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알못에 기계치라면? 정품 시피유 사용이 必
컴알못에 기계치라면? 정품 시피유 사용이 必
  • 김현동
  • 승인 2022.03.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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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 들여 구매한 PC가 갑자기 문제를 일으켰다? 당황스러운 증상 앞에서 PC 좀 안다는 사용자는 고민할 게 없다. 알아서 잘 고친다. 그와 달리 컴알못에 기계치라면 이처럼 막막할 때도 없다.

자칫 친구가 조립해준 PC라면 고쳐달라고 해야 하는데, 맨입으로 될까? 치킨 한 마리 사주고 퉁칠까? 별의별 고민을 다 하게 된다. 사실 인텔은 이런 상황을 위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뒀다. 단 정품 사용자만 주어지는 혜택이다. "


2021년은 인텔의 새로운 도약을 증명한 한 해다. 오랜 기간 사골처럼 우려먹던 14나노 공정에서 드디어 벗어나 인텔7 공정으로 새롭게 선보인 12세대 엘더레이크가 시장의 호평을 받으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벌어졌던 경쟁사와의 격차를 멈추고 프로세서의 원조다운 실력을 보여주며 펫 겔싱어 체제의 인텔은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다시금 점유율을 높여가는 추세다.

오랜 기간 전 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는 반도체 대란이라는 또 다른 ‘팬더믹’을 불러왔고 이는 인텔과 같은 반도체 회사에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업계의 귀하신 몸이 되니 부르는 게 값인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추월하는 역사에 없던 일이 발생하는 것도 반도체 부족에 따른 공급 부족이 만든 촌극이다.

그런데도 인텔은 신제품 12세대 가격을 오히려 소폭 낮춰 출시한다. 가격 경쟁력을 높인 신의 한 수가 과거의 오명에 마침표를 찍는데 부스터 역할도 했다. 안 그래도 가벼운 소비자 주머니 사정까지 보듬어 준 셈이다.

하지만 '가격에 예민한'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출구 전략을 찾게 되기에 결국 문제가 터진다. 원래 구입하려고 했던 제품보다 한 단계 낮은 제품을 구매하거나, 국내 정발 제품보다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병행 수입 제품을 구매하는 식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짝퉁’이 기승을 부리는 패션업계와 같은 원리다.

그렇다고 해서 병행 수입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같은 제품을 싸게 사는 것은 당연히 현명한 구매 행위이고, AS를 비롯한 사후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다면 정식 수입을 사는 게 사뭇 게을러 보이기까지 하다.

단적인 예로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화장품 브랜드 ‘러시’의 경우 본사가 위치한 영국 가격보다 한국 가격이 2배 이상 비싸다. 높은 해외배송료를 부담해도 직구로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고 제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PC는 예외다. 그래서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 만 원 아끼고, 10만 원 피해 보는 부작용은 피해야!


가격 유혹만큼 강력한 동기는 없지만, CPU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12세대 인텔 프로세서는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공정 과정에서 거의 차이가 없었던 10세대, 11세대와 달리 12세대는 아예 새로운 CPU라 봐야 하고 기존 메인보드나 쿨러를 대부분 교체해야 하는데 이럴 때 병행수입의 탈을 쓴 제품은 유혹의 손길이 제법 클 수 있다.

병행수입 혹은 조잡한 가짜가 등장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원하는 고객은 많은데 제품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비싸거나. 인텔 12세대 프로세서는 이 두 가지 요소에 다 부합한다.

물론 작년 한 차례 시장을 뒤 흔든 프로세서의 부족이나 그래픽카드 대란에 비하면 훨씬 안정적이지만, 새 세대의 프로세서가 등장한 초반에는 항상 공급이 모자랐다. 게다가 12세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반응이 긍정적으로 쌓이고 있어 인기가 점점 높아지며 가격이 오를 가능성, 제품이 부족할 가능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벌크가 정품으로 둔갑하는 것은 과거에도 여러 번 반복했던 모습이기에 주의가 요구된다.


프로세서는 PC의 대뇌와 같은 역할을 한다. 프로세서가 망가지면 PC 사용을 아예 할 수가 없을뿐더러 연결된 각종 부품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권장하는 분위기는 정품 사용이다. 신제품은 더 그러한 것이 공정 방식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기 때문에 고장의 발생 원인이나 빈도, 정도가 베일에 쌓여있다.

