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워치 7, 15일 정식 출시 … 화면 크기 말고 바뀐 것 없다
애플 워치 7, 15일 정식 출시 … 화면 크기 말고 바뀐 것 없다
  • 김신강
  • 승인 2021.10.15 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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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5일] - 애플이 15일 7세대 애플 워치를 정식 출시한다. 스마트워치 시장의 원조이자, 여전히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애플 워치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더구나 애플 워치 7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든 애플 내 스마트 기기를 통틀어 최초로 한국이 1차 출시국으로 선정될 정도로 의미가 남다르다.

과거 아이폰 13 시리즈 역시 1차 출시국으로 포함되는 것이 유력했으나 추석 등의 이유로 미국보다 2주 후에 출시된 사례를 떠올리면 말이다. 매번 ‘담달폰’ 멍에를 쓴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국 시장이 애플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랐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전히 애플 페이를 쓸 수 없고 고질적인 AS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애플은 이례적으로 마니아가 다수가 되어 브랜드를 이끄는 회사다. 폐쇄적인 호환성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팬덤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공고한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애플 워치 7 역시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다. 전작 6과 SE는 일부 기능의 제약이 있을지언정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도 쓸 수는 있다.


그러나 애플 워치 7은 반드시 아이폰이 있어야만 연동 가능하다. 폐쇄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 4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용으로 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스마트워치로 다른 OS 사용자를 끌어오는 노력보다는 각자 OS의 플랫폼 생태계를 공고하게 굳히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엠바고(한시적 보도금지를 뜻하는 매스컴 용어)가 풀리면서 유튜브를 비롯한 곳곳에서 해외 리뷰어의 애플 워치 7 개봉기, 사용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애플 워치 7을 경험한 이들의 중론은 결론적으로 화면이 커진 것 외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으로 모이고 있다.

# 전작 대비 20% 커진 화면… 배터리 타임은 그대로


가장 핵심인 디스플레이는 전작보다 20% 커졌다. 베젤의 두께를 40% 줄이고 케이스의 크기는 1mm 키웠다. 애플 워치 4~6 모델은 40mm/44mm의 사이즈로 출시됐지만 이번 애플 워치 7은 41mm/45mm 모델로 선보인다. 20%가 커졌다고는 하지만 애플 워치 6을 쓰다가 7을 쓰면 체감 크기가 확 커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역체 감이 꽤 큰 편이며, 여전히 현역으로 판매 중인 애플 워치 3에 비하면 50% 이상 커진 크기기 때문에 구 모델 사용자라면 화면 크기만으로도 기기 변경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만하다. 상시 표시형 디스플레이, 즉 AOD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다. 전작 대비 AOD가 70% 이상 밝아지면서 굳이 화면을 깨우지 않고도 정보 파악이 훨씬 용이해졌다.

컬러는 알루미늄 모델의 경우 그린, 블루가 새로운 컬러로 추가되면서 총 5가지로 구성됐다. 특히 1~6까지 자리를 지키던 실버는 스타라이트라는 이름의 컬러로 대체됐는데 알루미늄 실버의 차갑고 또 어찌 보면 다소 장난감스러운 컬러감이 은은한 크림색 톤의 스타라이트로 바뀌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더해졌다. 스테인리스 스틸의 경우 실버, 골드, 그래파이트 3가지 컬러로 선보인다. 나이키와 에르메스 모델은 2가지 컬러다.

하지만 확대된 디스플레이와 다양해진 컬러 외에는 달라진 것이 사실상 없다.

애플 워치의 아킬레스 건인 짧은 배터리 타임은 7에 이르고도 단 1초도 늘어나지 않았다. 18시간이다. 애플은 이번 7 모델의 충전기를 USB-A 타입에서 USB-C 타입으로 변경하고 충전 속도가 33% 빨라져서 사용성이 좋아졌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지만 다소 궁색한 느낌이다. 물론 화면이 커지고 AOD가 밝아진 만큼 전력 사용이 늘어난 것은 자명하므로 동일한 배터리 타임을 유지했다는 것은 전력 효율이 개선됐다는 증거지만, 사용자가 체감하는 사용 시간이 똑같다는 것은 아쉽다.

