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다이슨 헤드폰, 공기는 정화하고 오디오는 필터링한다
특별한 다이슨 헤드폰, 공기는 정화하고 오디오는 필터링한다
  • 김현동
  • 승인 2022.03.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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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만 착용했을 뿐인데 인체에 유해한 가스, 알레르기 유발 물질, 미세먼지 등 도시 오염 물질은 걸러내고, 착용한 헤드폰은 주변의 거슬리는 노이즈는 캔슬링하고 선명한 오디오 소리만 착용자에게 들려준다. 미래 공상 과학영화에서 봤음직한 내용이 실제 제품화 되고 있다.

다이슨 공개한 공기 정화 헤드폰 '다이슨 존'은 인간을 미래 세계로 한 발 내딛게 만든다.


뭐 이리도 기이한 제품이? 라고 여길 수 있으나 우리가 거주하는 일상에서 마다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그 만큼 공기는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로 해롭고 조용히 거닐기에는 각종 소음이 뒤섞여 너무 시끄럽다. 다이슨의 시도가 만든 헤드폰은 노이즈 캔슬링과 원음에 충실한 하이파이(high fidelity) 사운드를 오버이어(over-ear) 형태의 헤드폰으로 구현한다.

귀로는 몰입형 사운드를 전달하는 동시에 코와 입으로는 정화된 공기 흐름을 선사하는 아이디어다.

최소한 지난 10년 이상 공기 질 연구에 매진해온 기업인 만큼 특별한 제품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넘쳐난다. "공기 오염과 소음 공해라는 도시의 주요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주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인구 10명 중 9명이 WHO의 오염 물질 기준치를 초과하는 공기를 마시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기 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NO2)의 농도가 감소했던 도시 중 일부는 빠르게 보통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전 세계의 많은 도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이산화질소 수치가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럽 인구의 약 20%인 1억 명 이상이 WHO 기준치 이상의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이크 다이슨(Jake Dyson)은 “대기 오염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집, 학교, 직장에 있거나, 자전거, 대중교통, 자가용 등 이동 수단을 이용할 때도 언제나 영향을 미친다. 이번 제품은 일반적인 마스크와 달리 얼굴에 직접 닿지 않고, 고성능 필터와 2개의 소형 에어 펌프를 사용해 신선한 공기를 전달한다. 6년간의 개발 끝에 정화된 공기와 깨끗한 음질의 오디오를 어디서나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 6년 투자, 500개 프로토타입으로 완성하다


LG가 전자 마스크를 내놓을 때에도 같은 반응이었다. 하지만 다이슨은 좀 더 진화했다. 공기 정화 헤드폰으로 공기 흐름, 필터레이션, 모터 기술을 모두 더했다. 나름 일가견이 있는 청소기와 청정기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술을 보유한 만큼 이를 활용한 일상 용품을 내놓은 셈이다.

각 이어컵의 컴프레서는 듀얼 레이어 필터를 통해서 공기를 빨아들이고, 비접촉식 바이저(visor)를 통해 두 개의 정화된 공기 흐름을 사용자의 코와 입으로 분사한다. 바이저 상하단의 날개는 정화된 공기 흐름이 코와 입 가까이에 분사되고, 외부의 바람에 의해 영향받는 것을 최소화한다. 첨단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과 낮은 왜곡, 중립적인 주파수 응답으로 풍부한 몰입형 오디오를 제공하여 창작자의 의도대로 음악 또는 오디오를 충실하게 재현하며, 원치 않는 도시 소음으로부터의 자유로울 수 있다.


초기 프로토타입은 스노클 같은 형태의 마우스피스와 모터 및 내부 부품을 담을 수 있는 백팩으로 구성됐다. 부담스럽던 형상의 제품은 총 6년의 개발 기간을 거치면서 다듬어지고 소형화되고 최종 제품의 형태로 발전했다. 그 사이에 제작한 제품만 500개 이상이라고.

처음에는 목 뒷부분에 위치했던 한 개의 모터가 각 이어컵에 하나씩 내장된 두 개의 컴프레서가 되고, 스노클 형태의 마우스피스는 얼굴 접촉 없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정화된 공기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비접촉식 바이저로 진화했다.

가장 주목한 것은 접촉식 마스크가 가져오는 불편함 해소다. 비접촉식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답은 바이저에서 착안했다. 정화된 공기를 전달하는 데 있어 바이저의 설계와 공기 흐름 경로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바이저의 기하학적 구조와 두 개의 제트 기류를 분산시키는 중앙의 메시(mesh)는 필터에서 나온 정화된 공기가 사용자의 얼굴형에 따라 코와 입으로 전달되도록 했다.

