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부활의 날갯짓’ 인텔 코어 프로세서,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
‘우여곡절 끝 부활의 날갯짓’ 인텔 코어 프로세서,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
  • 김현동
  • 승인 2022.12.2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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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역사는 벌써 13세대에 걸쳐 진행 중이다. 이전에 출시됐던 펜티엄이나 코어2 프로세서를 포함하면 그 역사는 엄청나게 길게 이어지지만, 여기에서는 예외로 하자. 어디까지나 현재 인텔 데스크톱 프로세서 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역은 단연 코어 브랜드이니 말이다.


▲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세대를 거듭하며 꾸준히 성능과 기능을 개선해 왔다. 그 과정에서 시장에게 기대와 실망감을 주기도 했다.

인텔 코어 브랜드는 PC 시장에서 혁신을 이끄는 아이콘 중 하나였다. 경쟁사가 뚜렷한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뒤쳐지는 상황 속에서 인텔은 네할렘을 시작으로 샌디브릿지, 하스웰, 스카이레이크로 이어지는 아키텍처의 변화를 꾸준히 거치며 성능향상을 이뤄냈기 때문. 심지어 경쟁사가 코어 프로세서와 경쟁구도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 8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들어서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인텔이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미세공정 전환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장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제품 출시가 이뤄졌다. 경쟁사의 추격도 거셌고, 심지어 코어 프로세서의 성능에 견줄 수준에 이르면서는 위기감도 감돌았다. 하지만 인텔은 쉽게 왕좌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그 전환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PC 시장의 변화를 가져온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그렇다면 11세대와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13세대에서는 어떻게 발전을 이뤄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해 나갈까?

공정전환 이루지 못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아키텍처만 적용했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쳐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로켓레이크(Rocket Lake)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인텔 프로세서 중 하나였다.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동일한 플랫폼을 쓸 수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으나 성능이 및 효율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아키텍처의 변화는 있었어도 미세공정이 14nm 기반으로 이전과 동일해 극적인 성능향상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 컸다.


▲ 새로운 아키텍처와 기술을 적용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잠재력이 뛰어났지만, 미세공정으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아키텍처는 인텔 7으로 설계됐던 써니코브(Sunny Cove) 아키텍처를 14nm 공정 기반으로 재설계했기에 IPC는 이전과 비교해 최대 19% 향상됐다. 여기에 최대 512비트 벡터 폭을 다루는 AVX-512 명령어와 인공지능 추론 작업을 가속하는 딥 러닝 부스트(Deep Learning Boost) 기술도 도입됐다. 향상된 속도의 DDR4 메모리와 호흡을 맞췄고, PCI-E 레인도 20개로 늘려 장치 확장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내장 그래픽의 변화도 이 때 시작됐다. Xe 아키텍처가 도입되어 기존 대비 최대 50% 가량 성능향상을 이뤄냈다. 이는 12세대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졌고, 이 뿌리는 인텔 아크 그래픽 프로세서에도 남아있다.

하이브리드 설계와 공정전환의 시작,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완전한 성능 향상으로 PC 시장에 충격을 주다


변화는 있었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 요소들이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잠재력이 많았던 기술과 구성을 작은 그릇에 다 담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12세대는 이 한계를 충분히 극복해냈다. 기존 14nm 미세공정을 인텔 7 공정으로 바꾸면서 코브 아키텍처의 많은 것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게 되어서다.


▲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인텔 7 공정과 코브 아키텍처, 하이브리드 설계 구조가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뛰어난 성능을 구현했고 이는 곧 시장의 압도적 지지를 받게 된다.

코드명 앨더레이크(Alder Lake).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데스크톱 코어 프로세서 중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도입하면서 효율과 성능 모두 챙기려고 했다. 따라서 프로세서 내에는 작동속도는 낮지만 다수의 코어로 데이터 처리가 이뤄지는 효율코어(E-코어), 높은 작동속도와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능한 성능코어(P-코어)를 담았다. 마치 현재 스마트폰이 채용 중인 빅-리틀 구조와 동일한 형태다.


▲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윈도우 11의 스케줄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스레드 디렉터로 성능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다.

다만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달리 윈도우 운영체제는 다양한 작업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구조이기에 이를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윈도우 11에 도입된 것이지만, 인텔은 여기에 스레드디렉터(Thread Director)를 적용함으로써 E-코어와 P-코어가 작업에 따라 최대한 조화롭게 구동되어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설계했다.