새롭게 탑재된 S7 프로세서 역시 전작인 S6와 성능 차이는 없다시피 하다. 실제로 매번 새로운 프로세서를 발표할 때마다 프로세서가 만들어진 과정까지 일일이 설명하며 공을 들이던 애플이 이번 애플 워치 발표 때는 프로세서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전작 대비 어떤 점이 개선되었는지는 실 사용 시 보다 확인이 되겠지만, 미리 7을 접해본 사용자들은 사실상 속도 변화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 건강 기능 전작 대비 동일… 업그레이드 아닌 옆그레이드?


혈중 산소 포화도 측정, 심전도 검사, 심박수 확인, 수면 추적 등 전작에 있던 건강 기능에서 단 하나도 추가된 것이 없다. 혈당 측정, 체온 측정 기능 탑재에 대한 루머도 돌았지만 결국 7에는 도입되지 못했다. 애플의 공급업체로 알려진 건강기술 기업 록클리 포토닉스(Rockley Photonics)에서 지난 7월 혈당, 체온, 혈압, 알코올 수치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서를 공개하며 2022년 소비자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어 소비자가 기대하는 막강한 건강 기능은 빨라야 애플 워치 8에서나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애플 워치 6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면 7로 갈아탈 이유가 사실상 없다.


감성적인 측면이나 신제품으로 빠르게 바꾸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아이폰 12S라는 비판을 듣는 아이폰 13 시리즈보다도 변화의 폭이 작기 때문이다. 애플 워치 5 이하의 사용자는 화면의 크기가 직관적으로 실감 나는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기기 변경을 고민해볼 여지는 있지만, 그럼에도 애플 워치의 혁신적인 새로운 기능이 실감 날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뚜렷한 한계가 드러난 상태의 애플 워치 7이지만 그럼에도 상업적으로는 성공할 기세다. 애플이 매번 혁신의 부재로 비판을 받으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행보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5일 정식 출시되는 애플 워치는 사전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됐으며, 14일 기준 애플 공식 스토어에서 구매하려면 11월 중순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고 나온다.

이는 새로운 아이폰과 새로운 애플 워치를 매년 거의 같은 시기에 출시해 신작 효과를 누리는 애플의 방식이다. 어차피 아이폰 사용자만 애플 워치를 살 수 있고, 높은 충성도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애플 경영진은 이 정도의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신작이라고 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그나마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솔깃할 부분은 가격이 소폭 내렸다는 것이다.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모델 모두 전작 대비 각각 4만 원씩 인하됐다. 여전히 애플 워치는 스마트워치 중 가장 비싼 제품이지만 아이폰, 아이패드 할 것 없이 멈출 줄 모르고 오르던 가격이 애플 워치에서만은 소폭 내렸다는 것은 위안 삼을 수 있다.

애플 워치 7의 정체된 모습은 벌써부터 애플 워치 8에 대한 기대감을 역설적으로 높이고 있다. 갤럭시 워치 4의 경우 인바디 기능까지 탑재해 체지방률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건강 이야기는 애플이 가장 많이 하고 있지만 이제는 건강 기능마저 삼성전자에 밀리는 형국이다.

폼팩터 경쟁에서도 밀리고 스마트워치의 기능적인 부분까지 밀리기 시작하면 자칫 ‘비싸기만 하고 능력은 없는’ 브랜드가 될지 모른다. 한 번 각인된 부정적인 이미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혁신을 앞세워 수많은 휴대폰 기업을 역사의 뒤안으로 보낸 애플이 혁신으로 사라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애플 워치 7은 앞으로 기록될 판매량의 숫자를 떠나 여러모로 아쉬운 제품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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