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마당발, 사랑방을 차리다. 아르컴퍼니 박병환 대표
용산의 마당발, 사랑방을 차리다. 아르컴퍼니 박병환 대표
  • 김현동
  • 승인 2021.01.0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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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06일] -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까를 고민했어요!”

누구나 되뇌는 ‘할 수 있다’라는 문장 한 줄. 이 속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고 결정적으로 절실함이 묻어나온다. 하지만 실천하기까지는 인내와 반성을 수반한다는 아이러니한 말이기도 하다. 속된 말로 산전수전 다 겪고 인생사에 인이 박일 즈음이 돼서야 정신을 차리고 진득하게 집중하는데, 의외로 일찍이 철이 제대로 든 케이스였다.


10대 시절부터 남다른 각오를 다지며 '할 수 있다'에서 해답을 찾아온 아르컴퍼니 박병환 대표의 이야기다.

공부 외의 것에 호기심이 많은 터라 주위에서 좋은 평가는 못 받았지만, 소신 하나만큼은 올곧았는데, ‘능력으로 세상에서 인정받자’를 실현코자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드러내며 나아갈 길을 무수히 갈구했다. 우연한 기회에 발을 들이게 된 용산이라는 또 다른 일터에서 다시금 의지를 불태웠는데 그때가 20대 중반에 접어들던 무렵이었다고.

겸손을 먼저 내세우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은 뒤늦게 시장에 합류한 자신을 아낌없이 이끌어준 직속 사수에게 배운 철학이라 말한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으면서, 용산이라는 터울이 어울리는 길임을 직감한다. 그렇게 바닥부터 시작한 눈칫밥이 대략 10년을 넘겼을 즈음 준비해왔던, 그리고 시기만 저울질하던 열망을 실행에 옮긴다.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던 닉네임을 내건 PC 전문점 아르컴퍼니를 창업하며 인생 3막은 그렇게 열렸다.

"직속 부장님은 저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도 할 수 있음을 알게 해주셨고, 덕분에 시장에서 버틸 수 있게 끌어주셨던 분이세요. 처음 용산에 왔을 때만 해도 혼자 힘으로 아등바등하던 시기였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도 어떻게 하면 되는지도 막막했어요. 그러던 차에 방황하던 제게 힘이 돼 주셨죠. 돌이켜 보면 그 형님 덕분에 지금의 저도 있는 것 같아요."

과거 유진약국 사거리로 불렸던 먹자골목 중심에 위치한 이유로 반나절만 있어도 여간한 브랜드 관계자를 마주할 수 있는 매장 아르컴퍼니는 용산의 사랑방을 자처했다. 본의 아니게 창업과 동시에 사랑방이 되어버린 아지트 한쪽에 오가는 이를 위해 대형 냉장고를 두고 시원한 음료도 종류별로 가득 준비한 것도 사람 좋아하던 박 대표다운 센스다.

무수히 오가는 주변 관계자의 발걸음에 귀찮을 만도 하지만 오는 이를 상대로 음료 한잔을 권할 정도로 넉살 놓은 면모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동시에 이와 같은 소탈한 심성을 오랜 시간 보여왔고 거래 또한 투명했기에 용산에서 박병환이라는 사람의 신용 등급은 믿어도 좋은 단계다. 수요보다 공급이 달리며 PC 부품 품귀 현상으로 소란한 현 시국에도 부품 수급에 차분함을 유지하는 배경이다.


"아르컴퍼니 오픈과 동시에 많은 분이 관심을 보여주셨고, 동시에 잘되라고 덕담도 해주셔서 그저 영광일 뿐이에요. 제가 이러한 기대와 격려를 받아도 되는 사람일까? 를 고민한다면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느껴지거든요. 감사의 의미로 음료도 상시 비치했는데, 겨울이라 온장고가 필요해지긴 했어요. (하하) 바닥부터 시작해서 습득한 경험을 토대로 PC를 좋아하는 이를 위한 PC 전문점을 오픈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게임을 즐기던 청년, 커뮤니티 활동 경험을 그대로 녹이다.


