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9] 흥행 공식 균열 지스타, 넥슨·트위치 공백 휑
[지스타 2019] 흥행 공식 균열 지스타, 넥슨·트위치 공백 휑
슈퍼셀 브롤스타즈가 죽어가던 지스타를 살렸다.
  • 김현동
  • 승인 2019.11.1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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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트위치 공백 두드러진 지스타 2019

야한 복장으로 무대에 오른 모델, 노골적인 성 상품화는 매년 반복




[2019년 11월 14일] - 매년 최대 규모라고 찬양하던 모습은 올해도 반복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올해도 최대 규모 개막이자 역대 최대 규모라 포장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수치는 더 증가했다. 올해는 총 36개국 691개사 3,208 부스가 현장에 짐을 풀었다. 전년도 36개국 689개사 2,966 부스가 참여한 것 대비 단 2개 기업이 더 늘었다. 증가한 것은 분명 증가한 것인데, 간신히 전년도 수치를 넘기는 데 그친 숫자다. 포장도 참 거창하게 했다.

광적으로 숫자에 집착하는 조직위원회의 속내는 뻔하다. 지역 유치에 매년 성장세를 이어 나갔다고 안내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지스타를 유치한 부산시는 중간평가 결과에 따라 2년을 더 연장한 바 있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까지 약 2년에 걸쳐 ▲벡스코 시설 확충 ▲지스타 중장기발전계획 수립 ▲지스타 홍보 플랫폼 확대에 대한 이행이 남은 변수다. 이 중 중간 약속은 참가사 숫자 증가로 해결된 셈이다.

조직위 입장에서 보면 포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과업이다.

매년 수능을 끼고 개막을 하는 전통도 계승했다. 하지만 변수는 막판에 발생했다. 올해 대규모 부스를 확보하며 기대를 모았던 넥슨이 돌변해 발을 뺐고, 부산 전역을 도배하며 신작 포트나이트 알리기에 주력하던 에픽의 작년 모습은 사라졌다. 올해는 언리얼 엔진을 앞세워 개임 개발사로의 역량이 무게를 두고 지스타에 참가했다. 투자 대비 저조한 시장 반응과 계속되는 흥행과는 거리를 둔 제자리걸음 탓이다.

트위치도 올해 불참을 선언했다. 원하는 자리 선점 실패를 이유로 내걸었으나 현장에서 본 무대 배치는 겉으로 대규모 게임사를 배치하고 가운데 소규모 게임사를 감싸는 단지 형태였기에 신빙성은 제로다. 오히려 자리가 걸림돌이라면 넥슨이 발을 빼며 공석으로 나온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답이나 아무런 대응도 전략도 세우지 않고 그저 관망했다. 오히려 구글은 시류에 편승해 인플루언서를 내건 유튜버 알리기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분위기 몰이에 적극적이다.

수년째 내려오던 지스타 흥행 공식도 깨졌다. 올해 메인 스폰서는 슈퍼셀이다. 모바일 게임 브롤스타즈를 서비스하는 필란드 게임사다. 주요 이용자가 초등학생 등 어린 연령대다. 덕분에 지스타에 관심 가지는 평균 연령을 끌어 내리는 역할을 해냈다. 행사장 내 분위기는 360도 달라졌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모습이 작년까지의 정황이라면 올해는 해당 연령층이 더욱 낮아져 초등학교 연령대의 아동을 대상으로 노린 느낌이 짙다.

작년 무려 100 부스를 단일 임차한 펍지 배틀그라운드는 돈은 썼으나 정작 수상은 텐센트에 내주며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 투자사의 입김에 펍지가 정치적 희생양이 되었다는 말이 들릴 정도다. 반면 작년 수상자가 올해 대규모 부스로 나설 것이라 예상했던 기대도 어긋났다. 보통 대규모 부스를 유치하는 모습이 전년도 수상자의 관행이자 미덕으로 여겼으나 2018년을 기점으로 2년 연속 엇박자 행보가 이어졌다. 투자라는 입김에 휘둘린 결과라는 목소리가 설득력 있게 들리는 배경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올해도 대규모 부스를 앞세웠으니 분위기는 작년 대비 다소 스산하다. 유독 두드러진 점이라면 게임 플랫폼의 모바일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 대형 부스를 내세운 게임사의 한 축을 차지한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건재함을 과시했다. 브롤스타즈 또한 모바일 기반이다.

지스타 조직위원회 입장에서 슈퍼셀은 2019년 지스타의 큰 손이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큰돈을 쓴 이유인데, 이를 두고 조직위는 국제적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인지도를 자랑하는 게임이 고작 안방 행사에 참여했다기로서니 국제적 위상이 한 차례 격상될 것으로 포장하는 건 다소 억지에 가깝다. 오히려 글로벌 행사로 성장할 다른 방도를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라 본다. 자사 게임 알리기에 열 올리는 일개 브랜드에 의존하는 것이 전략이라면 이미 부산 조직위의 역량은 한계에 봉착한 셈이다.

구글이 넥슨의 빈자리를 차지하며 분위기는 인플루언서를 향해 기운 정황도 다분했다. 유명 유튜버를 섭외해 사인행사를 연 아프리카는 이 같은 분위기의 정답이 됐다. 여전히 분위기 몰이에 경품이 효과적이다. 가격을 떠나 무언가를 지급하는 것만으로도 금세 줄이 생겼다.

그 와중에 성 상품화는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됐다. 이용자 연령에 무관하게 게임사는 대형 무대에 모델을 게임 속 캐릭터 차림으로 꾸며 올린 후 포즈를 취하는 포토세션을 진행했다. 단순한 이미지였던 것에서 실물로 연출한 것은 그렇다 치자. 가슴이 심하게 드러나는 노출 의상은 기본이며 카메라를 상대로 억지 표정을 지어가며 최근 사회 분위기에서 자주 거론하는 성인지감수성에 반하는 행동이 계속됐다. 2단 사다리를 들고 다니며 노출이 심한 모델만 촬영하는 전문 사진사가 등장할 정도였으니 매년 지적되는 문제가 올해도 목격됐다.

작정하고 프로그램에 포함했으니 행사가 종료하는 마지막까지 반복할 전망이다. 하지 말라고 한 것임에도 반복하는 상황.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또 하나 이제 겨우 행사 첫날임에도 전년 대비 흥이 오르지 않았다. 분명 부스 배치는 전년 대비 개선했다. 대형 부스가 소형 부스를 둘러쌓는 형태는 대형 부스 위주로 몰리는 참관객 분배에도 긍정적인 구도다. 하지만 흥행 이슈에 민감한 게임 행사에 신작 게임 부재는 이번 지스타 2019의 흥행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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