선험적으로 발생하던 고장 이슈가 12세대에서는 아예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엘더레이크가 성능적인 면에서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고, 이제야 경쟁사와 제대로 붙어볼 만하다는 칭찬을 듣는 것과 고장은 별개의 이슈다. 12세대 엘더레이크는 출시된 지 이제 겨우 3개월 남짓 지났고, 노트북 프로세서도 시장에 투입되면서 라인업도 완성됐다.

아직 초기 단계이기에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부작용과 같은 경험은 전무하다. 별일이라도 있겠냐만은 그래도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 제품이며, 여러 부품의 조합으로 완성되는 특성상 트러블에서 100% 자유롭다고 단언할 수 없다. 컴알못이라면 딱히 참고할 만한 자료도 없다.

# 정품 공식 유통 3사, 인텍앤컴퍼니·코잇·피씨디렉트


한국에 인텔 12세대 시피유를 공급하는 정식 유통망은 단 3곳이다. 그리고 이들 공급원의 제품만 정식 보증(워런티)을 받을 수 있다. 간혹 월드워런티를 꺼내는 사용자도 있으나, 병행수입 제품일 경우 미국에 직접 RMA 신청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단, 기간은 수개월이 소요돼 수 있다.

그 사이에 대다수 사용자는 PC 사용을 포기하거나 시피유를 하나 더 사는 경우기 부지기수다.


인텍앤컴퍼니, 코잇, 피씨디렉트 3사가 공급하는 인텔 정품은 최대 3년간 A/S 기간을 보장한다. 절대 무시할 기간이 못 된다. 개인마다 PC를 업그레이드하는 주기는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3~5년 정도는 사용한다. 한 번 결정한 CPU를 매년 바꾸는 유저는 거의 없다.

CPU가 비교적 고장으로부터 자유로운 부품인 것은 맞다. 시피유를 만드는 대표적인 두 브랜드 인텔이나 AMD나 기술 하나만큼은 어디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 글로벌 회사지 않던가. 그러나 요즘처럼 오버클럭이 쉬워진 시대에는 자칫 실수로 제품 손상의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더 큰 문제는 가품의 발생 빈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히트 스프레이 교체를 통해 겉으로 봐선 전혀 문제가 없는(이전 세대) 가짜 제품이 작년까지 수차례 발견됐다. 중국에서는 아예 코어가 없는 불량 제품을 해외 구매자에게 우편으로 발송하고 잠적하는 일도 보고됐다.

게다가 CPU를 오프라인에서 실물 보고 사는 사용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12세대는 11세대와 다르게 생겼다. 바로 이 점을 파고들어 정교한 가품을 만드는 업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대란이라는 것이 그들에게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 또 한 번의 시기’ 일지 모른다.

펫 겔싱어 인텔 CEO나 리사 수 AMD CEO나 반도체 공급 이슈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새 제품은 계속 만들 테지만 숫자는 부족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인 셈인데, 이럴수록 소비자의 현실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만원 아끼려다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다.

병행 수입 유혹에 마음이 흔들릴 경우 신뢰할 수 있는 유통사인지, 자체 교환/환불 및 AS가 잘 되어있는지를 정품과 비교하는 건 1분이면 충분하다. 단 1분의 노력 여하가 여러 혜택에서 수혜 대상이 되냐/안되냐를 엇갈리게 한다. 병행 수입 제품은 절대 정품의 혜택을 흉내 내지 못하기 때문.


특히 초보 사용자일수록 정품 선택은 유용하다. 바로 글 서두에서 꺼내 든 예시 사례다. 만일의 가능성으로 PC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격으로 점검을 받을 수도 있다. 그게 뭔 대수겠냐고 할 수 있지만, 초보 사용자라면 다급한 순간에 믿을 수 있는 보험이라는 의미다.

따지고 보면 가품 우려나 AS에 대한 스트레스를 감내할 만큼 정품과 벌크 간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품이 아닐 경우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부터가 문제의 발단이다.

아주 미비한 가격 차이를 두고 내린 한 순간의 선택이 때늦은 후회를 부르는 법.

모든 정황을 고려해 나오는 결과는 다음과 같다. 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피유는 단지 몸에 걸치거나 바르는 패션 카테고리와 같은 구도에서 볼 수 없다. 직구나 병행수입이 더 저렴할 수도 없지만, 주어지는 혜택까지 따지면 모조건 손해라는 점이 용산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 점에서 '정품'이라는 신뢰는 상응하는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영역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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