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끝판왕 RTX 3060Ti] 왜 인기인가?
[가성비 끝판왕 RTX 3060Ti] 왜 인기인가?
  • 김신강
  • 승인 2020.12.31 2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12월 31일] -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나는 2020년은 세계사에 유례가 드문 고통스럽고 답답한 한 해로 마침표를 찍었다. 코로나가 만든 비대면 일상화 시대의 수혜를 입고 PC 시장은 애플 M1의 화려한 등장을 알린 CPU,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돌입하며 대용량 시대를 열고 있는 SSD, 3,200M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새로운 DDR4 메모리 등 많은 분야가 진화했다. 재택근무의 증가와 야외 여가 활동의 극심한 제약 등이 PC의 고사양화를 부추긴 탓이다.

PC 부품 중에서도 가장 큰 도약을 보인 분야는 역시 그래픽카드다. 위클리포스트 역시 새롭게 출시된 지포스 RTX 3000시리즈를 집중적으로 분석, 보도한 바 있다. 9월 시그니처 모델인 RTX 3090을 시작으로 평균 한 달을 기점으로 RTX 3080, RTX 3070을 연달아 내놨다. 3000 시리즈의 경우 PC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와 흐름을 같이 하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 12월 2일 출시된 RTX 3060Ti는 3000시리즈의 대중화를 선언한 상징적인 모델로 엔비디아의 신제품 라인업의 정점이 됐다. 애플 스마트폰에 비유하면 아이폰12 프로맥스, 아이폰12프로, 아이폰12에 이어 마지막에 아이폰12 미니가 출시된 흐름으로 볼 수 있는데, 아이폰12 미니는 4가지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시장을 갖고 있지만, 그래픽카드는 시장의 크기를 아이폰의 역순으로 보면 된다.

시리즈 간의 가격 차이가 워낙 크기도 하고, 일반 사용자들이 원하는 퍼포먼스를 구현하는데, 3060Ti는 사실 불편함이 전혀 없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RTX 3060Ti를 먼저 체험해 본 사용자들의 공통된 평은 ‘최강의 가성비’라는 것이다. 당연히 3090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전 세대의 하이엔드 모델인 2080과 비교했을 때 더 뛰어난 테스트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이폰12 미니가 아이폰11프로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면 얼마나 큰 화제가 됐겠는가.

일단 전 세대 대비 크기가 매우 작아졌다. 자칫 PC 케이스 내부를 상당 부분 가릴 정도로 길고 지지대가 있어야 휘지 않을 만큼 무거웠던 2000 시리즈와 비교하면 몸집이 매우 가벼워졌다. 육안으로는 ‘보급형의 최강 모델’이라는 아이덴티티에 부합한다.

분명 시리즈 60을 결코 하이엔드급으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보급형’으로 격하시키에는 억울한(?) 측면이 적지 않다. 4,864개의 쿠다 코어에 1.67GHz의 부스트 클럭을 갖춘 RTX 3060Ti는 긱벤치, 3DMARK 등 주요 테스트에서 RTX 2080S를 압도하거나 소폭 앞서는 결과를 보여줬다. 쉽게 말하면 50만 원대의 제품이 100만 원대의 제품을 이긴 것이다. 최강의 가성비라는 말은 마케팅적인 수사가 아니라 수치로 입증된 ‘팩트’에 가깝다.

사용자 관점에서 두 제품을 놓고 비교했을 때 고민의 여지를 아예 없애버린 것이 3060Ti다. 게다가 파운더스 에디션이 없는 상황에서 추후 오버클럭 버전이 출시될 것을 예상한다면 더더욱 선택은 3060이 옳다. 그런데도 RTX 3070 이상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망설이는 사용자들의 가장 큰 이유는 고해상도에서 중급 모델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까 하는 의심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3060Ti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 역시 바로 이 고해상도 적응력 때문이다.

240Hz 모니터의 출시가 늘고 ASUS가 360Hz 모니터까지 내놓을 정도로 사양이 높아지고 있다. 단연코 3060Ti는 고해상도 모니터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혹자는 3060Ti의 등장이 3070이나 3080의 고객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예상할 정도로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RTX 3000시리즈가 PC 수요 증가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지만, 3060Ti는 뛰어난 상품성 때문에 조텍, 이엠텍, 기가바이트 등 우리나라 주요 제조사들이 대부분 참여해 생산하고 있어 공급량도 상대적으로 원활하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유통이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가격 상승도 일어나지 않아 고객이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올해 초 장당 3천 원이 넘게 팔리던 마스크 한 장이 지금은 500원도 채 하지 않는다. 3070 시리즈 이상은 그들이 보유한 실력보다도 훨씬 비싼 값을 요구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다수가 선택하는 제품은 최고는 아닐지언정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RTX 3070 이상의 하이엔드급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절대 나쁜 선택은 물론 아니다. 3090의 경우는 무려 1만 496개의 쿠다 코어에 최대 1.7GHz 부스트 클럭을 보여준다. 쿠다 코어 수가 3060Ti의 3배 가까이 된다. 당연히 더 좋은 제품이지만 몇 배나 되는 가격 차이를 감수할 만큼 똑똑한 선택이 되는가 하는 질문 앞에서는 고개가 갸웃해진다.

3060이 공개되기 전 가격과 전력효율을 따졌을 때 RTX 3070이 가장 합리적인 모델이라는 것이 중론이었으나, 공개 직전 유출된 RTX 3060Ti의 요건으로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다. RTX 3070과 큰 차이 없는 구성에 100달러가 더 낮은 399달러로 출시됐고, 699달러에 출시됐던 RTX2080S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줬으며, 설계전력마저도 250W에서 180W로 낮아져 소위 가성비의 ‘끝판왕’이 된 것이다.

사용자가 RTX 3060Ti를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다양한 제조사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져 취향에 맞는 구매를 할 수 있는 쇼핑의 재미가 생긴다. 제조사별로 제품 디자인이 다르고, 화려한 효과를 내세우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심플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내세우는 브랜드가 있다. 솔직히 성능은 거의 차이 없다. AS에 대한 평판으로 선택하는 것도 좋은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다.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고, PC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범위는 너무나 넓고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최고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단언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올해 출시된 새 그래픽카드 중 RTX 3060Ti는 가장 뛰어난 가격 대 성능비를 갖췄다는 것, 일반 사용자는 물론 상당 수준의 게이머들에게도 전혀 무리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것, 그리고 특가 판매를 잘 노리면 40만 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고 이 가격은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3배 가까운 비용을 지불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