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사용자에게 장비 빨은 무시하기 힘들 유혹이다. 똑같은 게임을 즐겨도 남보다 더 고급진(우세한) 장비를 보유한다면 분명 느껴지는 손맛은 더 짜릿하다. 감염병 사태 이후 실내에 머무른 시간이 증가하면서 고성능 PC 수요가 부쩍 상승한 것은 더 좋은 장비가 안기는 이득을 사용자가 인정함과 밀접하다.
그 점에서 시장에서 선호하고 주목받는 동시에 공급이 딸리는 하드웨어는 시기적인 특성을 부쩍 타기 마련이다. '더 나은 사용성'을 목표로 시장에서 경쟁하는 양대 브랜드 'AMD와 인텔'의 경쟁에 마침표가 찍히지 않는 한 사용자의 시피유 선택지도 시기에 따라 저울질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게임을 즐긴다는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그래픽카드가 물론 중요하지만 PC의 기본이 되는 CPU 성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십분 발휘하기 힘들다는 건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용산에 위치한 PC 조립 전문점 아르컴퍼니 박병환 대표는 "고성능 시피유를 사용하는 PC에서 그래픽카드 성능 또한 잘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라고 말한다.
즉, 시피유 성능은 PC에서 이뤄지는 모든 연산에 관여하기에 궁극적으로 처리 효율과 밀접한 하드웨어다.
# 22년 등장 신상 시피유, 핵심은?
최근 추세는 상향 평준화 한 성능을 더욱 빠르게 하는 차원에서 데이터의 로딩을 최소화해 속도를 한층 높이는 방식이다. 그렇다 보니 AMD/INTEL 양사 모두가 공개한 신제품은 캐시 메모리 용량이 대폭 증가한 특징이 공통으로 목격됐다.
AMD 라이젠 7 5800X3D의 경우 3D V캐시를 적용한 L3 캐시 메모리는 96MB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L2 캐시를 포함하면 총 메모리 용량만 합산 100MB에 달한다. 덕분에 빈번하게 액세스 하는 데이터를 메모리에 담을 수 있게 돼 병목이 생기는 현상이 대폭 줄었다. 결과적으로 게임에서 높은 프레임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다.
인텔의 최상위 제품인 i9-12900KS는 L3 캐시는 30MB이며, L2 캐시는 14MB로 총합산 44MB 용량을 지녔다. 11세대 L3가 16MB임을 감안하면 거의 두 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용량만 따지면 경쟁사 대비 반에 불과하다. 물론 하이브리드 코어 방식을 연일 강조한다. 고성능 코어인 P코어/고효율 코어인 E 코어로 나누어진 16개의 코어 구조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코어 성능을 온전히 활용하려면 윈도 11 환경이라는 조건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윈도 11은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스레드 디렉터와 동조하여 고성능 코어가 필요한 경우 고성능 코어를 할당해 작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와 반대로 윈도 10 환경에서는 해당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 최신품/최강 성능/최고등급 시피유는?
게이머가 가장 비싼 상위 등급 시피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딱 한 가지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을 사수하기 위함이다. 이를 게임 환경에 대입한다면 '남보다 더 우세한 프레임 확보'로 풀이된다. 만만하지 않은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능을 체감하는 것만큼 허탈한 상황도 없을 테니.
그러한 이유로 R7 5800X3D VS i9-12900KS는 최신품/최강 성능/최고등급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각 제조사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이기에 몸값 또한 보급형 대비 5배 이상에 가깝다. 따라서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다. 성능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사용자를 위해 나온 특별한 성격이 묻어나는 제품이다.
AMD 라이젠7-4세대 5800X3D (버미어)
7nm / 8C16T / 3.4~4.5GHz
L3:96MB / TDP 105W / DDR4 3,200MHz
가격 : 약 69만 원 (22년 5월 30일 다나와 기준)
인텔 코어i9-12세대 12900KS (엘더레이크)
10nm / 16C24T / 3.4~5.5GHz
L3:30MB / TDP 150~241W / DDR5 3,200MHz
가격 : 약 96만 원 (22년 5월 30일 다나와 기준)
# 인기 온라인 게임 벤치마크 테스트
게임하면 여전히 온라인 게임이 대세다. 한때 MMORPG 장르의 게임이 유독 인기를 독차지한 바 있으나 그러한 흐름도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이제는 AOS나 FPS 계열의 인기로 바통이 넘겨진 상태다. 오늘날 MMORPG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다.
