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포스 RTX 30 시리즈, 노트북 시장도 접수하다
지포스 RTX 30 시리즈, 노트북 시장도 접수하다
  • 김신강
  • 승인 2021.01.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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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8일] - 성장세의 한계에 부딪힌 지 오래였던 데스크탑 PC 시장을 다시 일으킨 힘은 두 가지, 코로나19와 엔비디아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코로나19야 재택근무와 원격교육, 게임 수요 증가를 일으켰으니 당연히 PC 시장을 다시 살린 영웅(?)이지만 뜬금없이 엔비디아는 왜 거론될까?

해가 바뀌고 PC 신제품이 고사양화되는 것은 PC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는 사람일지라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시대가 갈수록 하드웨어 기술이 발전할 것이고, 게임을 비롯한 소프트웨어도 점점 좋아질 테니 당연히 컴퓨터도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현상이 일어날 때 그 기저나 중심을 보고 그 흐름을 파악하면 막연한 짐작보다는 좀 더 실체적이고 뚜렷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오래된 논쟁처럼, PC 시장 역시 하드웨어가 먼저냐 소프트웨어가 먼저냐 하는 논쟁이 있다.

쉽게 말해 게임의 발전이 PC의 발전을 가져온 원인인가, PC의 발전이 게임의 발전 원인인가 하는 질문이다. 적어도 2020년 하반기 이후에 대한 대답은 명확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 시리즈 그래픽카드가 컴퓨터를 급속도로 고사양화 시킨 원인이다.


RTX 30 시리즈는 전작 20 시리즈 대비 전반적으로 2배 이상의 스펙이 상승했다. 스트리밍 멀티프로세서는 1개에서 2개, 최고사양 모델 기준으로 메모리 2.2 배 증가, 레이트레이싱 코어, Tensor 코어 모두 세대 진화를 했다. 30 시리즈의 중급 모델인 RTX 3060Ti가 20 시리즈의 시그니처 모델인 2080 이상의 성능을 낼 정도다. 그래픽이 좋아지면 CPU, 메모리 등 게이밍을 위한 환경들은 당연히 따라서 좋아진다.

엔비디아는 급기야 이번 기회에 노트북 시장의 판까지 바꿀 태세다. 엔비디아는 지난 12일 새벽 2시(한국시간)에 ‘지포스 RTX: 게임 온’ 행사를 진행하고 암페어(Ampere) 아키텍처 기반의 지포스 RTX 30 GPU가 탑재된 노트북을 무려 70종 이상 출시했다.

애플이 자체 CPU M1을 개발하며 인텔과 결별을 선언한 후 맥북 프로, 맥북 에어 새 모델이 좋은 입소문을 타며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동안 뚜렷한 동력이 없었던 윈도우 기반 노트북 시장에 완전한 호재가 됐다. 적어도 게임 부분으로 경쟁을 끌고 가면 맥OS는 윈도우를 이길 수가 없는데, 게이밍 노트북 시장의 판을 새로 짤 수 있는 분위기가 잡혔기 때문이다.

26일부터 판매를 알린 30 시리즈 노트북은 새로운 RT 코어, Tensor 코어, 스트리밍 멀티프로세서가 탑재돼 현존하는 가장 사실적인 레이트레이싱 그래픽과 AI 기능이 제공될 전망이다. 2세대 아키텍처인 암페어는 전작 대비 2배의 처리량을 보여주며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을 비롯한 ‘레이트레이싱’이 적용된 게임을 즐길 경우, 마치 영화와 같은 실시간 렌더링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올해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사이버펑크 2077의 경우 콘솔 버전에서의 버그 문제가 이슈가 되긴 했지만, 콘솔 유저들의 가장 큰 불만은 PC 버전에 비해 콘솔의 경우 그래픽이 너무 차이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지포스 30 시리즈의 퍼포먼스가 그만큼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버펑크 2077의 경우 트레일러만 봐도 엄청난 고사양이 요구되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작년 말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 5와 엑스박스 시리즈 X는 전작 대비 엄청난 스펙 상승을 이뤄냈지만, PC와의 차이는 쉽게 좁히기 어려울 듯하다.

