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의 시대, ITX가 뜬다. 영재컴퓨터 지영훈 대표
미니멀리즘의 시대, ITX가 뜬다. 영재컴퓨터 지영훈 대표
  • 김현동
  • 승인 2020.04.06 0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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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PC만들 열쇠, ITX에 달렸다.

[인터뷰] 미니멀리즘의 시대, ITX 연구하는 성덕. 영재컴퓨터 지영훈 대표




[2020년 04월 06일] - “한 대 이상의 PC가 있어야 하는 가정이 늘고 있어요. 그 점에서 한정된 공간 활용에는 작은 PC만 한 것도 없어요. 그렇다고 단지 작은 PC라면 곤란합니다. 크기는 작아도 강력한 성능을 갖춘 PC를 원합니다. 작다고 해서 이게 안 되고 저게 안 된다고 하면 외면합니다. 분명 과거에는 큰 PC가 고성능을 상징했습니다만 이제는 편견으로 남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저는 오래전부터 가장 작은 폼팩터에 관심을 가졌고 ITX에서 질문의 해답을 찾아냈습니다.”

주변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한다고 마음먹으면 하는 사람이다. 중간에 그만둘까? 와 같은 변덕은 그의 철학에 존재할 수 없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거란다. 모두가 인정하는 성덕(성공한 덕후) 이라는 타이틀로도 통한다. 선보이는 남다른 튜닝 기법 하나하나가 관련 업계에서는 하나 같이 엄지 척 내밀게 만드는 영재컴퓨터 지영훈 대표 이야기다.

특히 모두가 인정하는 승부사 기질은 지금의 영재컴퓨터가 용산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게 내리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대한민국 그리고 용산에서 튜닝이라는 분야에 불씨를 타오르게 한 4대 장인 가운데 한 명으로 인정받은 일례는 컴퓨터가 좋아서 시작한 사람이 아닌 컴퓨터에 미쳐서 시작한 사람임 이기에 가능한 결과다. 그러한 끼가 ITX 폼팩터로 옮겨 불이 붙자 흔하지 않던 제품이라 손수 제작에 돌입했고, 만들다 보니 마음에 들던 제품이 눈에 들어와 직접 수입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첫 번째 ITX 오픈 케이스 누디브랜치가 시장을 열었고 뒤를 이어 이탈리아에서 물 건너온 하이드라가 한국 땅을 밟았다. 서두에서 나열한 주장에는 과거 ITX가 처했던 현실이 그대로 묻어 나온다. 작은 PC는 낮은 성능과 진배없던 상황이라 그저 천덕꾸러기에 불과했다. 선호하던 사무환경에서조차 실무 현장에서 ‘느리다’는 푸념이 만연했다. 그랬던 폼팩터에 푹 빠져 지내는 대표의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포스트 PC 시장을 열 폼팩터는 ITX가 될 것이며, 우리의 일상에서 ITX의 가치는 더욱 특별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미 지 대표는 ITX를 기반으로 오래전부터 다양한 시도를 해온 터라 충분한 가능성을 타진했다.

글로벌 무대에 매년 작품을 선보여 찬사를 자아내게 한 전적은 한때 인터넷을 떠돌며 강한 인상을 남겼을 정도로 유명하다. PC 그까짓 거 조금은 특별하게 조립하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덧붙이자면 대충 만들어도 아니 일반적인 에프터마켓 용품 가지고는 절대 불가능한 결과물이다. 케이스를 설계하고, 보이는 부분을 성형하고. 수 없이 반복한 시도 끝에 완성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결과물. 여러 가지 부품의 조합으로 뚝딱 만들어지던 단순한 PC가 예술작품의 경지로 그 격을 드높이는 데 지영훈 대표의 안목은 통했다.

ITX 폼팩터였기에 가능한 결과물이었고, 가능한 시도였다. 크고 무겁고 거대한 PC는 강력한 PC의 상징임에 수십 년간 그 자리를 공고히 했던 것이 사실이나 지 대표는 그러한 우리 내 상식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지금임을 재차 강조한다. 덕분에 자고로 PC는 작으면 작을수록 완성도, 안정성 그리고 기술력까지 모든 면에서 앞서야만 가능한 것임이 확고한 지론이다. 글로벌 무대에 선보였던 특별한 완성작인 철의 왕자에 사용한 기본 베이스가 ITX이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검증을 끝난 상황.

