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한정판 KA코드명 어벤저스 에디션 공방 … 다르다 or 같다
인텔 한정판 KA코드명 어벤저스 에디션 공방 … 다르다 or 같다
  • 김현동
  • 승인 2020.12.30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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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0일] - PC 업계에는 특별한에디션이 예고 없이 등장하는 때도 있다. 예고 없이 라는 말의 의미는 그 빈도가 잦다는 뜻인데, 다이슨 같은 고가 전자제품이 연말이나 특별한 시즌을 기념해 구성품이나 패키징에 공을 들여 가격을 높여온 전략과는 다른 성격이다. PC 업계에서 등장하는에디션은 어디까지나 기존 제품의 확장판 개념이자 한해 우리 제품을 사용해줘서 감사하다는 의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에디션으로 등장한 제품을 보노라면 박스 디자인부터 차별화를 꾀한 만큼 사용자에게 '소유욕 불러일으킬 정도이며, 실제 이들 제품만 선호하는 두터운 수요층도 생겨났다. 보는 시선에 따라 한정판이라는 개념이 명백하기에 일부에서는 수십 년 뒤 진품명품에 감정받으려(?)는지 혹은 수집하는 용도로 사들이는 예도 있고 기왕 사는 거라면 의미가 추가되는 제품을 선택하는 모습 등 이유는 제각각이다.

이러한 구도에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일종의 팬서비스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손님 대우받는 느낌을 안기는 효과에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 그 연장선에서 인텔은 2020년 중순쯤 어벤저스 에디션을 전격 시장에 투입한 바 있다. 박스 디자인부터 파란색에 제품명을 알리던 기존 제품과 달리 마블 어벤져스를 형상화한 이미지로 격을 달리했으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박스만 수집한다는 사용자가 등장할 정도로 쟁점이 됐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1년 전 경쟁사가 50주년 기념으로 대표 사인을 각인한 에디션을 선보인 바 있다. 물론 이 제품은 가격부터 차별성이 분명했기에 일반적인 PC 시장에 등장하는 에디션과는 달리 애초에 프리미엄을 지향했다. 그게 아닌 보편적인 에디션은 기획 단계부터 대중성을 염두하고 제품을 선보이기에 가격 또한 특별할 게 없는 선을 유지한다.

경제이론에서 등장한 마케팅 기법


사실 에디션 개념은 경제이론을 통해 처음 등장했고 오늘날에는 마케팅 공식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짙다. 주목할 용어 스놉(Snob) 효과와 밴드웨건(Bandwagon) 효과라는 두 가지 측면이 주된 이유다. 용어가 내세우는 뜻은 비슷하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비할 때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형태의 의사결정이라는 맥락은 같다. 나만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현상을 자극해 소비를 촉진할 전략과도 맞물리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달린다.


흡사 특별한 사용자 혹은 나를 위한 특별한 제품이라는 어감이 담긴 제품임을 체감하게 할 차별화 요소를 부각하는 것인데 다름 아닌 그동안의 한정판이 구매심리를 오묘하게 자극했던 근간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지적하며 과시욕 또는 소유욕이라고 비꼬기도 하나 그건 여타 제품에 해당하고 PC 분야에서의 에디션 가격이 기존 제품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 분명히 그릇된 지적이다.

그런데도 두 가지 제품이 가판대에 올랐을 때 에디션 선호 현상이 뚜렷하며 이들 제품의 소진 현상이 더 빠르다는 점은 판매량 증대라는 일시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보기에 충분한 근거가 된다. 특히 어벤저스 에디션이 무한정 공급되는 것이 아님은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다시금 만날 수 없음이 명확한 대목에 고민하게 만드는 효과도 수반한다.


내가 사용하는 PC에 사용된 제품이 만약 한정판이라면? 이라고 가정했을 때 비단 어벤저스가 아닌 에디션으로 등장한 제품이 지닌 소유욕은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가볍게 무시해도 될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생각이 많은 품목이다. 그 점에서 에디션의 가격이 먼저 공급된 제품과 같다는 건 사실상 접근 문턱이 없는 것과 다름없음에 에디션을 내세워 시장에 소비 촉진을 자극하는 현상이 비난받을 이유는 하등 없다.

10세대 어벤저스 에디션이 뭐길래?


인텔 10세대 라인업을 통해 어벤져스 에디션으로 등장한 KA 시리즈는 마블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등장한 일종의 한정판이다. 제품 박스 디자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기존 제품과 다를 건 없다. 박스 분류가 KA로 시작 될 뿐 마이크로프로세서 분류 코드는 일반 코어 시리즈와 동일하다. 그렇다면 왜 마블 에디션이 등장한 것일까? 에 관해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스퀘어에닉스가 발매한 액션 게임 마블 어벤져스는 콘솔 게임기 분야에서는 발매 3일 만에 판매량 350만 장을 돌파할 정도로 초반 이슈 몰이에 성공한 작품이다. 시작 단계부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판권을 활용한 작품으로 소개되면서 분위기 또한 순탄하게 조성되었으나, 그 성과는 예상과 달리 부진했다.

물론 한 해를 정리하는 지금에서야 결론이 나왔기에 하는 말이지만 예상 판매량의 60% 수치만 간신히 달성하면서 약 690억 원 적자를 낸 불명예 게임으로 기록됐다. 물론 시작 단계에는 최대 기대작이었고, PC는 물론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을 상대로 서비스되는 게임이었기에 에디션도 분위기에 올라타고 출시되기에 이른다.


인텔 10세대 코어 i9-10900K, i9-10850K, i7-10700K, i5-10600K 까지 총 4종 제품이 어벤져스 패키지로 등장하면서 기존 코어 시리즈와 시장에서는 다를 것이라는 잡음이 들린 것도 사실이지만 재차 강조하지만, 제품이 다른 것이 아닌 패키징이 다른 것일 뿐 애초에 출발선은 같은 제품이라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이의 의미는 동작클럭과 성능 그리고 시피유 구성까지 모두 코어 시리즈와 같음을 암시한다. 테스트 결과도 마찬가지이고.


결과적으로 본다면 시장에는 활력을 사용자에게는 재미를 제조사 입장에서는 한 시대상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일 것인데, 먼 훗날 PC의 역사를 뒤돌아볼 때 2020년 중순경 등장한 어벤저스 에디션 또한 그 무렵에 다시금 추억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파란색 일색의 시피유 단품 포장이 아닌 모처럼 만화 속 캐릭터가 가득한 형태 제품을 마주하면, 십중팔구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딱딱할 것만 같은 PC의 이미지를 유하게 풀어주는 이 같은 방식 또한 PC의 표준 인텔이기에 가능한 여유다.

종합하자면 어벤저스 에디션은 박스만 다를 뿐 일반 버전과 같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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