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텔 CPU '정품 vs 직구·병행수입' 알면 정품 산다
[이슈+] 인텔 CPU '정품 vs 직구·병행수입' 알면 정품 산다
  • 김신강
  • 승인 2023.03.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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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의 발달은 직구가 쉬운 시대로 우리를 안내했다. 외산 제품은 직구를 하면 관세에 배송비를 모두 계산해도 한국보다 2배 저렴한 상품도 있고,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는 외국의 인기 제품을 안방에서 받아볼 수 있다는 매력에 직구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수많은 배송대행업체가 생겨나 급성장했고, 아마존은 11번가와 제휴해 한국에 진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기 직구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전자제품이다. 지금은 차이가 거의 없어졌지만, 한 때 텔레비전을 한국에서 구입하면 호구 소리를 들을 정도로 미국 직구 TV가 인기였다. LG나 삼성은 분명 한국 회사인데 미국에서 관세를 주고 들여오는 가격이 거의 반값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 정품 vs 직구·병행수입, 다른 게 있다.


직구 제품은 한국에서 ‘정품’이라 불리지 않고 ‘병행수입’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취급된다. 위법한 행위는 아니지만 기존 국내 수입업체나 상표권자의 견제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르면 병행수입이란 독점 수입권자가 외국 상품을 수입하는 경우 제삼자가 다른 유통경로를 통해 ‘진정상품(genuine goods)’을 국내 독점 수입권자의 허락 없이 수입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 직구 이용이 과거 대비 쉬워졌다. 물론 환률상승으로 요즘은 경쟁력이 줄었다

여기서 ‘허락 없이 수입한다’는 표현 탓에 마치 병행수입이 법에 위반된다는 오해를 일으키곤 한다. 실제로 국내 유통업자가 오해를 조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병행수입은 법에 어긋나는 유통방식이 아니다.

공정위는 병행수입이 일반적으로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부당하게 저해하면 오히려 법에 위반된다고 명시했다. 물론 가품을 판매하는 것은 수입 여부와 관계없이 상표권 침해가 되는 범죄 행위가 된다.

앞서 보았던 텔레비전의 예처럼 병행수입의 합리적인 가격을 발견한 고객이 몰리면 한국 유통사는 보다 저렴한 소비자가를 제공하게 되고 서비스도 높이게 될 것이다. LG의 경우 국내 정식 유통 제품은 2년, 직구 제품은 1년의 보증기간을 부여하고 있다.

결론만 보면 정품과 병행수입 제품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국내 독점 유통권을 가진 업체 입장에서는 정품을 사야 할 이유를 만들어줘야 생존할 수 있다. 직구 제품보다 유통 단계를 최소한 한 단계 더 거치기 때문에 가격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전자제품은 가장 인기있는 직구 분야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장 정품 사용이 권장되는 아이러니한 카테고리다. 특히 PC 분야는 더욱 그렇다.

# 유통시장 흔들어 놓는 병행수입


PC 시장은 일반적으로 병행수입 제품에 예민하다. 국내외 상표권자나 국내 공식 수입업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자는 수입/유통하는 상품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친 후 공식 판매에 임하고, 브랜드 공신력을 올리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을 투자한다. 애써 높여놓은 브랜드 가치를 직구 판매자와 나누는 데 팔 벌려 환영할 공식 업체가 존치할 리 없다.


▲ 인텔 정품 시피유는 유통사를 구분하는 스티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패션의 경우 A/S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식 유통사는 기껏해야 포인트를 주거나 확실한 정품이니 안심하고 구매하라는 정도의 이야기밖에 할 수 없다. 신뢰의 문제를 파고들어야 그나마 패션 정품이 살아남을 공간이 생긴다.

PC 시장은 그래도 확실한 차별화 지점이 있다. 바로 A/S를 비롯한 서비스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인텔의 경우 피씨디렉트, 코잇, 인텍앤컴퍼니 세 곳이 공식 유통사다. 이 세 곳을 통하지 않은 제품은 모두 병행수입이거나 가짜 제품이다.

최근 인텔이 공정 개선을 통해 선보인 12세대, 13세대 프로세서가 연이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사용자 사이에도 적잖은 혼란이 생겼다. 지원이 아예 불가능한 메인보드를 가지고 있다거나, 프로세서에 맞는 PC 세팅을 하고 싶어도 어떤 제품을 어떻게 조합할지 등에 관한 고민거리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행수입은 판매자가 책임을 가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불량이나 고장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 그야말로 믿고 사는 수밖에 없는 매우 불안정한 시장이 바로 CPU 직구 시장이다.

특히나 인텔 정품은 일단 3년 무상 A/S가 기본이다.

A/S를 접수한 제품이 단종된 모델이면 차상위 새 제품으로 아예 바꿔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불량이나 고장에 대한 리스크를 원천 봉쇄한다는 점에서 정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요즘은 직구 가격과 큰 차이도 없다. 케어 비용에 대한 추가 부담만 한다고 봐도 오히려 가격적인 매력이 우수하다.


▲ 정품 시피유만의 혜택 또한 비정품이 따라오지 못하는 경쟁력

직구 시장은 분명 소비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열어줬고 폭리에 가까운 독점 유통 시장이 진정되는 효과를 불러왔다. 그러나 무책임한 서비스, 배송 문제, 정품 인증에 대한 신뢰 문제 등 다양한 부작용도 함께 야기했다.

정품을 써서 유리한 분야는 정품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병행수입 제품이 많은 곳일수록 정품 이용자에 대한 관리는 더욱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이뤄지는데, 그 점에서 인텔은 전형적인 정품 사용자에게 많은 부분이 유리한 브랜드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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