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스마트폰 USB-C 의무화… 삼성, 혁신의 아이콘 될까?
EU 스마트폰 USB-C 의무화… 삼성, 혁신의 아이콘 될까?
  • 김신강
  • 승인 2021.10.0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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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06일] - 이달 1일부터 애플의 새 휴대폰 아이폰 13 시리즈의 국내 예약 및 판매가 시작됐다. 노치가 20% 줄어들고 카메라가 업그레이드된 이외에 뚜렷한 변화가 없지만 중국에서 사전 예약만 500만 대를 돌파하며 전작을 뛰어넘는 판매고를 올릴 태세다.

샤오미 역시 전략적으로 애플과 같은 날 자사의 신제품 ‘샤오미11T’와 ‘샤오미11T프로’를 공개했다. 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단 17분 만에 완충할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11T 시리즈는 8K 촬영 기능, 120Hz 주사율을 앞세워 동급 최고 수준의 스펙을 내세웠다. 애플과 삼성의 판매량을 바짝 따라붙은 샤오미의 자신감이 드러났다.

#애플, 샤오미 연달아 신작 … 혁신 대결에서 앞서가는 삼성


삼성전자는 이보다 앞서 갤럭시 z폴드3, 갤럭시 z플립3를 발표해 ‘접는 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애플과 샤오미가 기존 폼팩터를 그대로 둔 채 스펙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과 달리,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내세워 혁신 부분에서 한 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플립3 모델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빨리 예약해도 10월 중순에나 받을 수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여성 고객과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상당 수의 아이폰 충성 사용자의 이동마저 이끌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에게는 악재, 삼성전자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발표가 났다. 유럽연합 EU가 2024년부터 모든 스마트폰의 충전 케이블을 USB-C 방식으로 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기존의 라이트닝 케이블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반발하지만 EU는 장기적으로 매년 1만 1천 톤의 전자 폐기물 발생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 사용자마저 반기는 분위기다.

# EU, 스마트폰 USB-C 의무화 도입… 애플은 반발


애플이 새 아이폰을 발표할 때마다 사용자는 ‘이번에는 USB-C를 채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매번 내비친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폰을 쓰는 사람도 무선 충전기, 블루투스 스피커, 노트북 등 수많은 다른 디바이스를 사용하는데 대부분이 USB-C로 변환됐다. 아이폰 하나 때문에 라이트닝 케이블로 별도 충전을 해야 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애플의 반발이 힘을 잃는 이유는 이미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프로 및 아이맥 모두 USB-C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아이폰과 보급형 아이패드만 라이트닝 케이블을 고집하고 있는데, 이는 애플의 디바이스만 쓰려고 해도 결국 USB-C 케이블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EU의 발표가 난 이상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14 시리즈부터는 USB-C를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U의 발표에 따른 애플의 반발은 최근 폼팩터의 변화와 가격적인 매력까지 더해진 삼성에 비해 오만에 가까운 인상을 남긴다. 지난 9월 이벤트에도 애플워치의 폼팩터 변화, 아이폰 충전 단자 변화, 터치아이디 부활, 체온 측정 기능 등의 다양한 루머가 돌았지만 ‘아이폰12S’라 불러도 무방할 수준의 작은 변화만 있었다.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120Hz 주사율 역시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표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강력한 충성 고객층을 보유한 애플이 쉽게 무너질 리는 없다. 실망스러운 여론에도 여전히 아이폰13 시리즈에 대한 수요는 차고 넘친다. 시네마틱 모드, 2cm 접사 등 카메라의 비약적인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다만 문제는 내년부터다. 폴더블 폰에 대한 시행착오를 이제 거의 마쳐가는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빨라야 내년, 혹은 내후년에나 폴더블 폰이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물론 반드시 접을 필요가 있는가 하는 궁극적인 의문이 들 수 있으나 확실한 것은 현재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삼성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데 있다.

아이폰 14에서는 노치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데, 삼성은 이미 작년부터 펀치 홀을 도입했다. 상대의 장점을 빠르게 흡수해 경쟁력 있는 가격과 성능으로 승부해 온 샤오미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허 등의 걸림돌이 있을 수 있으나 여러 차례 삼성을 저격하며 성공 가도를 달려온 샤오미가 폴더블 폰을 꺼내들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사실 샤오미의 시장점유율 대부분은 애플보다는 삼성의 것이었다.

USB-C의 EU 표준화는 애플에게도 부담이다. 어쩌면 아이폰의 USB-C 도입은 시기의 문제였지 언젠가는 올 변화였다. 내년쯤 호기롭게 홍보하고 싶었을 애플이 EU의 압력에 굴복한 모양새로 비치는 것이 자존심 상할 일일지 모르나, 그렇다고 독자행보를 고수할 근거도 부족하다.

환경을 핑계로 충전기도 주지 않는 스마트폰 시장은 완전히 폼팩터 전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애플이 폴더블 이상의 새로운 경험을 안기지 못한다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산업의 혁신이라는 아이콘을 완전히 주도할 브랜드로 성장할 사상초유의 기회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참고로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던 모습으로 주목받았던 이재용 부회장의 딸 이원주 양도 갤럭시 플립3로 돌아섰다고 전해졌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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