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출시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3개월 '롱텀' 써보니...
작년 10월 출시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3개월 '롱텀' 써보니...
  • 김현동
  • 승인 2024.03.17 23: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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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4세대 코어 i5-14400F, 코어 i7-14700K
리뷰 말고, 약 3개월 써보고 작성한 롱텀 써보니
딱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코어 i7-14700K 추천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최초로 선보인 댄스곡은? 3집 타이틀곡의 후속곡인 ‘처음 그 느낌처럼’이다. “처음부터 널 사랑하진 않았지~ 그저 친한 친구처럼 만났을 뿐~”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직접 내 손으로 사서 들고 돌아오던 날도 마치 그런 느낌이었다.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처음부터 사랑하지는 않았다. 딱히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냥 인텔 CPU는 사랑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옆에 있는 게 너무 당연했다. 마치 오래된 여자사람친구처럼.


그런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대략 3개월간 동거해 봤다. 동거라는 것은 원래 모르는 점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고, 장점보다는 사소한 단점이 더 잘 보인다. 사람도 같이 살면 휴지 걸고 치약 짜는 대단치도 않은 일로 서로 치열하게 싸우는 법이다. 그럼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의 동거 생활은 어땠을까?

# 대략 3개월 정도 같이 살아봤습니다


그동안의 리뷰는 길어봐야 약 1주일 간의 기간 동안 사용해 보고 느낀 점을 간략하게 요약하는 성격이었다. 기간에 따른 오류도 있기에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덧글로 달렸다. 물론 위클리포스트는 모든 이의 의견은 다 이유가 있다고 판단. 그 점에 대해 가타부타 논하지 않았다.

사람 생긴 것도 다른데 생각이라도 같을 수 없는 것 아닌가!라는 것이 지론이다.
이번 글은 그러한 노선의 연장선이다.

사용 기간이 길다. 출발점부터가 짧게 써보고 정리하는 형식이 아닌 몇 개월 써보고 제품에 관해 느낀 점을 거론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한 이유로 제품에 대한 구성 혹은 하드웨어 조합 같은 건 가급적 최소화했다. 어디까지나 제품을 써보고 느낀 점 그대로를 여과 없이 드러내기 위함이다.

일단 사용한 제품은 2개 모델이다. 코어 i5-14400F, 코어 i7-14700K

# 시장에서 들렸던 소문과 두 CPU를 선택한 이유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중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제품이 코어 i7-14700K였다. 코어 i9-13900K보다 E코어 4개 부족한 정도로 거의 근접하는 성능인데 원화로 대략 15만 정도 저렴했다. 그래서 코어 i9-14900K보다 관심을 더 받았다. 코어 i5-14400F? 코어 i5-13400F의 재탕이라는 말이 들려왔다. 사실 사양을 높고 보면 별반 차이가 안 난다.

그럼 코어 i5-14400F, 코어 i7-14700K를 선택한 이유? 간단하게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할 법한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이기 때문이다. 이는 현시점에서의 가격비교사이트 순위가 증명한다. 두 CPU 다 상당히 위에 있다.

** 두 CPU는 용도가 다르다.

코어 i7-14700K는 하이엔드, 코어 i5-14400F는 메인스트림.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서 플래그십을 담당하는 프로세서는 코어 i9-14900K다. P코어 8개, E코어 16개에 최대 클럭도 6GHz로 높고 인텔 스마트 캐시도 36MB로 아주 많다. 단, 가격대가 아주 높다. 3개월 전에는 대략 73만 원대였다.


이에 반해 하이엔드인 코어 i7-14700K는 P코어 8개, E코어 12개에 최대 클럭은 5.6GHz고 인텔 스마트 캐시는 33MB다. 코어 i9-14900K보다 조금 모자라다. E코어 수도 4개 적고 스마트 캐시도 3MB 더 적다. 그렇지만 이게 엄청난 차이는 아니다.

