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디자이너에게 입소문 난 PC 전문점. 컴퓨리 안재우 대표
웹툰·디자이너에게 입소문 난 PC 전문점. 컴퓨리 안재우 대표
  • 김현동
  • 승인 2020.06.30 1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도전, 그게 나의 성공비결

[인터뷰] 웹툰·디자인 PC의 성지. 컴퓨리 안재우 대표




[2020년 06월 30일] - PC 전문가의 성지라 불러온 용산에 정착한다? 말이 쉽지 실제는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것을 연상케 한다. 다수 전문가의 등쌀에 밀리지 않고 이름 석 자를 올리기란 생각 이상으로 버겁다. 단계별로 역할이 나누어져 있는 거대한 조직 사회에서 나만의 매장을 아니 나만의 조직을 갖추는 건 단순히 하고 싶다는 욕구 앞세워서는 결코 이룰 수 없다.

기술을 습득하고, 기반을 다지며, 한 일원으로 스며들고 나서야 용산만의 거래 규칙인 여신을 개시하고 전표가 오간다. 그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 암묵적으로 통하던 규율 같은 거랄까! 그래서 보통 PC를 굉장히 좋아하는 이들이 일찍이 합류하기에 일명 덕후의 성지라 불렀다. 매장마다, 부품마다, 수입사마다 주어진 요건을 충족하고 관계를 트며 물건이 오가는 그 과정을 밟아나가기까지 거쳐야 할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용산의 일원으로 불리는 모든 이가 비슷한 단계를 밟고 안착했다. 그와 달리 안재우 대표는 PC와는 담을 쌓고 지냈던 용산과는 거리가 멀던 청년이었다. 컴퓨리 상호로 용산에 매장을 열기 전까지 PC는 PC방에서나 즐기는 게이밍 도구 어디쯤 존재하던 기기에 불과했다. 지금은 ‘전문가’로 불리고 있음에도, 으레 용산에 입성한 이에게 공통으로 목격되는 ‘PC가 좋아서 PC에 빠져 지내던’ 모습과는 전혀 관계없던 일상을 보냈었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보고 듣고 배우며 성장했다.

인생에 PC는 우연히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계기였다. 덕분에 모든 것을 현장에서 정석대로 습득했다. PC 조립도 마찬가지다. 제품에 관한 정보도 PC 좀 다룬다는 친구를 통해 습득하는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 일을 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접했다. 애초에 편법을 생각할 이유가 없었기에 지금도 모든 과정이 배웠건 그대로다. 용산으로 일터를 옮긴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볼트 하나를 조여도, 부품 하나를 골라도, 조립하는 방식까지 원리와 원칙 그대로다. 맨 처음 PC 조립을 선임을 통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익히던 그 방식 그대로가 지금 컴퓨리 PC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PC에 대해 알아 가면 알수록 점점 더 ‘제대로’ 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명확히 알기에 안 대표는 빠르게 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 정석 대로를 고집한다.

“PC 조립도 서비스 분야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PC를 만드는 과정이 아닌 고객님께서 사용하려는 PC를 다양한 PC 매장 가운데 컴퓨리에 의뢰했고 그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입니다. 부품 선정부터 정품 사용은 기본이고, 조립할 때 만큼은 ‘빨리빨리’를 주의합니다. 서두르면 결국 탈이 나거든요. 정상 동작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을 고객에게 인도하는 그 순간까지 컴퓨리의 역할은 계속됩니다. 고객님의 만족이 우리의 만족이거든요.”


안재우 대표의 말이다. 서비스 철학 또한 몸소 경험한 바탕으로 정립했다. 으레 그 또래 청년에게 목격되던 아르바이트의 전형인 대충에서 벗어나 물건 발주는 어떻게 하는지, 고객과의 상담은 어떻게 해야 더 만족스러워하는지, 주문할 때 요청하는 항목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 적당히 거쳐 갈 아르바이트라고 여겼다면 알 필요가 없던 분야까지 유심히 보고 익혔다. 그래야만 했던 남모를 이유를 안 대표가 설명한다.

“언젠가는 나만의 매장을 꾸려야겠다.”

숨겨온 오랜 과업을 달성하기 수없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배웠고 다양한 구상을 하며 기반을 다졌다고 말한다. 용산 선인상가에 매장을 열던 과정은 물론 이름을 결정하던 당시도 아직도 생생하단다. 다양한 매장 이름이 순위에 올렸고, 이 중 어감도 좋고 들었을 때 컴퓨터 파는 느낌이 가장 확실한 것 하나를 꼽았는데, 컴퓨리 상호는 그렇게 태동했다.

