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 노린 전쟁의 서막, 인텔 11세대 CPU 출시 D-20일
왕좌 노린 전쟁의 서막, 인텔 11세대 CPU 출시 D-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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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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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10일] - 인텔의 차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 11세대 로켓레이크의 공개가 임박했다. 주요 외신들은 인텔의 11세대 CPU에 관한 성능 정보 및 리뷰가 16일, 정식 출시일은 그로부터 2주 후인 3월 30일이 될 것이라 보도했다.

코로나19 이후 데스크톱 PC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인텔은 차세대 CPU의 리더 자리를 공고히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AMD 라이젠 4세대가 인텔의 마지막 보루와도 같았던 싱글 스레드 우위와 게이밍 성능을 추월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오랜 파트너였던 애플이 자체 CPU M1을 개발해 인텔과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면서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강한 때이기도 하다.

인텔은 과연 11세대 CPU를 통해 화려한 전성기 때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우선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다. AMD 역시 라이젠 4세대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초부터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가격이 치솟았고 급기야 구매를 포기하는 현상도 생겨났고, 보장된 퍼포먼스와 안정적인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인텔 10세대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성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공급이다. 작년 코로나가 전 지구를 뒤덮은 직후 게임기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닌텐도 스위치는 정가 36만 원짜리 제품이 최고 10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얼마 전 새로운 세대를 발표한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X 역시 정가 대비 2배 가까운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제품의 인기는 좋은 일이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구매를 원하는 고객을 잃고 있는 셈이니 달가울 리 없다.

엔비디아도 비슷한 구도에 속앓이 중이다. 지포스 3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는 최소 2배 이상 가격이 올라 소비자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3090은 이미 초기 공급가의 3~4배가량이 상승했다. 그마저도 제품이 없어 구매가 힘들다.

이런 점에서 수 십 년 동안 CPU 시장을 지배해온 인텔의 안정적인 공급망은 분명히 유리다. 사용자 역시 예측이 가능하고 어떤 프로그램이나 디바이스와도 호환성이 높은 인텔 CPU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PC의 두뇌와 같은 CPU의 안정성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손꼽는다. 단순히 성능만 잘 나오는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물론 11세대 로켓레이크가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사골과도 같은 14 나노미터 공정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과거 제품의 ‘옆그레이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들리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문가의 평가이고, 시장은 과거나 지금이나 그다지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번 공개된 11세대 11900K 공식 슬라이드 자료를 보면, 기존 10세대 10900K 게이밍 성능 대비 최대 14%, 최소 8% 이상의 향상을 예고했다. 정식 성능 공개는 아니지만 예상을 웃도는 벤치마크다. 이 정도 수치만 나와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웃음 지을만하다.

가격 역시 이변이 없는 한 10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텔 스스로도 AMD와의 성능 경쟁에서 우위를 자신할 만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가성비와 물량을 앞세워 ‘신뢰’를 무기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쯤 되면 전쟁의 서막이라는 표현도 어울린다.

사용자는 어려운 기술용어나 공정 과정에 대해 사실 관심이 별로 없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이 CPU를 내 PC에 탑재했을 때 얼마나 뛰어난 사용성을 보여주는가’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인텔은 이미 10세대에서 충분히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고, 이것을 11세대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구도를 만들어놨다.

한 마디로 ‘믿고 사는 CPU’가 바로 인텔이고, 인텔은 그런 신뢰도로 지금까지 브랜드 가치를 유지했다.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99%가 인텔 CPU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인텔이 구축해 온 아성이 얼마나 공고한가를 짐작게 한다.


제품이 공식 출시된 후 여러 필드테스트를 통해 나오는 전량화된 수치가 나와야만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아쉽게도 높은 발열과 전력 소모는 11세대에서도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은 유일한 걸림돌이다. 직접적인 경쟁 상대인 라이젠 5000 시리즈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인텔 입장에선 안정적인 공급과 뛰어난 가성비가 무엇보다 중요한 소구 포인트가 될 듯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며칠 후면 인텔 11세대 로켓레이크가 정식으로 출시되고, 관련된 완성형 PC 라인업도 공개될 것이다. 누가 뭐래도 게이밍 퍼포먼스에서 우위를 가져갔던 인텔의 시장지배력 탈환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이다.

사실 제품이 많으면 많이 팔릴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12세대를 향한 자신감도 키울 수 있다. 인텔이 노렸던 구도가 많이 팔기 위한 목적인 이유다. 이러한 공식에서 투입하는 11세대가 시장에서 잘 팔릴 수밖에 없는 상황은 구체화되는 추세다. 결국 인텔만 잘하면 된다. 1등이 이래서 무섭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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