그럼에도 기본기가 탄탄한 장르인 만큼 대세를 역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바로 로스트아크의 등장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MMORPG 장르가 다시금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최신 온라인 게임의 특징이라면 전반적으로 최적화 부분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시스템 자원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거나 고사양 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만족스러운 게이밍 성능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유독 많다.
그렇기에 일부 사용자를 중심으로 하드웨어 사양을 최대한 끌어올려 다소 아쉬운 최적화 때문에 낮아지는 게임 프레임 손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플레이 환경을 만들려는 시도가 계속된다. 위에서 언급한 최신품/최강 성능/최고등급 시피유를 사용한 업그레이드가 대표적이다.
사용자라면 이러한 고민을 할 것 같다. 실제 해당 시피유를 사용한 시스템이 게임 환경에서 어느 만큼의 성능을 구현하냐는 것. 최대한 비슷한 시스템 환경에서,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RX 6950 XT를 조합하면 실제 게임에서는 어떠한 점수를 기록할지 궁금증에 답을 찾아봤다.
《테스트 환경》
[ 인텔 코어i9-12세대 12900KS (엘더레이크) ]
보드 : Z690F 칩셋 메인보드 (ROG STRIX Z690F Gaming)
VGA : 라데온 RX 6950 XT
RAM : DDR5-4800
[ AMD 라이젠7-4세대 5800X3D (버미어) ]
보드 : X570 칩셋 (Crosshair VIII Impact)
VGA : 라데온 RX 6950 XT
RAM : DDR4-3200
테스트에 도입한 게임은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로스트아크 3종이다.
세 가지 게임을 테스트 진행한 결과 1) 배틀그라운드에서는 라이젠 7 5800X3D가 i9-12900KS 보다 5% 정도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2) 오버워치에서는 두 제품 간 큰 차이는 없었지만 라이젠 7 5800X3D가 6% 정도 앞서는 수준의 성능을 기록했다. 3) 로스트아크에서는 i9-12900KS 보다 라이젠 7 5800X3D가 9% 가까이 높은 성능을 발휘했다.
분명 코어수가 더 많고, 동작 클럭 또한 인텔 제품이 더 앞선 상황임에도 AMD 시피유가 더 빠른 이유는 왜 일까?
글 서두에서 언급했던 캐시가 주된 이유다. 이미 상향 평준화 환 시피유 성능을 한 차례 더 높이기 위해 두 회사가 찾은 출구 전략은 처리 효율을 늘려 성능을 높이고자 했다. 그 결과 인텔과 AMD의 신제품은 전작 대비 캐시 메모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적인 게임 성능이 CPU에 의해서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은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이지만, 성능에 더욱 밀접하게 영향을 미친 부분이 바로 캐시 메모리 임은 AMD 라이젠을 통해 증명됐다. 그러한 결과 L2+L3 합산 100MB에 달하는 캐시 메모리를 내장한 라이젠 7 5800X3D는 온라인 게임에서 특히 발군의 성능을 드러냈다.
예컨대 로스트아크에서만 무려 10%에 달하는 성능 차이를 드러내면서 남다른 상품성이 두드러졌다. 물론 PC가 단지 게임을 즐기기 위한 전용 제품은 아니라지만, 게임은 모든 컴퓨팅 환경에서 빠지지 않는 활용성의 한 부분이라는 측면에서 결과가 전하는 메시지가 더욱 뜻깊다.
또 다른 의미에서 PC 전체의 효율 = 성능임을 인정한다면, 최신품/최강 성능/최고등급 시피유라는 타이틀은 R7 5800X3D 시피유에 좀 더 어울렸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이 또한 마찬가지 결과다. 누가 뭐래도 게임이라는 분야에서의 킹을 따진다면 AMD는 기대에 걸맞는 상품성을 충족한다.
By 김현동·김신강 에디터 PRESS@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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