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마이크로닉스 WARP GX1 M.2 NVMe … SSD의 기본을 지키다
[써보니] 마이크로닉스 WARP GX1 M.2 NVMe … SSD의 기본을 지키다
  • 김신강
  • 승인 2021.01.22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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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2일] - 한 기업이 성장하는 원동력이나 계기는 다양하겠지만, 제조업 분야는 비교적 단순하다. ‘킬링 카테고리’ 혹은 ‘킬링 제품’ 즉, 히트 상품을 하나라도 내놓을 수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가 갈린다. 마이크로닉스는 절대 강자가 없는 PC 부품 시장에서 국내 파워서플라이 부문 1위를 수년간 굳건히 지키며 그 위상을 공고히 굳혔다.

다양한 브랜드가 난립하고 사라지는 시장에서 파워 하나만큼은 제대로 하겠다며 출발했던 작은 유통사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과 긴 보증기간, 원활한 AS의 삼박자를 갖추며 소비자의 우호적 반응을 끌어냈다. 이어서 기계식 키보드, 게이밍 마우스, 스피커, 헤드셋, PC 케이스 등 PC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제품을 직접 제조하며 PC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남은 분야를 섭렵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접근한 분야는 다름 아닌 저장 장치, SSD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을 모토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브랜드가 비단 마이크로닉스 한 곳은 아니다. 그 점에서 절대 쉽지 않을 싸움이 될 분야에 발을 내디뎠으니 비장한 각오가 으레 짐작된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흔히 게임에서 ‘시공간의 순간 이동’을 뜻하는 ‘warp(워프)’라는 이름을 달고 처리 속도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NVMe 시장에 출사표 첫 번째 스토리지


일반 소비자는 ‘SSD는 HDD보다 빠르고 비싼 것’이라는 단순하고 막연한 개념을 갖고 제품을 물색한다. 그러다가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수록 유명 브랜드로 몰리는 현상이 작금의 실상이다. 삼성, WD, 도시바 등이 수 십 년 동안 저장 장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 이유다.

그러나 SSD도 성능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고려해야 할 요소가 생각보다 복잡하지만 그렇다고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다. 연결 방식을 결정하는 인터페이스, 적층형 방식을 어떻게 구현해 냈는가와 밀접한 낸드플래시 설계 형태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실상 품질과 완성도를 좌우하는 컨트롤러에 값어치를 하는 제품인지, 그렇지 못한 제품인지가 나뉜다.


때문에 브랜드 대부분은 이 세 가지 요소를 적절히 섞어 소위 가성비를 ‘짜낸다.’. NVme 인터페이스를 쓰면서 DRAMLEE 컨트롤러를 채택한다거나, SATA3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후 3D TLC 낸드 방식을 적용하는 식이다. 이렇게만 해도 일반 HDD보다는 훨씬 빠른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때문에 잘 모르는 고객은 만족하고 사용한다.

종합 컴퓨팅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마이크로닉스가 이러한 배경을 모를 리 만무하다. 그 점에서 최상위 라인업에 포진할 ‘마이크로닉스 WARP GX1 M.2 NVMe’(이하 워프 GX1)는 앞서 말한 3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한다. NVMe 인터페이스, 3D TLC 낸드(QLC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고성능 컨트롤러에 DRAM 캐시까지 모두 탑재했다.

성능 하나에 집중한 설계, 속도에 올인하다.


마주한 제품은 2280 규격에 저장장치의 무게는 단 7g이다. M.2 폼팩터 디자인을 채택해 8cm 남짓한 작은 크기에도 용량은 무려 512GB에 달한다. 하지만 동일한 외형에 이보다 두 배가 더 넉넉한 1TB 용량 제품도 있다. NVMe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퍼포먼스가 눈에 선하다. 조금 더 빠르거나 약간 느릴 뿐 기본을 할거라는 기대 심리가 먼저 작용했다.


공급사가 내세운 워프 GX1의 처리속도는 당연히 빠르다. 512GB의 경우 공식 자료는 읽기 3,400MB/S, 쓰기 2,590MB/s이며, 1TB는 읽기 속도는 512GB와 동일하지만 쓰기 속도는 3,000MB/s에 달한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외장 SSD 최상급의 처리속도와 비교하면 3배 정도 빠른 것이니 얼마나 빠르다는 것은 직접 사용하기 전에는 짐작하기 쉽지 않다. 물론 사용환경에 따라 속도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나열한 도표와 같이.

3D TLC의 경우 현시점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선택지다. 셀 하나에 3bit를 저장해 1bit의 SLC, 2bit의 MLC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다. 게다가 용량 대비 가격이 무척 경쟁력 있다. 과거 2D TLC 시절에는 MLC 대비 속도가 떨어지거나 수명이 짧은 문제가 있었지만, 3D 방식으로 전환한 뒤 이 문제는 사라졌다. 4bit 방식의 QLC가 있지만, 내구성과 속도에서 아직은 문제가 많다.


512MB의 DRAM 캐시 메모리도 성능 저하에 효과적인 설계다. 사실 DRAMLESS 제품이 시중에 의외로 많고 가격 경쟁력도 높기에 수요도 꾸준하지만, 데이터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꼭 따져볼 필요가 있다. Silicon Motion 컨트롤러를 적용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인데, 전력은 조금만 쓰면서도 데이터 보호, SSD 성능 유지에 기여한다. 설령 오래 사용해 비트 에러율이 증가하더라도 일관된 데이터 처리량을 유지한다.

마이크로닉스라는 브랜드가 안기는 신뢰는 3년의 무상 보증기간만으로도 이미 검증이 끝났다. 200만 시간의 무고장 보증 시간(MTBF)이 구체적인 예시다. 제품 이상이 발생하면 수리가 아니라 무조건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정책은 타 브랜드가 따라 하기 힘든 이점이다. 오랜 시간 전국에 구축한 센터망을 통한 손쉬운 처리는 한번 겪어보면 얼마나 흡족함을 안기는지 직감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 높인 정책은 차별화 포인트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장점은 가격이다. 처음 선보이는 SSD 제품인 만큼 가격 경쟁력을 극단적으로 가져가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마이크로닉스의 의중이 엿보였다. 동급 모델인 삼성의 970 Evo Plus 모델의 경우 1TB 기준으로 마이크로닉스의 2배에 가까운 가격이다.


보증 기간은 더 길지만, 사용보증 시간은 마이크로닉스가 50만 시간 더 길다. 물론 삼성은 최근 4세대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980 모델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3세대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마이크로닉스 WARP GX1 M.2 NVMe에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가격 차이가 3배 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무의미하다. 요즘 같은 시국에는 더욱더 그러하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시장에 처음 출시되는 SSD인 만큼 실제 벤치 테스트나 먼저 사용해본 이의 반응에 민감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카테고리로 확장할 때마다 안정성을 기반에 깔고 제품을 출시해 온 마이크로닉스의 그간 행보를 볼 때 일단 기대로 기우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 있는 제품은 책임지겠다는 보증 정책이 너무 확실하다 보니 걱정될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정도다.

치열한 PC 부품 시장에서 중소 브랜드가 살아남는 방법은 사실 동일한 성능에 매력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는 것 외에 특별한 묘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크로닉스는 이 단순하고 어려운 일을 매번 성공시키며 그들의 제품을 시장에 안착 시켜 왔다. 어느 정도 시장이 정리된 저장 장치 시장에 마이크로닉스가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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