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새 제품 이벤트, 논란의 삼성 2번 울렸다
애플 새 제품 이벤트, 논란의 삼성 2번 울렸다
  • 김현동
  • 승인 2022.03.14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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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미국 시각) 애플은 아이폰 SE 3세대, 새로운 아이패드 에어, 맥 스튜디오,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4종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맥 스튜디오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보면 아이맥 27인치를 대체하고, 달리 보면 맥 미니의 프로 버전에 모니터를 붙인 개념인데 요컨대 고급 사용자용 데스크톱 PC다.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핵심은 결국 프로세서다.

가성비 모델인 아이폰 SE 3세대에 아이폰 13과 동일한 A15 바이오닉 칩을 넣어줬고, 아이패드 에어에는 프로와 동일한 M1 칩을, 맥 스튜디오에는 현존 최강의 M1 맥스를 기본으로 탑재한 데 이어 M1 맥스 2개를 붙인 M1 울트라를 선보여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120Hz 주사율, USB-C 등 경쟁사에는 보급형 모델에도 당연한 사양에 유독 인색한 애플인데도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성능의 폰, PC라는 찬사를 듣는 이유는 바로 이 프로세서에 있다.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플래그십 갤럭시 S22 시리즈에는 유럽권의 경우 엑시노스 2200이 탑재됐다. 긱벤치 5 GPU 벤치마크에 따르면 전작에 적용된 스냅드래곤 888에 비해 엑시노스 2200은 41%의 성능 향상을 이뤘다. 분명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각각 4,853점과 9,143점이다.

그러나 익히 알려진 대로 아이폰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진다.

엑시노스 2200은 이미 출시된 지 6개월이 훌쩍 지난 아이폰 13시리즈에 적용된 A15의 63%에 그친다. A15는 14,556점에 달한다. 사실상 비교가 민망한 수준이다. 달리 말해 100만 원짜리 갤럭시 S22가 60만 원 남짓한 아이폰SE의 63%에 그치는 그래픽 성능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한국과 미국에 적용되는 스냅드래곤 8의 경우, GPU는 아이폰 13 프로에 밀리지 않지만, CPU는 A13 즉, 아이폰 11에 채 미치지 못한다. 아이폰 11은 출시된 지 곧 만 3년이 된다.

갤럭시 사용자 역시 이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 더 쓰기 편하고, 자유도가 높으며 무엇보다 삼성페이를 비롯한 훌륭한 편의성이 있기 때문에 ‘참고’ 쓰는 것이다. 그런데 결국 프로세서의 성능 차이는 얼마 전 발생한 갤럭시의 GOS 논란에 기름을 끼얹는 중요한 단초가 되고 말았다.

갤럭시 S22에 적용된 소프트웨어 GOS는 Game Optimizing Service의 약자로, 고사양 게임을 할 때 스마트폰의 지나친 발열이나 전력 소모를 줄이고자 하드웨어의 성능을 강제로 떨어뜨리는 기능이다. 내내 갤럭시를 괴롭혀온 발열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삼성의 고육지책이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GOS를 강제로 적용했다는 점, 이에 더해 갤럭시 S22에서 마치 발열을 해결했다는 식으로 삼성이 광고했다는 점이었다. 기만에 가까운 삼성의 행태에 소비자 불만이 폭발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어 집단 소송까지 불똥이 튀었다.

GOS 논란은 지난 2월 22일 한 유튜브 채널의 삼성전자 직원 인터뷰가 시발점이 됐다. 해당 직원이 고객의 안전을 위해 GOS를 풀어줄 수 없다고 한 것. 낮은 스펙의 폰을 팔아놓고 고객 안전을 운운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초기 삼성은 “소비자 안전을 위한 조처”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자세를 취했는데, 마치 ‘당신의 스마트폰을 위해 회사는 사려 깊은 행동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쓰는 모양새다. 갤럭시 S7 시리즈부터 있었던 GOS가 뭐 그리 새삼스러운 것 있느냐는 듯한 오판이다.

결국 기만 광고에 이어 컴플레인에 대한 대응까지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던 셈. 삼성은 소비자 불만 수준의 정도를 완전히 오판했다. 사전 예약구매에 대한 취소가 잇따르고 소송 움직임까지 걷잡을 수 없게 사건이 커지자 결국 삼성은 고개를 숙였다.

삼성전자는 원 UI 4.0 에 대해 게임 실행 시 CPU와 GPU의 초기 성능을 제한하는 기능을 해제하는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GOS 논란이 어느덧 20일을 넘어가며 조금씩 누그러지려 할 때 본의 아니게 애플은 예정대로 다음 스텝을 진행한다.


바로 신제품 중 하나인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다.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는 거창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단순한 5K 모니터다. 오래전 단종된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를 잇는 보급형 모니터다. 물론 2백만 원짜리 모니터를 보급형이라고 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프로 디스플레이 XDR이 6백만 원을 넘으니 애플 처지에선 ‘가성비’ 모델이 맞긴 하다.

그런데 이 모니터가 주목받는 부분은 화질이나 카메라, 디자인 등이 아니다. 프로세서다. 모니터에 A13 바이오닉 칩이 들어갔다. 아이폰 11시리즈에 들어갔던 바로 그 칩이다. 애플은 A13 칩 덕분에 센터 스테이지, 공간 음향, Siri 등의 기능을 모니터에서 원활히 즐길 수 있다고 짧게 설명하고 넘어간다.

따지고 보면 갤럭시의 최신 플래그십 시리즈에 들어간 프로세서는 애플의 모니터 성능에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이 부분이 GOS 논란과 맞물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롱거리로 회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애플은 전혀 의도한 적이 없겠지만, 애플 모니터보다 못한 갤럭시 S22라고 희화화되는 상황에 표정 관리에 정신없다. 애플의 새 모니터 출시는 결과적으로 삼성 스마트폰을 2번 죽이는 효과를 낳고 말았다.

사건의 발단인 GOS 문제에 대해 삼성은 소프트웨어 대응만 언급한 상태다. 하지만, 위클리포스트가 조사한 결과 단순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 가능한 문제가 아니였다. 심지어 과거에 비슷한 문제로 제품 단종이라는 특단의 결단을 내린 적도 있었다. 이 부분은 별도 기사로 다룰 예정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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