로 작동하던 과거의 방식과 달리,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한다. 그래서 더 똑똑하고, 사용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할 수도 있다. 경험이 축적되면 될수록 더욱 고도화돼 사용자의 의도를 점점 명확하게 알아채기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가 오랜 시간이 걸려 작업해 내는 결과물과 더욱 유사하다.

문제는 시스템이다. 정해진 똑같은 알고리즘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과 달리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결과물을 내놓으려면 그만큼 시스템의 리소스도 많이 요구하게 된다. 과거 편집자나 디자이너가 손으로 하나하나 벡터 이미지를 다루던 것을 이제 AI가 대신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AI 기능을 이용하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소연하지만, 그걸 일일이 손으로 다 하던 시간과 비교하면 정말 오래 걸리는 걸까?


△ 디자인 작업 환경에서 메모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때마침 마이크론은 Crucial DDR5-5600 CL46 PRO 라인업에 96GB 용량의 메모리를 출시했다. 단일 메모리 기준 48GB 용량 메모리 2개 듀얼 킷으로 96GB 용량을 제공한다. 대원씨티에스가 유통한다.


△스토리지는 더 빠르고 넉넉한 용량을 제공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NVMe T500 라인업에 최대 2TB 용량을 제공한다. 속도는 현존 최고 속도 읽기 7,400 MB/s, 쓰기 7,000 MB/s를 구현하는데, 삼성이나 WD 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다.


△ 그래픽카드 전문 브랜드 조텍은 RTX 4090 Trinity OC 그래픽카드를 출시했다. 팩토리 오버클럭을 적용 레퍼런스 대비 빠른 최대 2,535MHz 부스트 클럭으로 구동하는 제품이며, 그럼에도 2개 110mm 쿨링 팬과 1개 100mm 쿨링 팬 그리고 9개 6mm 구리 히트파이프와 30% 이상 두꺼워진 대형 알루미늄 히트싱크를 사용해 매우 조용하다.


△ 인텔 14세대 환경이라면 메인보드 선택은 핵심 중의 핵심이다. 애즈락 라인업 중에서도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환경이라면 타이치, PG 라이트닝 그리고 노바 메인보드를 추천한다. 닥터모스 디자인의 전원부로 발열량이 매우 적고 보급기 대비 페이즈를 다양화해 고성능 시피유 구동에 최상의 컨디션을 항시 유지한다. 대원씨티에스가 유통한다. 사진 위는 PG 라이트닝, 아래는 스틸레전드 제품이다.

그럼에도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면 역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는 필수다. AI의 기반이 되는 GPU는 당연히 좋은 제품으로 선택해야 한다. 전문영역임을 감안해 RTX 4090은 넣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만, OK 사인을 보낼 사장님이 없다고 본다면, RTX 4080 정도는 기본이라 생각하자.

아무리 눈을 낮춰도 RTX 4060 Ti 이상을 선택하자. 오늘날의 영상 편집 역시 GPU의 파워에 꽤나 의존하고 있고, AV1과 같은 고압축 코덱과 8K 영상이 대두되고 있어 영상 편집 영역에서도 실시간 렌더링이 가능하려면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필수다.

메모리는 다다익선이라 했다. 심지어 온디바이스에는 그런 이유로 더욱 빠른 HBM 메모리를 기본으로 장착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디자이너의 PC에 8GB 메모리를 달지 16GB 메모리를 달지 고민하지 말자. AI를 적극 활용하려면 기준 128GB가 추천사양이다. 어렵다면 적어도 64GB는 필수로 갖추자.


프로세서의 비중은 살짝 낮아졌지만, 단지 비중이 낮아진 것일 뿐 프로세서는 시스템의 거의 모든 동작에 관여한다. 이미지 편집 등에 GPU를 이용한 AI 기술이 활발히 접목되고 있다 해도 그 외의 작업은 여전히 CPU의 힘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때문에 CPU 역시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추천한다면 인텔 14세대 코어 i7-14700K나 코어 i5-14600K 정도가 23년 12월 중순 시점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하지만 24년 상반기라면 non-K 모델과 F 라인업도 추가되니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면 상반기 구매도 좋은 시기다.

# 꼰대가 되지 말고 프론티어가 되자


AI에 대한 이러한 설명을 듣고 사장님이 보일 반응은? “아, 그러니까 좀 빠른 것뿐 니들도 손으로 다 할 수 있다는 거네?” 일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막대한 시스템 업그레이드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 조금 생각을 달리해보자. AI 기술은 디자인의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로고, 아이콘, 배너, 포스터 등의 디자인을 자동으로 생성하거나, 디자인의 품질을 평가하고 개선할 수도 있다. 사용자의 취향과 목적에 맞는 디자인 템플릿을 추천하거나, 디자인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해 줄 수도 있다.

영상 편집에서도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 영상의 내용을 분석하고 편집할 수 있는 적절한 구간을 찾거나, 영상의 품질을 개선하거나, 음성과 자막을 동기화하거나,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거나, AI 아바타나 음성을 생성할 수도 있다. 당장은 아니라 해도 근미래에 모두가 충분히 구현될 것이 뻔한 기술들이다.

이는 생산성의 향상과 직결된다. 영상 하나를 붙잡고 며칠을 편집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빠른 시스템과 AI의 힘을 빌면 몇 배의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한 번에 하나의 결과물 밖에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람과 달리 사장님의 마음에 쏙 들 만한 여러 포트폴리오를 눈앞에 내놓을 수도 있다.

이쯤 설명해도 못 알아듣는 사장님이라면, 심각하게 이직을 고민하자. 동일 시간에 몇 배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그래서 전문가들이 동일 시간에 더 많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이 쉬운 길을 마다하겠다고?

지금은 진득하게 엉덩이 붙이고 앉아 시간 꽉 채워 결과물을 만들어 오는 직원이 좋은 직원이 아닌 시대다. 빠르고 정확하게, 더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뽑아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AI의 도입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행여 이 글을 읽고 계신 디자인, 영상 업계 사장님이라면, 꼰대처럼 굴지 말고 미리미리 AI 시대를 준비하자. 지금 PC를 도입해 이미 구현된 기능을 익히기에도 꽤나 시간이 소요된다. 조만간 폭풍처럼 밀려올 AI를 그때 가서 직원들에게 왜 못 다루냐 윽박지르는 꼰대가 되지 말고, 직원보다 한 발 앞서 나가는 프런티어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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