테스트를 위한 전용 장비도 개발했다. 의학용 기계식 폐와 센서 장비를 장착하여 호흡이 가능한 인체 모형을 통제된 챔버 안에 넣고 사람의 호흡 패턴과 유사하게 오염 물질을 특정하는데, 이 과정에 코와 목 안의 오염 정도를 측정하여 입자의 필터레이션 효과를 판단했다.

이어컵 내의 정밀하게 제작된 컴프레서는 헤드폰의 제한된 공간에 맞도록 지능적으로 설계된 듀얼 레이어 필터를 통해서 공기를 흡입한다. 음전하를 띤 정전식(electrostatic) 필터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차량, 산업 및 건설 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포타슘(potassium) 농축 탄소 레이어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SO2)과 같은 가스를 제거한다. 컴프레서는 비접촉 바이저를 통해 정화된 공기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데, 유연하게 움직이는 바이저와 바이저의 날개가 공기의 흐름을 사용자의 코와 입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한다.

# 하지만 오디오 장비, 헤드폰은 처음이다.


문제는 오디오 장비다. 청정기와 청소기만 제작해본 다이슨은 오디오 분야가 처음이기에 헤드폰을 제작한다는 것에 출발점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그 결과 흔히 사용되는 골든 리스너 방법 대신 그 만의 접근법으로 답을 찾아낸 것.

계량적 분석에 의한 오디오 엔지니어링을 추구하며, 광범위한 듣기 테스트도 함께 실시했다. 그 결과, 깨끗하고 풍부한 음질의 오디오와 향상된 노이즈 캔슬링 성능의 합의점을 찾아냈다. 이어컵 안에 장착 가능한 고성능 네오디뮴(neodymium) 전기 음향 시스템이 넓은 주파수 반응, 정밀한 좌우 밸런스 그리고 사람의 귀로 감지할 수 없는 수준의 왜곡을 통해 아티스트 또는 창작자가 의도한 대로 사운드를 충실하게 재현한다.


필요 없는 노이즈는 최대한 제거하고자 했다.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이 필요했던 배경이란다. 고유의 마이크 배열을 통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과 수동 감쇠를 통해 원치 않는 주변 환경 소음과 모터음을 감소시켜 집, 직장 및 이동 중에 소음을 제거한다. 크고 각진 이어쿠션이 사용자의 귀 주위를 감싸며, 이어쿠션의 폼 밀도와 헤드밴드 밀착감은 착용 시의 편안함과 최적의 노이즈 캔슬링을 충분히 계산해 고안했다.

다이슨 최초의 웨어러블 기기는 이렇게 탄생했다.

결정적으로 모든 사람의 두상이 다르기 때문에 머리와 얼굴의 기하학적 구조에 대해 헤드폰이 다양한 형태의 머리 위에 어떻게 얹어져 있고 움직이는지 측정해 밀착 정도, 바이저의 기하학적 구조 및 소재, 헤드폰의 조절 정도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했다. 위에서 눌리는 불쾌한 느낌을 줄이고자 말안장의 형태와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제품의 무게가 머리 위가 아닌 옆쪽에 분산되도록 한 것이다.

말안장은 말의 척추 위로 휘어져서 등뼈의 왼쪽과 오른쪽 부분에 접촉되어 하중을 분산시키는데, 이러한 원리를 중앙 쿠션에 적용했다.

위에서 눌리는 압력은 해결했으니 다음에는 귀에 닫는 압력이란다. 이어쿠션은 착용 시의 편안함, 머리 위에서의 안정성, 수동 감쇠 등의 세 가지 문제점 해결 측면에서 접근했다. 머리에 전달되는 압력에 영향을 미치는 이어 폼의 밀도, 압축률, 스프링 백(spring-back) 비율 등을 고려해 최적의 소재를 찾았고, 폼이 귀 주변을 딱 맞게 감싸면 접점이 커져 차폐력이 향상되고 귀로 유입되는 추가적인 도시 소음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합한 소재를 찾아낸다.

쿠션은 편안함과 감쇠를 모두 고려해 기존 이어쿠션보다 납작하게 만들어졌으며, 쿠션은 귀의 각도에 맞춰 각이 져있다.

여기에 공기 오염 및 소음 추적 기능을 위해 앱의 개발과 통합 또한 동시에 진행했다. 사용자가 휴대하는 제품이라는 특성상 견고성과 내구성도 따졌다. 따라서 온도 제어 챔버, 낙하 테스트, 소재 및 직물 마모 테스트, 버튼 견고성 등 다양한 테스트도 거쳤다. 결정적으로 습하고 끈끈한 여름날 착용이 불쾌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말레이시아에서 테스트를 거쳤다.

그렇다면 우려하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냐고? 오는 2022년 가을부터 판매되기에 그 때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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