때마침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전통적인 PC의 역할에 변화를 불러왔고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PC 또한 필요에 의해 여러 대를 들여야 하는 분위기다. 그 점에서 작은 PC는 단지 필요성에 이끌린 수요가 아닌 우리가 거주하는 환경이 작은 PC 여야만 가능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기에 ITX를 찾는 움직임이 긴박해질 시기가 열렸다는 것. 그렇다고 무작정 작은 PC라는 이해는 경고했다. PC의 진화가 크고 거대하고 무거운 것에서 작은 형태로 가는 것임에도 편의를 그대로 수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외면받던 ITX 폼팩터 전도사
차세대 컴퓨팅 이끌 주역임을 언급
1년 공들인 첫 상품 누디브랜치
하이드라까지 공수, 시장 만들어

ITX는 PC를 꾸미는 인텔 표준 폼팩터 규격 중에 가장 작은 형태다. 타워 형태 PC를 꾸미는 데 쓰이는 ATX와 미니 타워 규격 M-ATX 보다 작은 ITX는 보통 산업용 제품에서 주로 쓰였을 정도로 작았다. 크기가 작다 보니 없는 것도 많고 당연히 활용성 면에서 뒤졌던 영향에서 ITX는 부족하다는 편견을 자아냈다. 하지만 지 대표는 ITX 폼팩터야말로 기존 PC 시장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시도를 해볼 만하게 만든 미래 규격임에 무게를 실었다.

물론 시장이 아직 준비가 덜 된 탓에 적잖은 제약이 따랐다. 영재컴퓨터가 굳이 나서 오랜 시간을 공들여 제작한 첫 주자 누디브랜치를 시장에 공급했던 건 ITX 활성화를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데 효과적인 불씨를 퍼트리기 위함이다. 지금까지의 케이스와는 달리 오픈 형태로 간 것도 철저히 전략적인 계산이다. PC 시장에 다시금 붐을 일으키게 한 튜닝이라는 요건을 ITX에서도 그대로 전개하기 위해서인데, 작기에 기존 PC가 쉽게 접근하기 힘들었던 분야까지 넘볼 수 있다는 것.

누디브랜치는 대만 컴퓨텍스에서 그 가능성을 검증받았다. ‘철의 왕자’라는 작품은 게임 속 한 장면을 꾸며낸 결과물인데 기본 폼팩터가 ITX이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물이다. 필요한 형태를 머릿속으로 연상하고 제품화하려고 직접 캐드까지 터득해 수없이 개선하고 또 개선했다. 작다는 ITX 특성을 그대로 살렸음에도 제약은 거의 허물었다. 지금까지 나온 ITX가 불편했다면 그러한 불편함에 거부감을 느꼈기에 대중화에 걸림돌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손수 해결책을 제시해버린 이슈다.

두 번째 주자인 하이드라는 하나였기에 부족했던 갈증을 달래는 차기 주자다. 직접 만들지는 않았지만, 원판과는 많은 점이 다르다. 제약을 없애기도 각오하고 원래 있던 제품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결과다. 예컨대 파워가 SFX 형태를 사용하게 제작되었음에도 지영훈 대표는 별도 브래킷을 애드온 형태로 제작해 제품과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제가 눈여겨보는 ITX 형태는 공통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성능은 강력해야겠죠. 하지만 하이드라는 SFX 파워 기반으로 설계가 되다 보니 고용량 파워를 사용하려면 비용 부담이 과중했어요. ITX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 뻔했기에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없으면 만들면 되었기에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원작의 제약을 확실하게 해결한 가장 한국적인 하이드라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PC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영재컴퓨터
동업자와 이름 한 자를 따와 창업
온라인 환경 맞아 지금의 자리로 이전까지
자체 브랜드 YJMOD로 체질 개선 가속화 전개

ITX 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선보인 케이스 2종. 누디브랜치와 하이드라. 하지만 이들 케이스가 성공하는 데 필요한 동력은 튜닝에서 나온다. 자체 브랜드 YJMOD를 만들고 네이밍에 걸맞은 제품화에 비중을 높이는 것도 다 계획이 있어서다. 단순한 PC 제작이 아닌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기업 또한 노리는 바다. 전문적으로는 서버와 커스텀 GPU 서버 그리고 영재컴퓨터 하면 모두가 인정하는 게임용 PC와 워크스테이션 분야도 활동무대다. 그 점에서 영재컴퓨터가 만든 튜닝 컴퓨터의 기본 골자는 YJMOD에서 출발한다.

세상에서 영재컴퓨터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창조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그렇게 손끝에서 최종 완성한 결과물을 마주할 때면 희열을 느낀다고.

콘텐츠만 전문으로 담당하는 자체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것도 제품에 관한 정보를 더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다. 수입사가 들여온 제품을 그대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것보다는 실제 현업에서 전문가의 손길로 특징을 제대로 확인하고 어울리는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해 정보를 전달하고 선택에 기준이 되려는 시도는 아무래도 퀼리티가 다를 수밖에 없단다. 완성한 결과물은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용자가 접할 수 있다.

영제 컴퓨터는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지만 동시에 제품을 어떻게 만들면 더 멋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도 제시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달라지는 시장 트렌드를 감지할 수 있는 창구역할도 겸하려 한다. 예쁘고 멋지며 동시에 성능까지 다 갖춘 PC가 필요하다면 누구나 YJMOD라는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닌 남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는 점을 알리겠다는 지영훈 대표. ITX 시스템 또한 영재컴퓨터가 잘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도 변화를 읽고 발 빠르게 대응하고 행동한 결과가 주요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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