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0세대 K-프로세서, 오버클럭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이끌다
인텔 10세대 K-프로세서, 오버클럭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이끌다
  • 김신강
  • 승인 2020.12.2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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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1일] -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원격교육이 활성화되면서 PC 시장은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 특히 PC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세서 분야는 어느 때보다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CPU의 절대 강자 인텔은 올해 유난히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애플이 작년부터 예고했던 자체 개발 프로세서 M1을 기어이 출시하며 인텔과의 이별을 진행하고 있고, AMD는 11월 라이젠 4세대를 출시하며 인텔의 공고한 아성이었던 단일 코어 성능을 위협하고 있다. 5900X를 중심으로 한 고가의 상위 모델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그러나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고, 인텔의 위상이 쉽게 꺾일 거라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애플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장의 크기는 성능과 관계 없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고, AMD는 수급 불균형이 연거푸 발생하며 과거 인텔 8,9세대 때 문제가 됐던 가격 거품 사태가 빚어져 시장에서 잡음이 들리는 상황이다.


심지어 정부 기관의 99.5%가 인텔을 사용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특성상 주류의 자리를 쉽게 내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상반기 매출 역시 389억 5천1백만 달러(약 44조 4천5백8십억 원)로 세계 반도체 1위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다.

#오버클럭을 재미로 승화한 인텔, K와 KF 모델에 주목


오랜 역사가 만든 압도적인 사용자 수와 높은 안정성은 인텔의 아이덴티티가 됐고, 인텔은 10세대에 들어서 K 시리즈를 내걸며 ‘오버클럭(Overclock)’을 공식적으로 허락(?)하는 대범함을 보여주고 있다. CPU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성능을 높이는 과정을 의미하는 오버클럭. 자동차로 비유하면 속도 제한을 푸는 것과 유사하다.

최대치의 성능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계속해서 최대치로 몰아치면 기기의 수명이 줄어드는 것이 자명하니 제조사가 60~70% 수준으로 일종의 제약을 걸어놓는 것이다. 과거 오버클럭은 금기였다. 기술적으로 발열 제어가 어렵고 고장 확률이 높았으며, 이렇게 무리가 가해진 프로세서가 CPU 뿐만 아니라 메인보드를 비롯한 다른 주변 기기까지 손상시키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문제는 오롯이 멀쩡한 CPU를 괜히 건드린 사용자들의 몫이었고 제조사인 인텔은 책임질 이유가 없었다. 그랬던 인텔이 10세대 K 시리즈에는 오버클럭을 사실상 독려하고 있다. 생산 단계부터 동작 클럭과 가능 클럭의 간극을 넉넉히 만든 것에서 비롯된 변화다. 덕분에 K 시리즈는 가격이 당연히 살짝 더 높지만 퍼포먼스 상승 폭을 감안하면 부담스럽다 할 수 없다.

10700 모델을 예로 들면 차이는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K가 붙은 모델과 붙지 않은 모델은 기본 8코러 16 스레드, 캐시 용량, 메모리 클럭 모두 동일하다. 그렇지만 동작 주파수에서 현격한 차이가 발생한다. Non-K 모델의 경우 2.9~4.8 인 반면, K가 붙은 모델은 3.8~5.1까지 나온다.

인텔이 오버클럭을 사실상 독려하고 있다고 하는 이유는 과거 전문가의 영역처럼 여겨지던 오버클럭을 컴퓨터 초보자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메인보드 내 바이오스에서 배수를 변경해 고클럭으로 끌어올리고, 전압 및 전원 설정을 변경해 안정화를 시켜야 했다.

#오버클럭이 어렵다고? 그럴까봐 전용 프로그램 배포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인텔은 초보자를 위한 ‘Intel Performance Maximzer(인텔 퍼포먼스 맥시마이저)’를 배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텔 퍼포먼스 맥시마이저는 바이오스에 진입할 필요도 없이 윈도우 상에서 완전히 자동으로 오버클럭을 진행하기에 간단하고 쉽다.

