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용산, 직영몰 경쟁 '조텍·이엠텍·서린' 저마다 개성 앞으로
[Pick] 용산, 직영몰 경쟁 '조텍·이엠텍·서린' 저마다 개성 앞으로
  • 김현동
  • 승인 2022.01.19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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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패션 업계는 오래전부터 거대 플랫폼의 종속화가 심각하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급증,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보세 업체의 범람 등으로 정보가 과다해지자 고객은 제품을 한 곳에 놓고 보길 원했다. 비슷비슷한 제품을 신세계와 현대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피로한 일인 것처럼 온라인 상점을 여기저기 방문하는 자체가 피곤해졌기 때문이다.

쿠팡이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와 같은 기존 세력은 물론 무신사, 지그재그 등 신흥 강자의 등장은 자사몰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나이키나 아디다스도 무신사에서 사는 사람이 공식몰보다 더 많다.

그러나 감염병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플랫폼 종속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B2B 브랜드마저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B2C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전자제품, 그중에서도 PC 시장이다.

소위 삼성이나 LG로 모든 게 다 정리되는 TV나 세탁기, 냉장고 등의 다른 전자제품과 달리 PC는 중소 브랜드의 전장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던 일명 직영몰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세일즈에 나서면서 체질 개선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직영몰이라면 특정 브랜드나 수입사가 자사 유통 제품만 취급하는 일명 폐쇄몰로 통한다. 가격적인 이점이 있지만 제품 가지 수가 적어 일반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취급되지 않았다. 폐쇄몰 특성상 사이트에 대단한 정성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투박한 디자인과 사용성은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괜히 싸다고 덜컥 구매했다가 판매자가 잠적할 것만 같은 모양새랄까.


조텍 - 탁탁 (http://tagtag.co.kr/)
이엠텍 - 아이바이컴 (https://www.ibuycom.com/)
서린씨앤아이 - 익스프레스 (http://www.seorinexpress.co.kr/)


확인된 브랜드만 조텍, 이엠텍, 서린씨앤아이까지 3곳에 이른다. 이외에도 확인되지 않은 곳, 한창 준비 중인 곳까지 감안하면 과거 소극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던 수입/유통사의 보폭에 가속이 붙은 것이다. 이들 브랜드가 직접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배경에는 특정 브랜드에 치중하던 시장 의존도가 줄어든 것이 주된 이유다.

# 달라진 시장 환경, 똑똑해진 소비자를 잡아라!


대형 쇼핑몰 위주로 시장이 형성됐던 2~3년 전과 달리, 코로나19 이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로 대표되는 SNS 광고를 통한 구매 방식이 보편화됐다. 제품의 가짓수가 많지 않아도 그 제품 하나만 확실히 매력적이라면 고객은 기꺼이 구매한다.

소비자가 똑똑해진 것도 직영몰의 등장에 한 몫했다. 조텍이나 이엠텍이나 업계에서의 명성에 비해 일반 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픽카드나 SSD를 구매하려고 하는 소비자는 수입사의 역사나 서비스에 대한 평판 등을 모조리 꿰뚫고 커뮤니티에서 열띤 토론까지 펼친다.

다 알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 비해 정보량이 엄청나게 많고 기업의 내부 사정까지 소비자에게 전해지는 시대에서는 제품 자체만 확실하다면 화려한 브랜딩은 오히려 거추장스럽기만 한 경우가 많다. 직접 제작하는 것도 아닌 수입, 유통 경쟁 아닌가. 소비자는 이제 산업의 속성까지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

이들 유통사는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우기보다 탁탁, 익스프레스처럼 별개의 애칭으로 서비스한다. 물론 쇼핑몰 완성도 면에서 높다는 인상을 받긴 힘들다. 흔히 떠올리는 컴퓨터코리아, 아이코다, 조이젠과 비교하면 좀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이들 유통사의 본업이 유통이라는 측면을 감안하면 미흡하다는 측면보다는 발전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 점에서 조텍코리아가 운영하는 ‘탁탁’은 가장 적극적으로 직영몰을 운영하고 있다. 거래처를 위한 사업자 회원 메뉴를 따로 마련해 B2B 고객의 편의성에도 정성을 기울였으며, 거래처 리스트와 링크를 별도 메뉴로 걸어 상생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신선하다. 사업자 회원과 일반 소비자 회원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신년 이벤트나 적립금, 무이자 할부 등의 프로모션도 적극적이다. 이벤트 배너도 제법 공을 들여 직영몰임에도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하다.


이엠텍의 ‘아이바이컴’은 전형적인 용산의 조립 컴퓨터 홈페이지를 연상시키는 투박한 UI를 고수했다. 하지만 단점으로 보기는 무리가 있는 것이 늘 보아왔던 일반 PC 구매몰의 익숙한 모습이라 보기가 편하다. SSD 용량 업그레이드나 ASUS 공유기 제공 이벤트 등 프로모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부품 위주가 아닌 레드빗이라는 PC 브랜드를 론칭했기에 PC 완제품에 힘을 많이 준 느낌이다.


‘서린익스프레스’는 모기업의 이름을 유일하게 살려 직영몰을 운영하고 있다. G.SKILL, Fractal, LIAN LI 등 자사 유통 브랜드로 메뉴를 구성했다. 때문에 전문적인 느낌은 있으나 일반 소비자라면 갸우뚱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까지 들어오는 고객은 이미 어떤 브랜드, 어떤 제품을 취급하는지 숙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탁탁이나 아이바이컴에 비하면 다소 투박한 느낌이 짙다. B2C에는 경험이 별로 없다는 확신이 들 정도다(브랜드로 카테고리를 꾸몄다는 것은 사실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구매 프로세스가 간편하고 꼭 필요한 정보만 있어서 깔끔하다.

과거나 지금이나 직영몰은 전문 쇼핑몰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조악하다 싶을 정도로 사이트의 전문성이나 사용성, 디자인에서 다소 뒤진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은 뛰어난 상품성, 좋은 가격, 직원의 높은 이해도가 반영된 설명은 직영몰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강점이다. 더구나 지금은 고객이 먼저 나열한 특징을 눈치채고 찾아오는 시대다. 기대 충족 여하에 따라 한 끗만 다르게 운영해도 직영몰이 큰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용산을 비롯한 PC 컴포넌트 시장에 느리지만 분명한 변화가 탐지되기 시작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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