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하다] 왜? 굳이? 비싼 정품 CPU를 사야 해?
[그것이 궁금하다] 왜? 굳이? 비싼 정품 CPU를 사야 해?
  • 김현동
  • 승인 2022.08.3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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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12세대 프로세서가 나온 지도 어느덧 8개월이 넘어간다. 2월에 출시된 모바일 프로세서도 호평을 받으며 시장에 안착한 상황. 이전 세대는 출시 때마다 포장만 바꾼 ‘옆그레이드’ 논란이 있었지만, 12세대를 향한 반응은 달랐다.

합리적인 가격과 멀티 코어를 도입한 첫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시피유는 확연히 개선된 성능을 과시하며 ‘왕의 귀환’을 증명한 대표 주자다. 경쟁사 대비 생산 이슈에서도 자유롭기에 지위에 걸맞은 생산 관리로 반도체 이슈도 비교적 잘 넘기고 있다.


때마침 가상 화폐 열풍이 다소 진정되면서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PC 주변 제품의 수요 공급도 안정화되고 있는 것 역시 고무적이다. 그러나 반도체는 PC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제품 등 모든 기반 산업의 기초 자재가 되기 때문에 언제나 가격 폭등의 우려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이때가 되면 꼼수가 발동한다.

그야말로 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오르는 요즘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병행수입 CPU를 구매해볼까 고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심리일지 모른다. 직구가 어려운 시대도 아니다. 그럼에도 왜 유독 프로세서는 정품을 사라는 목소리가 옳고 전문가도 이에 따를 것을 권하는 것인가?

단순히 공식 판매사의 판매를 돕기 위해서일까?라는 오해는 마시라. 우선 CPU 사용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가 바로 정품만 가능하다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일부 사용자는 RMA를 직접 받겠다는 이유로 괜찮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더는 말릴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 기한만 최소 2개월에서 그 이상도 소요된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면 LG 텔레비전의 경우는 직구를 해도 1년간은 우리나라 LG 서비스센터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국내에서 구입한 제품은 좀 더 넉넉한 2년이기에 다소 차별을 두지만 그래도 A/S가 된다는 것에서 느끼는 안도감이 있다. 어디까지나 본사가 한국에 있는 한국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정책이다.

시피유는 다르다. 병행수입으로 국내에 들여온 프로세서는 일단 구입해 내 손에 들어온 이상 제대로 된 서비스는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사실상 사용하는 내내 내가 구매한 제품은 양품이길 바라며 운에 맡기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게다가 반도체는 마우스나 키보드보다 고장에 대한 자가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단일 패키징 물건이기에 사설 서비스 센터도 없다.


정품을 구분하는 방법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공인 대리점인 코잇, 피씨디렉트, 인텍앤컴퍼니 세 곳이 정품 제품을 유통하는 곳이다. 이들 유통사가 공급하는 제품 겉면에는 회사명이 적힌 스티커가 부착되어있다. 이것만 확인해도 적어도 서비스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이유는 적다.

두 번째 정품만의 차별화 요소라면 최대 3년간 지원되는 무상 A/S다. 물론 CPU의 고장 확률이 낮다고 전제하더라도 PC의 두뇌가 고장 났다면 다른 대안이 없기에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 경우 정품이 아닌 제품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했다면, 사실상 해결하기 힘든 문제에 봉착했다고 볼 수 있다.

정품 CPU만의 특별한 사후 지원은 단지 서비스가 잘 된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차상위 교체’ 프로그램은 A/S로 접수된 제품이 만약 단종된 제품일 경우 적용되는 조건이다. 이를테면 인텔 8세대 프로세서가 고장이 나서 맡겼는데 더 이상 구입할 수 없고 수리도 어렵다면 9세대로 바꿔준다는 뜻이다.

정품 사용자에게만 돌아가는 경품과 같은 다양한 혜택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벤트가 매력적인 이유는 구매 후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품이라는 이유로 꾸준히 참여 가능한 혜택이 지속한다는 데 있다. 이를 테면 정품 CPU 등록 고객은 매달 추첨을 통해 50명씩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받는다. 매달 추첨을 하니 포기만 안 하면 언젠가는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만일에 대비한 시피유 보험은 필요하다.


정품 CPU는 A/S나 경품과 같은 혜택 측면에서 권하기도 하지만 실은 보험적 측면에서 권하는 부분이 크다. 병행 수입은 가품 논란에서 근본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드물지만 가품의 발생 빈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히트 스프레이 교체를 통해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가짜 제품이 작년까지 수 차례 발견됐다. 중국에서는 아예 코어가 없는 가짜 제품이 유통된 적도 있다. 12세대에서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구매한 제품이 배송 중에 고장이나 파손에 대해 책임을 피하거나 연락을 안 받고 잠적한 수입사, 일정 재고를 털고 나면 사라지는 판매자 등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는 사람은 있다. 저렴한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서다.

인텔 정품 CPU는 제품 박스에 부착되어 있는 스티커를 통해 정품 확인을 할 수 있다. 정품 프로세서를 중고 거래로 구입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도 박스 또는 스티커를 통해 정품 제품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상 일반 사용자가 정품을 구분할 유일한 방법이다.

게다가 정부 정책이 면세 기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한국 정발 제품과 병행 수입 간의 가격 차이는 제품군을 막론하고 간극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도체와 같이 높은 기술을 요하고 고장 시 대처가 어려운 제품일수록 정품 구입이 사용자의 정신 건강에 이롭다.

최저가 구입을 위해 애써야 할 제품은 분명히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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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다양하고 복잡한 조립 PC, 어떤 제품을 사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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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그것이 궁금하다] 왜? 굳이? 비싼 정품 CPU를 사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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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동 에디터  PRESS@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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