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PC로 승부, 시장에서 통했다” 컴퓨리 안재우 대표
“중저가 PC로 승부, 시장에서 통했다” 컴퓨리 안재우 대표
  • 김현동
  • 승인 2020.09.17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루 평균 200명. 상담 하는 PC전문점

[인터뷰] “내가 사용할 제품 만들어” 컴퓨리 안재우 대표




[2020년 09월 17일] - “소개받았다며 문의 남기신 분이 많아요.” 덕분에 하루 평균 200여 게시 글에 일일이 답을 남기는 것이 주요 일과란다. 지난 2017년 창업 초기부터 단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수년간 이어왔다. 글 한 건 작성하는 데 족히 걸리는 시간은 약 5분 안팎.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수량이 많기에 늘 빠듯하다.

하지만 기다리는 이의 마음을 알기에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고자 부단히도 애써온 결과는 ‘소개받아 온’ 손님으로 연일 문전성시다. 대학 시절 기술이 미래임을 직감하고 책이 아닌 현장을 향했고 그 무렵 PC 조립 전문점&쇼핑몰을 창업해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시킨 컴퓨리 안재우 대표의 이야기다.

안 대표는 좀처럼 현장을 떠나지 않고 실무에 임할 때가 제일 즐겁다고 말한다. PC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PC 조립이라는 분야에서 인정받은 결과는 그만의 안목이 시장에 적중했다는 방증이라고. 조립이라는 것이 결과는 단순하지만, 작업 과정은 전혀 가볍지 않다.

그건 최종 제품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이기에 여느 전문점이 하던 대로 임할 경우 사용자가 먼저 최선을 다하는지 혹은 당장 판매에 열 올리는지 직감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그러한 배경에서 정립한 원칙이라면 객관적인 자세로 상담하고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는데 각별히 주의하는 자세다.

“컴퓨리에서 PC를 구매하신 손님이 나중에 알려주시더라고요. 상담할 때 다른 곳 대비 쉽게 설명을 잘해준 덕에 구매를 결정할 수 있었다고. 우리 입장에서는 매일 보는 부품이기에 용어가 익숙하지만, 일반 사용자가 그렇다면 애초에 의뢰할 필요가 없겠죠. 예컨대 시피유를 설명할 때 몇 코어에 몇 스레드라고 보통 설명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충분한 이해가 어렵겠구나 싶었어요. A 게임은 어느 옵션까지. B 프로그램은 어떠한 작업까지 소화 가능합니다. 라는 식으로 안내했더니 표정이 밝아지더라고요. 그 효과로 지금의 컴퓨리가 성장한 것 같아요. 당장 많이 파는 것보다는 한 대를 팔아도 제대로 판매하는 것이 저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구매로 이어지는 지름길. 신뢰로 구축

안 대표만의 안목은 시장에서 컴퓨리가 인정받게 한 핵심 경쟁력이다. 흔히들 조립 PC란 다 같은 제품이라 여기는데 단호하게 아님을 강조한다. 모든 PC는 애초에 조립으로 이뤄지는 품목임에 완제품으로 불리는 제품은 과거 브랜드 PC가 차별화 포인트로 사용하던 허울이란다.

그러던 것에 PC 산업이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시장에서 일명 브랜드로 주목받던 것이 슬며시 발을 뺀 것이 다시금 재편할 기회가 되었는데, 컴퓨리를 비롯한 다수 PC 전문점이 오랜 시간 공들인 나름의 신뢰가 기반이다. 방식은 다르지만 안 대표는 편견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여겼기에 선결과제라면 신뢰였다.

그 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신뢰를 구축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지적한다. 어떠한 목적으로 사용할지? 가용 예산은 어떻게 되는지? 를 먼저 확인하고, 두 번째로 의뢰자가 생각했던 부품 혹은 구성을 대입한 후 가능 여부까지 고려한다.

이때 주어진 예산으로는 요청했던 구성이 힘들다면 명확한 근거를 밝히고 대안을 제시했다. 절대 설득을 하려는 자세는 경계하고, 안내하되 정확한 정보를 나열하여 의뢰자가 직접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고객과 업체 사이에서 신뢰를 쌓아 올리는 요령이다.