아르컴퓨터가 추구하는 PC 성격은 철저한 실용주의다. 고성능 혹은 오버클럭 또는 튜닝 같은 부분도 물론 하지만 그중에서도 실용성 위주로 비중을 높이는 것이 주요 전략이란다. 창업 직전 가성비 대명사라 불리는 시피유 브랜드 AMD 세일즈 팀에서 B2B와 오픈마켓 영업을 담당했던 경험을 살렸다. 현장에서 선호하는 PC의 맥락을 오랜 시간 보고 듣고 경험한 실전 스타일에 기인한 PC 조립에 강점을 보인다.

커뮤니티 활동에도 일가견을 보였던 과거 행보 덕분에 빠른 PC 시장 변화에도 늘 촉을 세우며 대응은 한발 빠르게 하고자 많은 고민을 할애한다. 창업 이후 매일 같이 새벽까지 사무실 불이 켜져 있는 이유에는 유튜브 활동 비중을 늘리고자 한 뜻도 담겨 있다. 덕분에 퇴근 시간을 갈수록 뒤로 밀리는데, 집보다 사무실이 좋다고 말한다.

박 대표에게 유튜브는 막 시작한 PC 전문점이 시장 그리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다. 주요 소비층인 젊은 세대가 영상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PC 제작을 믿고 맡길 전문가를 찾는다는 변화를 감지하고 직접 카메라 앞에서 사용자와 소통하는 데 두 팔을 걷어 올렸다. 처음 해보는 일임에도 오랜 시간 해왔던 모습같이 천연덕스럽게 임하는 모습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적잖이 준비하고 또 고민해온 그만의 고충이 느껴졌다.

결정적으로 아르컴퍼니가 추구하는 방향 ‘실용주의’는 유튜브 활동에도 묻어난다. PC를 구매하고 처음 사용할 때 사용자가 궁금할 만한 기본적인 단계부터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알아둬야 할 요긴한 팁까지 달변가로 변신해 전달한다.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내공에 따른 차이로 비롯되는 부분이기에 최대한 보편적인 사용자의 관점에서 내용을 다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PC를 좋아하는 이라면 커뮤니티 활동은 연장선일 거에요. 저도 과거에는 커뮤니티 활동에 푹 빠져 지내던 시절이 있었고 창업 후에는 사용자의 성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위기를 알고자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작년 초부터는 코로나19로 시장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심 끝에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고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활동이지만 그곳에 길이 있다면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립 PC가 메인, 노트북 그리고 게이밍 기어까지 전 분야 섭렵


그런데도 용산을 기반 삼아 무수히 많은 PC 전문점이 활동하고 있는데 아르컴퍼니는 어떻게 이들 시장에서 경쟁력을 드높일까? 박 대표는 그 해답을 전문화된 분업에서 찾았다. 많은 대리점이 혼자서 시작하면서 직원 수를 늘려나가는 것과 달리 시작부터 3명을 배치하고 영역을 나누어 활동을 시작한 것은 주어진 일의 속도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함이란다.


일을 의뢰한 고객에게 기다림을 강요하지 말 것을 철칙으로 주문과 동시에 신속한 조립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아르컴퍼니는 조립이 끝난 PC를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정도까지 완벽함을 도모한다)이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게 포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정된 인원으로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까지 구상하고 있기에 점차 영역을 넓혀 나아가고자 시작 단계부터 고민한 결과라고.

PC를 다루는 회사이기에 PC만큼은 다른 곳과 비교해도 절대로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내세울 수 있게 구성원 모두에게 신중히 처리해줄 것을 주문하는 박 대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봤고 용산에 안착한 이력을 버팀목 삼아 PC 외의 제품에도 관심을 보인다. 아직은 구상 중이지만 드론이나 카메라와 같이 PC와 연계해서 동작하는 제품이 1순위다. 여기에는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도 리스트에 올라간 상태다. 상호가 여느 대리점과 달리 조금은 유별나게 지은 것도 이러한 배경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똑같이 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도와주신 분에게 보답하는 길 또한 살아남아 성공해야 함을 알고 있고요. 그러한 이유로 한발 먼저 움직이고 좀 더 멀리 보려고 노력하는 것에 해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해답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디디고 있습니다. 어느덧 창업 2년 차가 된 지금 저 스스로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즐겁게 임할 수 있는 이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에 행복합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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