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3세대 갤럭시 Z 플립·폴드 공개한 삼성, 성능 관련 언급은 쏙?
[이슈+] 3세대 갤럭시 Z 플립·폴드 공개한 삼성, 성능 관련 언급은 쏙?
  • 김현동
  • 승인 2021.08.15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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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15일] - 지난 8월 11일, 삼성전자는 온라인을 통해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행사를 열고 올 하반기를 이끌 차세대 스마트 기기를 대거 공개했다. 갤럭시 워치(Galaxy Watch) 4, 갤럭시 Z 폴드(Galaxy Z Fold) 3, 갤럭시 Z 플립(Galaxy Z Flip) 3 등이 그 주인공이고 이와 별개로 완전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Galaxy Buds) 2도 영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을 통해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과 스마트 기기를 공개했다.

새로운 스마트 기기는 삼성의 미래를 이끌 중요한 제품이다. 새로운 기술과 포맷을 적용한 하드웨어와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더해 기존과 다른 경험을 제공해야 해서다. 그런 점에서 갤럭시 Z 폴드와 플립은 등장 초기부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해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타 제조사와 달리 새로운 기술에 대한 언급은 적극적이면서도 하드웨어 그중에서도 성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처리 장치와 그 외 요소들의 설명은 극도로 자제하는 편이다. 이번 언팩 역시 그런 모습을 보였다.

애플·구글·화웨이 등은 신제품에 탑재될 AP에 신경 쓰는데
왜 삼성전자는 의외로 중요한 요소를 무시했을까?


다수의 스마트폰 제조사는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최신 기능 못지않게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를 설명하는 데에도 공을 들인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공개하면서 애플리케이션 처리 장치(AP)가 어느 정도 성능 향상을 이뤄냈는지, 이 성능을 바탕으로 이 기기가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안내한다. 최근에는 아이패드와 맥 라인업 등에 자사가 개발한 M1 솔루션을 공개하면서 성능적 변화에 대해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한 바 있다.


▲ 애플은 주요 스마트 기기를 소개할 때 AP에 대한 설명을 빼놓지 않았다. 이를 통해 새 스마트 기기가 기존 대비 얼마나 다른 성능과 기능을 제공하는지 꼼꼼하게 설명한다.

구글도 최근 차세대 픽셀 스마트폰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AP인 텐서(Tensor)를 함께 언급한 바 있다. 이 칩은 삼성전자의 5nm 공정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글이 직접 개발하는데 약 4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고 이 칩을 활용해 컴퓨터 비전과 음성인식, 실시간 번역, 보안 등 사용자 경험 향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이 주를 이루지만, 기본적인 처리성능을 토대로 소프트웨어와 결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화웨이는 자체 AP인 기린(Kirin)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성능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하더라도 인공지능이나 처리성능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는다. 현재 자체 AP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최근 무섭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샤오미도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서 사양을 언급하곤 한다. 지난 10일 공개한 미 믹스(Mi Mix) 4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88+가 쓰인다고 발표했다.


▲ 삼성은 기기에 대한 경험적 측면을 이야기해도 그 경험이 얼마나 쾌적하고 자연스러울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 3와 갤럭시 Z 플립 3에는 아주 살짝 스치듯 AP에 대한 언급이 이뤄진다. 자세한 사양도 없다. 그저 5nm 공정에서 만들어진다는 내용뿐이며 그 아래에 CPU에서 13%, 그래픽 27%, 인공지능 처리 60%(갤럭시 Z 플립 3는 각각 12%, 25%, 60% 향상)가 향상됐다는 것 정도에 불과하다. 이 부분도 갤럭시 Z 폴드 2와 비교한 수치라는 점을 아주 작게 표시해 두었다. 이전 세대인 갤럭시 Z 폴드 2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65+가 탑재됐다. 성능 향상이 있음에도 그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의아할 따름이다.

심지어 언팩 공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인플루언서가 갤럭시 Z 폴드 3 및 Z 플립 3의 실물을 공개하고 있는데, 사양이나 성능을 제대로 언급하는 이가 거의 없다. 심지어 공식 홈페이지에도 정보라고 해봐야 ‘5nm 프로세서’에 대한 약간의 부가설명 정도인데(자세히 살펴봐야 알 수 있는 아주 짤막한 내용), 이런 상황인데 그들은 사양에 대한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이 정도면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실력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뛰어난 설계·제조 능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최종 경험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과물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잠재력을 알 수 없어


성능 향상을 토대로 보면 갤럭시 Z 폴드 3와 갤럭시 Z 플립 3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88 혹은 888+ 계열이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엑시노스 2100의 개량형일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모두 최신 스마트폰에 적용되고 있거나, 이미 적용했다. 사양에 대한 경쟁력은 이미 어느 정도는 갖췄다고 보는 것이 맞다.

생각해 볼 것은 “왜 이야기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부분이다. 최신 사양이지만, 그 이상을 제시하지 못해 부끄러워서일까? 아니면 애플 M1이나 타 프로세서와 비교를 당할까 무서워서 그랬을까? 의도는 언팩 행사를 구성한 실무자들이 알고 있겠지만, 성능은 빼고 다른 기능만을 언급한 부분은 의구심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사실, 삼성전자는 이전 언팩 행사에서도 신제품에 대한 사양은 크게 언급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전통인데 이것은 반대로 봤을 때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도 있다.


▲ 스마트 기기에서의 경험은 치밀하게 설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과물이다.

의도하는 경험적 요소들이 대중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한다면 그 제품은 성공하기 어렵다. 이 점에서 공개된 제품은 기대감 반 우려 반이다. 우선 디스플레이나 사용 경험적 측면에서는 기대감을 준다. 내구성 향상된 폴더블 디스플레이, 액정 아래에 배치되어 깔끔해진 UDC(Under Display Camera), IPX8 수준의 방수 능력 등이 그렇다. 우려되는 부분은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 이 기기가 어떤 부분에서 얼마나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가? 여러 창을 띄우는데 그냥 띄울 수 있다는 것인지, 제대로 된 멀티태스킹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이 제품에 대한 믿음이 생성될 것 아닌가. 소비자는 성능부터 인터페이스, 기기 자체의 기능 등 여러 종합적인 부분이 결합한 ‘경험’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미 충분히 뛰어난 기본기를 갖췄겠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부족한 게 못내 아쉽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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