조립PC에 걸림돌이던 사후지원도 중요히 여겼다. 1년간 무상 A/S를 기본으로 급하다면 퀵 서비스까지 동원했고, 지방은 고속버스를 통해 가급적 당일 수령해 서비스하고 늦어도 다음날 내려보내는 방식까지 고민했다. 최근에는 방문 서비스까지 추가해 서비스 만족도를 더욱 높였다. 1년 이후에도 최대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방법을 찾아 안내했다.

어떤 이유로든지 사용하든 PC가 고장이 날 경우 구매자가 겪을 스트레스를 고민하다 보니 나온 결과란다. 내가 사용하던 PC라고 생각했다면 진행이 더딜 경우, 처리가 신속하지 않다면 용납할 수 있을까? 고객 또한 마냥 웃음으로 넘길 수 없는 상태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강구한 대책은 서비스 수준을 브랜드 PC에 견주어도 손색없게 개선하는 것이 유일했다.


“오늘날 PC는 모든 활동에 기본이 되는 도구에요. 도구가 갑자기 동작하지 않을 경우, 더구나 처리가 늦어져서 활동이 멈출 경우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사용자가 있을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한 품목에 문제가 생긴다면 가벼운 문제는 아닌 거죠.

저 또한 쇼핑을 자주 했기에 비슷한 심경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의 경험이 컴퓨리 운영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까요. 제가 기억하는 불편과 짜증을 유발했던 불만을 우리 고객은 겪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거기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바로 신뢰를 쌓아 올리는 지름길이 된 거죠”

검증된 브랜드, 신뢰받는 조합 강조.

의뢰하는 고객의 수가 늘고,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제품이 증가할수록 컴퓨리도 더욱 긴장한다고. 비로소 검증 단계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팔았던 PC부터 새롭게 나가는 PC까지 시간이 지나야만 확인되는 완성도를 사용자 어떻게 체감하냐에 따라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원칙을 가볍게 여긴 PC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불거진다. 상담으로 성실함을 인정받았다면, 제품화 과정에 이르는 실력과 안목이 동시에 받쳐줘야만 브랜드 인지도까지 상승할 수 있었다. 좋은 PC는 다름 아닌 처음 구매하던 당시의 상태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안재우 대표가 부품 선별에 상담만큼이나 비중 높여 시간을 할애하는 이유다. 브랜드를 눈여겨보고 이 중에서도 검증해 진주를 가리는 것은 포장이라는 허울에 속지 않기 위해서다. 문제가 있는 제품은 A/S를 하면 되지만 애초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라는 점에서 자주 오르는 브랜드가 있을 것 같았다. 메인보드는 에이수스(ASUS), 메모리와 SSD는 마이크론(MICRON), 시피유는 AMD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좋은 제품이라는 것이 명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안정적인 동작을 보장하는 제품이 좋은 제품임을 강조했다. 덕분에 3가지 제품을 유통하는 대원CTS와 남다른 관계도 이어가고 있다. 믿을만한 브랜드와 믿어도 되는 제품을 찾다 보니 연결된 고리는 컴퓨리가 제조한 PC의 완성도를 높이는 건실한 기반의 밑거름이 됐다.

덕분에 요즘 같은 코로나19 분위기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세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의뢰가 늘고 손이 더욱 바빠지면서 최근 채용공고도 올렸다. 아르바이트가 아닌 직원을 찾는 배경에는 내 일처럼 애사심을 가지고 나아갈 구성원이 필요해서란다. 단순한 PC를 조립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꿈을 펴낼 도구를 제조하는 기업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기다리고 있다.


“현장에서 익혔고, 직접 부딪히며 지금의 모습을 맨손으로 이뤄냈습니다. 용산에 있는 조그만 매장에서 출발했는데 이렇게 성장한 것이죠. 공식 쇼핑몰도 자리 잡아가고 서비스도 보강하면서 차츰 견고한 성장 기반을 다진 기업체가 되어가기에 내심 뿌듯합니다. 그렇다고 만족하는 건 아닙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