일단 P코어 수가 똑같고, 기본 클럭은 오히려 코어 i7-14700K가 더 높다. 그리고 가격은 3개월 전에는 55만 원대였다. 코어 i9-14900K와는 18만 원 차이다. 마지막. 코어 i7-13700K는 E코어가 8개였는데 코어 i7-14700K는 E코어가 12개로 더 늘어났다. 그렇게 보면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때보다는 오히려 코어 i9 프로세서와 격차를 더 줄인 셈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코어 i7-14700K가 가성비 CPU처럼 보인다. ‘합리적’인 가격에 플래그십 프로세서에 근접하는 성능을 갖고 있다. 작업, 게임 성능 둘 다 중요하다면 오히려 현존 최고의 가성비 CPU라 볼 만한 사양을 갖고 있다.


다음. 코어 i5-14400F. 코어 i5 프로세서는 언제나 메인스트림 CPU를 상징했다.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서는 코어 i5-14400F가 해당 역할을 담당한다. 그럼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코어 i5-14400은? 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코어 i5-14400은 2023년 1월에 이미 29만 원대 후반으로 사실상 30만 원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그런 이유로 코어 i5-14400F가 주목을 받게 됐다. 3개월 전에는 26만 원대 초반이었다. 3만 원 중반대 정도로 차이가 나는데, 내장 그래픽을 꼭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코어 i5-14400F를 선택해 비용을 아끼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 메인보드 및 구성 비용은?

사실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메인보드 선택지로는 의외로 별로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코어 i7-14900K는 K 프로세서이기에 Z790 메인보드 중에 선택하면 되는데, Z790 메인보드는 대부분 전원부가 튼튼하기에 어떤 제품을 사더라도 곤란할 일은 없다.

단 메인보드 중에 리비전이 되어 전원부 구성이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메인보드는 구입 전에 판매처에 확인해 보면 된다. 아무튼 가격은 30만 원 대 정도로 대략 쓸 만한 제품군을 구할 수 있었다.

다만 코어 i7-14900K는 쿨러 구입 시 신경을 써야 한다. 게임만 한다면 공랭 쿨러를 써도 되겠지만, 풀로드 상태로 작업을 한다고 가정하면 일체형 수랭 쿨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아무 제품이나 쓰는 것도 아니고 되도록 3열 이상에 사용자들의 후기가 좋은 제품으로 사용해야 했다. 그런 수랭 쿨러는 대략 10만 원 대다. 저렴하고 좋은 제품도 있긴 한데 물량이 들어오지 않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 가격 포지션?

CPU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CPU 가격만 놓고 보면 적절하다 수준이 아니라 가성비가 훌륭한 CPU다. 단 체급이 체급인 만큼 좋은 메인보드, 좋은 쿨러를 써야 해 가격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에 비하면 코어 i5-14400F는 간단하다. 10만 원대 후반~20만 원대 초반 B760 메인보드를 사용하면 된다. 쿨러는 뭐 이것저것 귀찮으면 기본 쿨러를 사용해도 된다. 다만 더 조용하고 온도 낮은 시스템을 구성한다면 공랭 쿨러 하나 정도 장착해 주면 된다.

2만 원대 제품군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대장형 공랭 쿨러에 근접하는 제품군 중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군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3~6만 원대로도 그런 제품군을 구입할 수 있다.

가격 포지션? 13세대 코어 i5-13400F보다는 당연히 높긴 한데, 새로 CPU를 구입한다면 코어 i5-14400F가 더 낫다. 사실 성능은 비슷하긴 한데 가격 차이가 크지는 않은 편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다.

** 편집자 주

인텔 CPU 기반 시스템은 원래 남에게 맞춰줄 때 많이 선택했다. 이 말인즉슨 조립 후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코어 i5-14400F는 이 말에 정확히 부합했다. B760M 메인보드에 적당한 공랭 쿨러와 RTX 4060를 장착하고 써봤는데, 지금까지 별다른 이슈 없이 쭉 쓸 수 있었다. 다른 말로는 속을 썩이지 않았다는 거다.

실체감 성능 또한 상당히 훌륭했다. 코어 i5-13400F도 그랬지만, 코어 i5-14400F는 P코어 6개에 E코어 4개 구성이다. 이건 코어 i5-12600K의 코어 구성과 같다. E코어는 현시점에서는 당연히 많은 게 도움이 된다.

