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23] 잘만테크 이진한 전무를 만나다
[컴퓨텍스 2023] 잘만테크 이진한 전무를 만나다
  • 김신강
  • 승인 2023.06.0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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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 디자인 혁신 앞세워 미래 세대 정면 겨냥 움직임

3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지만 경영권을 인수한 회사가 파산해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을 취소당했으나 단단한 기술력으로 끝내 회생에 성공한 회사가 있다. 한 때 대한민국 쿨러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잘만테크 이야기다.

잘만은 영욕의 역사를 지나 쿨러, 케이스, 파워 서플라이 등 다양한 PC 컴포넌트를 만드는 중견 기업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잘만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올드한 이미지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2011년 모기업 모뉴엘의 대출 사기 사건은 잘만의 명성에 타격을 입혔지만 오히려 뛰어난 기술력이 알려지는 등의 긍정적 부분도 있었다. 문제는 10년도 더 넘은 이 사건이 계속 거론되며 잘만이 ‘쿨러 잘 만드는 오래된 회사’라는 이미지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회생 절차를 거치는 동안 정상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며 젊은 세대에게 부족해진 인지도도 문제가 됐다.

4년만에 대만 컴퓨텍스 2023에 참여한 잘만의 부스는 한 눈에 봐도 화려하고 젊어졌다. 제품의 퀄리티에는 확신이 있으니 이제는 포장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잘만의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이진한 전무는 “흥미를 빠르게 잃고 직관성을 중시하는 2030을 겨냥해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한 눈에 호감이 가고 세련된 제품으로 구성해 써 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잘만은 이미 제조업체 간 기술력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잘만은 로고도 새롭게 리뉴얼하고 엠블럼도 한국의 아이덴티티를 녹여 새롭게 변경하는 등 디자인에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통상 PC 컴포넌트 회사가 브랜드 리뉴얼에 인색했던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잘만이 컴퓨텍스 2023에서 가장 강조하는 제품은 쿨러도, 케이스도 아닌 커스텀 키보드, ‘스프링 라이더’다. 키보드 마니아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LINWORKS, 시리안 등과 함께 합작하여 공동으로 개발했다.


스프링이 7개 들어가 디자인 특허를 획득한 스프링 라이더는 경쾌한 타격감과 키치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용도에 맞는 패키지 키캡, 블루투스 5.0 등 최신 기능이 모두 탑재된 제품으로 올 여름 미국에서 먼저 선보인 후 글로벌로 확대될 예정이다. 국내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잘만의 하반기 야심작인 만큼 정식 출시는 확정적이다.


잘만의 주특기인 케이스, 쿨러에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온도 등 PC의 상태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Z10 DS’ 모델의 경우 아예 전면에 15.6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서브 모니터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준다. 이에 대해 잘만테크의 신동범 부장은 “새로운 인테리어 효과를 주는 데 1차적인 목적이 있다”면서도 “새로운 컴퓨팅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워 서플라이 역시 잘만의 섬세한 기술력이 녹아 들었다. ATX 3.0을 골드급은 물론 브론즈급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신 부장은 “브론즈급이라도 순간 피크 전력을 감당할 수 있다면 3070Ti급 제품에서 충분히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며 “고객이 무리하게 비싼 파워 서플라이를 사야 할 이유가 없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했다.


[잘만테크 이진한 전무와 1문 1답]

Q. 4년만에 컴퓨텍스에 참여한 소감은?
A. 6개월을 전 직원이 준비한 만큼 행사가 성황리에 이뤄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디자인에 역량을 집중했고 해외 방문객의 관심이 높은 것이 피부로 느껴져 전략 방향을 잘 잡았다는 확신이 든다.

Q. 기술 기업으로 유명한 데 유난히 디자인을 강조하는 이유는?
A. 잘만테크가 오래 가는 회사가 되려면 2030에 인정받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쉽게 질리고 텍스트를 싫어한다. 직관적이고 흥미로운 제품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결국 디자인으로 말해야 한다. 기술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은 제조 기술이 발달해 회사 간 실력 차가 크지 않다.

Q. 부스가 붐비는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제품은?
A. 아무래도 케이스가 관객에게 보여주기는 좋은 제품이기 때문에 눈에 띌 수밖에 없고 많이 모인다. 특별히 이번에는 케이스와 디스플레이를 접목시켜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정말 많은 방문객이 ‘AWESOME’을 외쳐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스프링 라이더’ 키보드에 기대가 큰 듯 하다.
A. 만드는 데 고민이 정말 많이 들어갔다. 세계적인 회사들과 협업해 잘만의 기술력을 간접적으로 강조하고 싶기도 했고, 패키지부터 신경을 많이 썼다. 잘만이 디자인도 잘 하는 회사구나 하는 인상을 주고 싶었던 대표적인 신제품이라 애정이 많이 간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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