그래픽카드만 따로 판매하는 것과 노트북을 판매하는 것은 주 고객층도 다르다.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고객은 큰 컴퓨터로 게임을 하면서 업무 등 다른 작업도 하기 위한 유저라면, 노트북 고객은 업무를 주로 하되 게임도 즐기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조금 결이 다르다.

게임을 하지 않아도 당연히 RTX 30 시리즈 기반의 노트북은 기존 제품보다 훨씬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 웹 서핑, 문서 작업, 그래픽 작업 등 다양한 게임 외의 일 중 가장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작업은 아무래도 동영상 부분이다. 엔비디아 스튜디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크리에이티브 앱에 AI 가속화가 가능해졌다.

복잡한 3D 장면을 렌더링하든, 고해상도 영상을 편집하든,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든 현존하는 최적의 경험을 강조하다. 사실 30 시리즈 정도 되는 그래픽카드를 소화하려면 노트북을 구성하는 제품들의 스펙이 올라가는 것은 어찌 보면 상식이다.
게이밍 노트북을 선택할 때 사용자들이 중시하고 또 직관적으로 와닿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주사율(FPS)이다. 일부 게이머들만의 용어였던 주사율은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또 중요한 기준이 됐다. 좀 괜찮다 싶은 게이밍 PC의 주사율이 144Hz 정도부터 출발하는데, 지포스 RTX 30 시리즈 노트북의 절반 이상은 240Hz, 혹은 그 이상의 주사율을 제공한다.

RTX30 시리즈 노트북을 구매하는 사용자 중 게임을 염두에 두지 않고 구매하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오버워치’, ‘레인보우식스’, ‘포트나이트’ 등을 생각하고 산다는 이야기다. 이들 게임은 1초 미만의 찰나에 승부가 결정하는 속도감을 자랑하기 때문에 단순히 ‘노트북에서도 할 수 있다’ 이상의 성능이 요구된다. 지포스 RTX 30 시리즈 노트북들은 주사율은 높으면서도 엔비디아 리플렉스를 사용해 시스템 지연시간은 20ms 미만으로 줄였다.

엔비디아가 자랑하는 3세대 맥스Q 기술 역시 좋은 성능에 초점을 맞추지만, 노트북이라는 특성을 십분 고려해 최적의 전력을 제공한다. 고사양 그래픽카드가 들어가는 만큼 전력 소모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는 배터리는 얼마나 가는지, 발열은 심하지 않은지에 대한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

3세대 맥스Q 기술의 기능 중 하나인 ‘다이나믹 부스트 2.0’은 AI 네트워크가 사용자의 필요, 구동 중인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CPU, GPU 및 GPU 메모리 간 전력 균형을 스스로 맞추며, 최대 성능을 위해 수시로 최적화한다. 엔비디아는 전 세대 대비 에너지 효율성이 최대 2배까지 향상되는 것으로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RTX 3060, 3070, 3080 기반의 라인업을 모두 망라했다. 200만 원대부터 출발하는 RTX 3080이 당연히 가장 좋지만 RTX 3060 역시 게이밍 PC로서 손색이 없다. 100만 원 초반부터 시작되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보여주지만, 이전 플래그십 GPU인 지포스 RTX 2080 슈퍼를 탑재한 노트북보다 빠르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작년까지 200만원대 팔던 노트북보다 올해 나올 100만원대 노트북이 더 빠르다는 소리다. 그러한 제품은 26일부터 기가바이트, 에이수스, HP, 레노버 등 주요 제조사들을 통해 판매에 돌입했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비대면 중심의 뉴노멀 시대는 사실상 엔비디아의 독무대가 됐다. 노트북 시장을 잡고 또다시 날개를 달 건 자명한 현실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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