인텔 K 시리즈 CPU를 구매하고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오버클럭이 끝난다. 다만 설정 값을 사용자가 조정해가며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없이 오롯이 프로그램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오버클럭의 개념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화면을 해석할 수 있는 정도의 숙련자는 ‘Intel Extreme Tuning Utility(인텔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 이하 XTU)’를 다운받아 사용하는 편이 좋다. XTU는 초보자를 위한 간단한 기능부터 전문가급의 고급 설정까지 모두 제공하기 때문에 퍼포먼스 맥시마이저에 비해 선택의 범위가 넓고, 오버클럭을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된다.

기본 튜닝은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단계에서 벤치마크를 실행해 현 시스템의 성능을 테스트한다. 2단계부터는 성능 조절 항목을 클릭하며 적정 오버클럭을 진행하고 3단계에서 마무리 테스트를 해서 1단계 수치와 비교한다. 점수가 더 높으면 성공, 더 낮으면 실패다. 실패하면 다시 하면 된다.

물론 이 정도로도 사용자에게 어느 정도 자율권을 주기 때문에 퍼포먼스 맥시마이저보다는 한 발 나아간 것이지만, 숙련된 사용자라면 고급 튜닝(Advanced Tuning) 메뉴로 진입해 CPU 공급 전원을 조절하거나, 코어별 작동 속도를 변경하는 등의 시도도 할 수 있다. 이 때는 전통적인 오버클럭 방법이 조금 편해진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의 지식은 필수다.

인텔은 10세대에 들어서며 오버클럭을 ‘꼼수’나 ‘팁’이 아닌 ‘기능화’시켰다. 인텔 입장에서는 자신감의 표현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PC를 안전하고 즐겁게 튜닝하는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영역의 확장이다.

자동차도 기계적 요소를 사용자가 임의로 건드리면 서비스의 범위에 포함시켜 주지 않는데, 인텔은 공식적으로 “그래, 너희들이 그럴 줄 알고 여유분을 준비했어”라는 호탕한 아량을 베풀었다. 덕분에 음지의 영역을 양지의 영역으로 끌어올려 인텔의 안정성을 과시하는 효과는 덤이다.

#같은 비용으로 조금 더 나은 성능을 체감할 수 있어!


오버클럭이 아무리 쉬워지더라도 대부분의 PC 사용자들은 오버클럭 용어조차 생경한 것이 사실이다. 혹시라도 고장나면 어떡하나, 느려도 참고 쓰지 생각하는 사용자가 대다수다. 퍼포먼스 맥시마이저든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든 프로그램의 존재를 안다는 자체가 이미 ‘실제’ 초보자들보다 한 수위의 유저임을 입증한다.


그런데 사실 알고 나면 어려울 일이 별로 없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PC의 성능을 아주 손쉽게 높일 수 있는 간단한 팁을 얻은 기분이 든다. 주변 지인들에게 ‘PC 지식’을 자랑하고 생색낼 수 있는건 덤이다. 실제 오버클럭을 진행 후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하면 좋은 점수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버클럭을 시도할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게이밍에서의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체감 차이는 게임마다 다르기도 하고 그렇게 크지 않기도 하다. CPU의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도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은 메인보드 제조사가 기본 옵션으로 BIOS 상에서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 내도록 세팅을 하기에 사용자가 임의대로 세팅하지 않더라도 고성능 시피유를 장착하면 그에 어울리는 성능값을 발휘한다. 때문에 오버클럭을 보는 시선도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컴퓨터가 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같은 값으로 남들보다 전반적으로 좀 더 빠른 효과가 난다는 정도로 기대치를 낮추는 것 많이다. 그렇다고 오버클럭을 권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를 사자마자 오버클럭을 하는 것보다, 2~3년 정도 사용하고 전체적인 퍼포먼스가 좀 느려지거나 힘에 부친다는 인상이 들 때쯤 오버클럭을 진행하면 피부로 체감하는 효과는 분명히 느껴질 것이다.

오버클럭은 자동차 기어의 S 모드처럼 쉽게 퍼포먼스를 높일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조금 더 알면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의 영역이 됐다.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인텔 CPU의 안정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부분이다. 이왕이면 K 모델을 선택하고 오버클럭으로 조금 더 오래 PC를 쓰는 작은 지혜를 발휘하는게 어떨까.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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