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과 내구성 듬직, WD마이 패스포트 SSD 외장 스토리지
스타일과 내구성 듬직, WD마이 패스포트 SSD 외장 스토리지
  • 김신강
  • 승인 2020.10.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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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디지털, 2년 만에 외장 SSD 신작

속도 2배 높이고 4가지 컬러 … WD마이 패스포트 SSD 외장 스토리지




[2020년 10월 25일] - SSD가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처음 공개되기 시작한 2006년 즈음의 충격을 기억한다. 이토록 빠르고 조용한 하드디스크가 있었다니 하는 충격, 그리고 이렇게까지 비쌀 수가 있구나 하는 충격. 당시 32GB의 SSD가 350만 원대였다. 참고로 요즘 32GB짜리 USB는 잘 찾으면 3천 원대에도 구할 수 있다. 단순 계산하면 대략 1,000배 정도 싸졌다. 형언하기 어려운 발전 속도다.

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함께 SSD는 빠르게 대중화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작은 용량의 SSD, 대용량의 HDD를 구성해 PC를 판매하는 형태가 일상적이었는데, 이제는 아예 HDD는 빼버리고 SSD만 넣어주는 게 보편화했다. 제조사나 유통사 입장에서는 단가 절감이 되어 판매가에 경쟁력이 생겼고, 고객도 점차 클라우드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대용량 저장장치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줄었다.

아마존을 위시해 구글, 애플, 네이버 등이 클라우드 유, 무료 서비스를 다양하게 사업화하면서 저장장치 시장이 사양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장해야 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OS는 깔아야 하고, 포토샵, 오피스 등이 구독 형태로 바뀌고 음악도 소유보다 스트리밍이 대세가 됐다지만 최소한의 실행 프로그램은 다 ‘저장’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저장장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전통적인 시장 강자 몇 개의 브랜드가 독점적으로 시장을 나눠 가지는 구조는 앞으로 더욱 고착화될 것이다. 신규 브랜드가 들어오기에는 매력이 없는 시장이고, 기존 브랜드가 버릴 이유는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발전 속도는 예전보다 훨씬 더뎌지고 신제품의 출시 주기도 길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저장장치 브랜드 중 삼성, 씨게이트, 도시바 등과 함께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 중 하나다. 글로벌 통계 기관 statista에 따르면 2018년까지 40%에 가까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명실공히 세계 1위였던 웨스턴 디지털은 작년 삼성전자의 맹렬한 추격에 2위로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씨게이트와 더불어 세계 3대 저장 장치 회사다(도시바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급락하며 경쟁 군에서 탈락해가는 모양새다).

일체감 있는 매끈한 디자인으로 상품성 높여

이번에 웨스턴디지털이 선보이는 WD My Passport SSD는 2년여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전작과는 디자인도 많이 달라지고 컬러도 다양화했지만 이름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내놨다. 더 이상의 직관적인 네이밍이 필요 없다는 자신감일까.

2년 전 어울리지 않는 성냥갑을 두 개 붙여놓은 듯한 다소 생뚱맞은 디자인으로 등장한 My Passport SSD는 휴대폰보다 작고 얇은 디자인으로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당시 540mb/s의 읽기 속도는 동종 SSD 중 가장 빨랐고, 무게는 가장 가벼웠다. 지금도 온라인 쇼핑에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고, 만족하는 고객들의 후기가 가득하다. 개인적으로도 쓰고 있지만, 무척 만족스럽다.

주력 모델이었던 My Passport(하드디스크)와 비교해 단출한 단일 컬러에 실험 작처럼 데뷔했던 My Passport SSD는 2년 만에 컬러를 4가지로 갈아입고 훨씬 일체감 있는 매끈한 디자인으로 다시 나타났다.


직선 형태의 HDD에 비해 에지를 주고 유려하고 부드러운 디자인을 보여준다. 예전부터 WD는 경쟁 브랜드보다 색감이 있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였는데, 이번 신작에 그들의 장기를 제대로 살린 인상이다. 전작보다 길이와 너비는 1cm씩 커졌고 높이는 1mm 줄었다. 여전히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다. 무게는 불과 45.7g에 불과하다.

디자인이 눈에 띄는 외적 변화라면 가장 큰 내적 변화는 당연히 SSD의 생명인 속도다. 전작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속도를 무려 2배 높였다. 최대 1,050mb/s의 읽기 속도를 자랑한다. 쓰기 속도도 1,000mb/s에 달해 저장 속도도 빠르다. 자체적으로 진행해 공개한 벤치마크에서는 읽기 1,089mb/s, 쓰기 1,066mb/s까지 기록했다.

▲ 측정한 성능 - 제조사가 안내한 수치에 근접한 결과가 나왔다.


속도의 개선은 디지털 노마드(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일하는 디지털 유목민), 프리랜서, 1인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촬영 등으로 이동이 잦고 작업물에 대한 편집 이슈가 큰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에게는 ‘업그레이드’에 대한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

삼성전자 T7 정조준 … 성능, 디자인, 무게 우세

이는 지난 5월 출시한 삼성의 T7과 동일한 스펙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삼성의 전작인 T5가 WD의 제품에 대한 저격이었다면, 이번엔 역으로 WD가 삼성에 대답한 셈이다. 속도와 크기는 거의 유사하나 무게는 10g 이상 가볍다. 단순한 직사각형에 삼성 폰트만 담아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삼성에 비해 파우치나 조약돌 느낌으로 디자인해 더욱 팬시한 감정을 전달하는 WD는 상대적으로 여성 소비자들이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맥, PC로 나눠 판매하는 My Passport와 달리 SSD는 별도의 설정이 필요 없이 PC와 맥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해 기기 간 호환성에도 문제가 없다(맥에서 작업한 한글 제목의 파일이 PC에서 깨지는 문제는 저장 장치와는 상관없으니 참고하자). 전작과 동일하게 최대 2m까지 떨어뜨려도 견디도록 내구성을 유지했다. 영하 20도까지 견디도록 설계됐으니 한겨울에 들고 다녀도 큰 염려는 없을 듯하다. 용량은 전작의 256, 512GB를 없애고 500GB로 적용했다. 1TB, 2TB 모델은 그대로 출시된다.

속도 외에 전작보다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보증기간이다. 3년이었던 보증 기간이 이번 제품에서 5년까지 늘었다. 삼성은 여전히 3년 제한보증이다.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요즘도 결코 적지 않은 외장 저장장치에서 5년은 가히 파격에 가까운 기간이다. 웨스턴디지털의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장 SSD 시장은 겉으로 보이면 치열해 보이지 않지만, PC의 저장 장치 용량이 줄어들었다는 점, 노트북 사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 영상이나 사진 등 파일의 단위 용량은 갈수록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고 죽지 않을 시장이다. 더군다나 저장장치라는 분야는 웨스턴디지털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히타치, 샌디스크를 연달아 인수한 것은 웨스턴디지털이 나아가는 방향성을 명징하게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번에 출시한 My Passport SSD는 시대와 세대에 맞는 유려한 디자인, 높아진 안정성과 속도로 요약될 수 있다.
뛰어난 저장 장치라 해도 개인적인 교체 주기는 3~5년 정도로 가져가는 게 좋다. 아직 전작이 워낙 꾸준하게 잘 팔리고 있어 시장에 벤더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고 유통사 간 가격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대기하고 있는 교체 수요를 상당 부분 끌어안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매끈하게 잘 나왔다. 삼성과의 맞대결이 다시 시작됐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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