E코어가 효율 코어라 해서 무시할 만한 것은 아닌 게, 이런 E코어 비슷한 것만 4개 모아놓은 N100 프로세서가 성능만 놓고 보면 과거 샌디브릿지 코어 i5-2500보다 낫다. 또한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처음 등장하던 때와 비교하면 P코어, E코어 이슈도 많이 사라졌다.


그래서 E코어가 4개라도 있는 코어 i5-14400F는 실사용 체감이 상당히 쾌적했다. 한 마디로 줄이자면 ‘고급 PC방’과 같다. PC방 본체는 가동률이 높다면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가혹한 환경에서 구동된다. 게임이 잘 구동되어야 하며 안정성이 중요하다. 코어 i5-14400F로 구성된 본체는 이 점을 정확해 만족했다.

게임을 할 때는 발열 걱정은 딱히 안 해도 됐고 FHD 해상도로 즐긴 게임에서 평균 프레임은 높게 나왔다. 이외에는 문서 작업 정도만 했는데 뭐 딱히 이상한 문제는 없었다. 추가로 윈도우 체감 속도도 빠른 편이다.

다음. 코어 i7-14700K. 이 친구는 가성비 CPU가 맞다. 성능은 훌륭하다. 기본 상태로도 충분히 쓸 만하다. 그러나 ‘제대로 쓰는 법’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더 좋았다.


코어 i7-14700K는 성능으로는 딱히 나무랄 데가 없었다. 느낌만 두고 보면 마치 플래그십 CPU를 쓰는 것과 같았다. RTX 4090를 장착한 상태에서 FHD 해상도로 게임을 하면 코어 i5-14600K보다는 코어 i9-14900K에 더 가깝다. 그런데 작업에서는 14700K의 장점이 더 두드러진다. 20코어 28스레드를 다 활용할 수 있는 조건에서는 코어 i9-12900K(16코어 24스레드)보다도 더 나았다.

경쟁사의 X3D CPU는 게임 성능이 굉장히 뛰어나며 발열도 다소 적다. 다만 작업 성능은 게임 성능을 생각하면 조금 아쉽다. 그런데 코어 i7-14700K는 양쪽을 다 포함한다. 게임 및 작업 성능이 둘 다 굉장히 뛰어난 편이었다.

다만 온도는 어쩔 수 없이 높았다. 높긴 높은데 좋은 수랭쿨러를 장착하고 기본 바이오스 상태로 사용하면 별문제 없이 사용할 수는 있었다. 그렇지만 ‘언더볼팅’을 습득하면 훨씬 더 사용 환경이 개선된다. 성능이야 약간 줄어들지라도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 관련 기사 = 뜨거운 인텔 i7-14700K 언더볼팅으로 -30도! 애즈락 Z790 NOVA 가이드
http://www.weekly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5567

참고로 과거 코어 i7-14700K 언더볼팅 관련 기사(뜨거운 인텔 i7-14700K 언더볼팅으로 -30도! 애즈락 Z790 NOVA 가이드)를 게재한 적이 있는데, 그 상태로도 변함없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건 수랭도 아니고 공랭이다.

수랭 쿨러를 장착한 상태에서는 당연히 조건이 더 나았다. 딱히 전문가용 기술도 아니라 습득하기도 어렵진 않았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가성비 플래그십 CPU’다. 1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중에는 가장 좋은 선택지라고 본다.

그래서 추천은?

코어 i7-14700K는 진짜로 가성비가 좋다. 게임, 작업 둘 다 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당연히 추천한다. 다루는 법만 잘 알고 있다면 투자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코어 i5-14400F는 뭐 추천하고 말 것도 없이 그냥 메인스트림 CPU를 사용한다면 너무나 당연한 선택지라 더 할 말이 없다.

기사 시작 전에는 14세대는 뜨겁고 비싸다는 이미지가 좀 있었는데, 3개월 정도 같이 살아보니 생각보다 더 좋은 친구들이었다. 14세대에서 굳이 딱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특히 코어 i7-14700K.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잘 쓰면 착하고 좋은 친구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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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하사 2024-03-21 08:11:05
좋은 기사 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