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블랙베리, 2022년 1월 초 서비스 종료
굿바이 블랙베리, 2022년 1월 초 서비스 종료
  • 김현동
  • 승인 2022.01.0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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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7일] - 현재 스마트폰 운영제체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양강체제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과거에는 다양한 운영체제가 있었다. 비즈니스인에게 각광받았던 블랙베리(Blackberry) 운영체제도 그중 하나다. 고유의 개인식별번호(PIN)을 활용한 블랙베리 인터넷 서비스(BIS/BES)를 앞세운 뛰어난 보안 능력이 인기 비결이었다. 하지만, 시대에 뒤쳐지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블랙베리는 자사가 개발한 운영체제, 블랙베리 7.1과 10 버전을 포함해 블랙베리 플레이북 2.1 이전 버전의 BIS/BES 서비스를 종료한다. 기한은 2022년 1월 4일까지다. 약 2주가량으로 시간이 비교적 촉박한데, 사실 이 발표는 지난 11월 중순에 이뤄졌다.


존 첸(John Chen) 블랙베리 최고경영자는 “블랙베리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환됐다. 이후 우리는 전 세계 기업과 정부 등에 지능형 보안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비즈니스 구조 전환에 의한 결정이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블랙베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개발했지만, 이를 모두 정리했다. 현재 단말기는 TCL이 선보이고 있으며, 운영체제는 더 이상 개발되지 않는다.

동시에 국내에서 BIS/BES를 서비스하던 SKT도 관련 지원을 종료한다. 2022년 1월 4일 00시가 되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 문제는 블랙베리 운영체제는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메일을 보내고 인터넷, 전화, 문자 전송 등이 가능한데 서비스가 종료되면 이를 쓸 수 없게 된다.

이 부분도 예견되었던 것이다.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는 “이전 버전의 블랙베리 운영체제 서비스를 2022년 1월 4일로 종료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월 4일 이후로 통신사 또는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기존 서비스와 서비스를 실행하는 블랙베리 단말기는 데이터, 전화, 문자, 긴급통화 기능을 포함,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폰으로 유명세,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지원 종료되는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블랙베리는 본래 캐나다에서 시작한 리서치 인 모션(림 – Research In Motion)에서 시작한다. 무선호출기 사업으로 시작했는데, QWERTY(쿼티) 자판을 달아 입력 편의성을 높여 인기를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능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초창기 스마트폰 시장을 휘어잡았다. 2013년에는 사명을 블랙베리로 변경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 탄탄한 보안과 QWERTY 자판 등으로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시장을 휘어잡은 바 있다

초기의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직장인과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 압도적 인기를 얻었다. 심지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모습이 다수 포착되면서 이른바 ‘오바마폰’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기능이나 성능은 뒤로 하더라도 QWERTY 자판 특유의 입력 편의성과 폰의 외모를 다양하게 변경 가능하다는 점이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그러나 이 인기가 블랙베리에게는 독이 된 모양이다. 애플과 구글의 공세에 블랙베리는 점점 힘을 잃어갔다. 무엇보다 두 기업이 내세운 앱스토어는 그 영향력이 상당했다. 그에 비해 블랙베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압도하지 못했다. 보안과 QWERTY 자판기는 큼직한 화면과 빠른 처리능력, 다양한 앱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던 것이다.

물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졌다. 블랙베리 10 운영체제에서는 일부 안드로이드 앱 호환성을 확보하기도 했고, 블랙베리 패스포트와 리프 등 신제품을 통해 다양한 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기에 이른다.

이제는 완벽히 지능형 보안 및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모한 블랙베리. 그렇기에 기존 블랙베리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지원 종료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원이 끝나는 제품과 운영체제는 무엇일까?

우선 블랙베리 이름을 달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품은 블랙베리는 지원 종료와 연관이 없다. 블랙베리 프리브(PRIV), 디텍(DTEK), 키(Key) 시리즈, 모션, 오로라, 이볼브 시리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블랙베리 운영체제 10 버전 이하 제품은 모두 지원이 종료된다.


▲ 서비스 종료되는 블랙베리 운영체제 7.1 버전 기반 기기들

먼저 블랙베리 운영체제 7.1 버전 이하를 보면 이렇다. 포르셰 디자인 P9981을 시작으로 블랙베리 볼드 9900 계열, 9800 계열, 9700 계열, 9300 계열 등이 해당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블랙베리 커브 9300 계열, 8500 계열 등도 포함되니 참고하자. 정리해보니 약 15종에 달한다.


▲ 서비스 종료되는 블랙베리 운영체제 10 버전 기반 기기들

블랙베리 운영체제 10 버전 이하에 해당되는 제품은 무엇일까? 약 10여 종 제품이 여기에 포함된다. 블랙베리 클래식, 패스포트를 시작으로 포르셰 디자인 P9982와 P9983, 리프, Z 시리즈, Q 시리즈 등이 해당된다. 이들 제품 중 일부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아직도 현역으로 쓰이기도 하기에 이번 서비스 종료는 제법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굿바이 블랙베리, 피할 수 없는 서비스 종료
이제 남은 것은 QWERTY 자판뿐


중요한 것은 서비스 종료와 함께 블랙베리 인터넷 서비스(BIS/BES) 접속이 함께 종료되고, 대부분 기능을 쓸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빠르게 데이터를 백업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블랙베리 운영체제 7.1 이전 버전은 패스워드 키퍼(Password Keeper) 데이터는 단말기에 저장되므로 서비스가 변경되어도 사용자 접속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암호 관리 응용 프로그램 또는 안드로이드용 블랙베리 패스워드 키퍼를 옮기려면 새 항목을 수동으로 생성해야 한다.

블랙베리 운영체제 10 이전 버전은 방법이 다소 복잡하다. 설정에서 추출 항목에 접근한 이후 별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후 기록을 미디어 카드로 옮기려면 설정 항목에서 암호 추출에 접근한 다음, 암호화된 파일을 옮기는 식의 작업을 몇 번 반복해야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블랙베리 공지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스마트폰과 운영체제는 곧 막을 내린다.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의 아이콘과 같은 QWERTY 자판뿐이다. 지금의 블랙베리의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기기는 TCL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이 감성만이라도 꾸준히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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