이 전략은 유효했다. 미세공정을 바탕으로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높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고, 대용량 캐시와 두 형태의 코어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며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능을 구현했다. 이 기조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여유롭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틀이 됐다.

미세공정과 아키텍처 설계 최적화한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완전한 데스크톱 PC 프로세서로 다시 거듭나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랩터레이크(Raptor Lake)는 12세대에서 부족했던 요소를 더욱 최적화하고 다듬는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그 효과가 너무 커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인텔은 랩터레이크가 앨더레이크 대비 게이밍 성능에서만 최대 24% 개선이 이뤄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단순히 최적화를 이룬 것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인텔은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적용하는 인텔 7 공정을 더 다듬는데 초점을 두었다. 3세대 인텔 슈퍼핀(SuperFin) 트랜지스터를 접목한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같은 전압을 인가해도 더 높은 작동속도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 실제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600MHz 정도 속도 향상을 이뤘다.


▲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구조를 더욱 다듬고 최적화하는데 초점을 뒀다. 그러나 그 효과가 기대 이상이어서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코어 구성도 대폭 늘렸다. 특히 E-코어를 최대 8개 더 추가하면서 코어 i9 프로세서는 16개의 E-코어를 제공하게 되었다. P-코어는 8개로 그대로지만, 작동속도 향상과 캐시 메모리의 증설로 더 많은 데이터를 여유롭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메모리 지원 속도 역시 DDR5는 5600MHz로 확대됐다. DDR4 메모리는 특성상 어쩔 수 없이 3200MHz로 고정되지만, 성능에 발목을 잡는 수준까지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가한 코어와 캐시 메모리 용량에 따라 인텔은 이를 더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안을 모색했다.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쓰인 스레드디렉터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E-코어와 P-코어간 전환이 잘 이뤄지도록 다듬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이 있어 가능했던 것인데, 해당 기능은 윈도우 11 22H2 이상에서 경험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췄던 인텔 600 시리즈 메인보드를 바이오스 업데이트만으로 고스란히 사용 가능하다. 물론,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진면목을 경험하려면 인텔 700 시리즈 칩셋을 사용해도 좋다. 기존 세대간의 호환성은 신규 및 업그레이드 수요에 대한 배려 측면이 강하다.

현재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i5와 i7, i9에 이르는 선택지가 제공되지만 대부분 상위 제품인 K형에 집중되어 있는 상태다. 잠재력을 해방해 성능을 높이는 오버클러커 입장에서는 분명한 이점을 갖지만, 프로세서의 기본 성능에만 집중하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 2023년에는 더욱 다양한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것도 곧 해결될 전망이다. 코어 i3를 시작으로 i5, i7, i9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일반형 라인업이 시장에 투입되어 선택지가 확대된다. 특히 가성비가 가장 뛰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코어 i5 프로세서는 i5-13400(F), 13500, 13600 등이 고루 출시되며, 최적의 효율과 성능을 제공하는 코어 i7 프로세서는 i7-13700(F)가, 최고의 성능을 보여줄 코어 i9 프로세서는 i9-13900(F)로 선택지 가뭄을 해소한다. 코어 i3는 i3-13100(F)로 초소형 시스템 혹은 입문형 PC 시스템 시장을 흡수하게 된다.

메인보드 칩셋도 현재 Z790 외에 H770과 B760이 합류한다. 각각 오버클럭이나 일부 제공되는 기능에 제한은 있겠으나 합리적인 가격대로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시장의 완전한 주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아키텍처와 미세공정 적용할 14세대 코어 프로세서
PC 시장 왕좌 자리를 이어갈 수 있을까?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완성도가 뛰어나기 때문일까? 시장의 눈은 벌써 14세대로 이동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로운 아키텍처와 미세공정의 도입이 극적인 성능 향상을 줄 것으로 기대되어서다. 특히 인텔 4 공정을 바탕으로 더 많은 코어와 캐시로 안정적인 데이터 처리 능력, 더 높은 작동속도로 쾌적한 컴퓨팅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 인텔은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을 코어 프로세서에 꾸준히 도입하게 된다. 14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인텔 4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아직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그러나 PC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이유는 이미 12세대와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보여준 인텔의 저력 때문이다. 위기는 있었지만, 다시금 PC 프로세서의 왕좌를 되찾아온 인텔. 14세대 프로세서로 진정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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