하지만 오롯이 직원으로 일해 본 경험만 충만했기에, 무수히도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전략을 수정했고 노하우가 자리 잡혔다. 지금 그 당시를 돌이켜 보면 웃음이 나오지만, 사업은 처음이기에 변변한 영업전략 하나 없어도 겁내지 않고 문을 열 수 있었고 오늘날에는 당시의 경험이 있었기에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으레 말하는 목표를 먼저 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통하지 않았다.

오프라인은 끝났다. 온라인이 대세다.

블로그를 시작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그리고 유튜브까지 모든 채널을 포섭했다. 필요한 건 남기고 불필요한 건 과감하게 지웠다. 기준이라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과 그러한 이유로 소통이 가능한 창구 개설이었다. 오프라인이라면 호객행위라도 했겠지만, 온라인은 그조차도 불가능했기에 내린 결단이란다.

효과는 트위터에서 봤다. PC에 관해 궁금한 점에 답을 해주다 보니 밥 먹는 순간에도 손에서는 스마트폰이 떨어지지 않았다. 기하급수적으로 팔로워가 증가했고 PC에 관해 친절한 캐릭터로 입소문을 타면서 주문으로 이어졌다. 맨땅에서 11만 팬심을 보유한 컴퓨터전문점으로 성장시킨 안 대표. 그에게 시장은 따끔한 가르침을 안긴 스승이었고, 고민은 흔들림 없이 성장하게 만든 동력원이었다.

시간이 지난 오늘날 주변에서 성공 노하우를 궁금해한다면 안 대표는 다음 한마디를 남긴다고 “열심히 했어요” 열에 아홉은 막연하다고 여기지만 결과가 ‘열심히’라는 단어를 외면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020년에도 마찬가지 자세로 현장에서 사용자를 마주하고 처음 용산에 입성했던 그 당시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 자신을 채찍질한다.

“저만의 노하우요? 안되면 포기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는 거랄까요. 보통은 한번 해서 안 되면 포기하거나, 실패라고 단정해버리죠. 그런데 안 되는 것도 이유가 있어요. 시기적으로 너무 이른 까닭에 안되는 경우도 있고, 혹은 당시에는 능력이 부족해서 안 될 수도 있고요. 그렇다 보니 예전에는 안되던 것이 반드시 안 되는 것만은 아닌 거죠. 사업도 마찬가지 다급한 마음보다 멀리 내다보고 걸어야 합니다.”


《컴퓨리 안재우 대표와 1문 1답》

Q. 혹시 첫 고객을 기억하는지? 어떤 분이셨나.
A. 트위터를 통해 PC를 주문했던 손님입니다. 그분이 디자인 관련 분야에서 계시던 분이셨나 봐요. 후기를 상세히 올려주셨는데 정성 들여 작성하셔서 감명받았죠. 당시에 해당 게시물을 리트윗했고 다른 분도 보시고 문의가 이어진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계기로 지금도 디자인 관련 분야 비중이 높답니다.

Q. 디자인용도 PC가 일반 PC와 어떻게 다른가?
A. 포토샵, 클릭스튜디오, 일러스터가 주로 쓰이며, 태블릿을 연결하는 환경입니다. 이들 작업에 끊김이 없는 PC 재원이 뒷받침되어야 사용자께서 만족스러워하겠죠. 그렇다고 성능을 무작정 올리는 건 부담이 커지죠. 디자인을 시작하는 학생 비중이 높거든요.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은 충분히 뒷받침되도록 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Q. 컴퓨리만의 고객 서비스 응대 정책은?
A. 손님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합니다. 손님이 받았을 때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은 상황이라면 제가 받았을 때도 기분이 안 좋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따라서 해당 PC를 내가 사용한다는 기준에서 ‘이렇게 제조하면 만족스러울까?’를 매번 고심하고 납품하기 전까지 테스트로 반드시 거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거나 의구심이 들 경우에는 반드시 해결한 후 제품을 내보냅니다.

Q. 코로나바이러스로 시장이 많이 달라졌다. 계획은?
A. 19년 이후부터 온라인 주문 비중이 유달리 높습니다. 당시에도 오프라인은 앞으로 안될 것 같다는 느낌에 온라인으로 정책을 완전히 전환했는데요. 그때 바꾸지 않았다면 요즘 같은 시기에 버티기 힘들었겠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을 아직도 고집하는 분은 눈으로 직접 봐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오가는 시간이나 비용을 고려해도 이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컴퓨리는 블로그나 SNS로 출고하는 과정을 오픈해서 오프라인으로 산 것 같이 세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