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새 프로세서 M1 울트라 …. 8K 영상 18개 동시 재생
애플, 새 프로세서 M1 울트라 …. 8K 영상 18개 동시 재생
  • 김신강
  • 승인 2022.03.14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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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1월 11일은 아이폰이 최초로 발표된 2007년 1월 못지않게 애플은 물론 IT 산업 역사 전체에 중요한 시점으로 기록됐다. 애플이 오랜 파트너인 인텔과 결별하고 직접 만든 Mac 전용 프로세서, M1을 발표한 날이다.

모바일 프로세서인 A시리즈를 직접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데스크톱 CPU도 만들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했다. 이후 애플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그야말로 압도적인 퍼포먼스의 차이를 과시하고 있다.


PC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주자 AMD와 인텔은 새 프로세서를 1년에 한 번 발표한다. 그런데 애플은 불과 1년 남짓한 기간에 M1, M1 프로, M1 맥스를 연달아 선보였다. 급기야 지난 9일(한국시간), 4번째 프로세서 M1 울트라를 추가했다.

이미 M1 맥스만으로도 전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프로세서지만 아예 맥스를 2개 붙여서 2배의 성능을 가진 CPU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같은 날 애플은 새로운 컬러의 아이폰 13시리즈, A15 바이오닉 칩을 탑재한 아이폰 SE 3세대, M1 칩을 적용한 아이패드 에어를 연달아 발표했다.

물론 기존 라인업의 업그레이드 수준에 그친 것이고, 사실상 스튜디오 디스플레이와 맥 스튜디오라는 새로운 제품이 주인공인 이벤트였지만 그런데도 애플의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는 모니터, 맥 스튜디오는 데스크톱 본체다. 아이맥 27인치를 단종시키고 맥프로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컴퓨터를 내놓은 것. 모니터의 경우 과거 시네마 디스플레이가 있었고, 지금은 6백만 원대의 프로 디스플레이 XDR이라는 6K 디스플레이가 있으니 아예 낯선 제품은 아니다.

맥 스튜디오 역시 맥 미니를 크게 키운 인상으로 기존 고객에게 낯선 제품은 아니다. 그렇다고 숨은 진짜 주인공이 새 컴퓨터는 아니다. 바로 M1 울트라다. 경쟁사 제품 대비 좋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비교가 불가능한 정점에 올랐다.

이미 M1 프로와 맥스로도 충분히 비교 불가능한 수준임을 인정받았는데 거기서 또 2배를 높였다. 애플이 그동안 얼마나 프로세서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울트라’라는 다소 촌스러운 네이밍은 애플답지 않지만, 성능으로 모든 잡음을 잠재웠다. 일단 구성부터 20코어 CPU, 64코어 GPU, 32코어 뉴럴 엔진을 갖춘 최대 128GB의 메모리로 이뤄진다.

천만 원을 우습게 돌파하는 28코어 맥프로보다 최대 5.6배 빠른 속도로 영상을 ProRes로 트랜스코딩할 수 있다. 이게 얼마나 압도적인 의미냐 하면 8K의 Prores 영상 18개를 동시에 재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구상에 이게 가능한 컴퓨터는 현재 단언컨대 없다. 4~5개나 겨우 돌릴까.

맥 스튜디오를 구매할 때 M1 맥스가 아닌 M1 울트라를 선택하면 시작가가 5백만 원대부터 출발한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대단히 부담스러운 가격인데도 관련 업계는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공통된 평가를 할 정도로 극찬 일색이다.

심지어 M1 맥스는 2백만 원 초반대로 시작해 일반 사용자도 접근 가능한 수준이다.

M1 울트라는 단순히 M1 맥스 2개를 붙인 것이 아니다. 단순히 붙이면 프로세서를 2개로 인식해 당연히 대역폭이나 열효율 면에서 손해를 본다. 애플은 울트라퓨전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아키텍처를 설계해 2개를 붙인 형태지만 사실상 1개의 프로세서로 패키징해 무려 초당 2.5TB의 엄청난 대역폭을 구현했다.

M1 울트라에는 1,14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했다. 데뷔 당시 괴물이라는 평을 들었던 M1의 7배에 달한다. 폴락의 법칙에 따르면 트랜지스터의 수는 성능의 제곱에 비례한다. 설렐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숫자다.

애플 M1 시리즈를 맥북 등에서 이미 경험한 사용자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발열과 소음이다. 놀랍도록 빨라졌는데 놀랍도록 조용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M1 맥스의 경우 애플에 따르면 10코어 CPU를 탑재한 타사 데스크톱 PC 대비 65%의 전력을 덜 소모한다.


더 놀라운 것은 M1 울트라다. 16코어 데스크톱 대비 같은 전력 구간에서 90% 더 높은 성능을 내는데, 전력은 100W를 덜 쓴다. 충전기 안 넣어준다고 욕을 많이 먹지만, 이런 데서 진짜 환경친화적인 실력을 뽐냈다. 일단 본체가 덜 뜨거우니 만족감은 당연히 높아진다.

"패션 또는 건축 디자이너, 뮤지션 등 진짜 프로를 위한 놀라운 새 칩이 등장했다."

애플이 신제품에 굳이 스튜디오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크리에이터와 같은 영상 편집자, 프로그램 개발자, 예술가 등을 겨냥한 전문가용 제품임을 암시한다. 주머니 사정만 넉넉하면 일반 사용자가 써도 무방하지만, 기껏해야 포토샵 정도 한다면 사실상 성능 낭비다.

이미 휴대폰에서도 애플은 안드로이드 폰 대비 압도적인 프로세서 성능을 과시한다. PC에서는 그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윈도우 기반의 PC가 지배적인 시장 환경 특성상 애플의 점유율 상승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겠지만, 적어도 맥을 사용하는 사람이 윈도우로 넘어갈 가능성은 작다.

그냥 예쁘기만 한, 비싸기만 한 PC가 아니다. 단언컨대 애플 M1 울트라는 지구에 현존하는 최고의 프로세서다. 적어도 향후 몇 년간 애플을 이길 곳은 애플밖에 없을 전망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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