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에 아이유 입성 … 음원 시장 지각변동 감지
애플뮤직에 아이유 입성 … 음원 시장 지각변동 감지
  • 김신강
  • 승인 2021.07.24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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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23일] - 출시 약 5년이 되도록 존재감이 미미하던 애플뮤직이 천군만마를 얻었다. 올해 초 벅스뮤직과 음원 공급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국내 최대 음원 보유 기업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도 음원 계약을 맺었다.


약 7,500만 곡 이상의 음원과 재생목록을 보유하고, 20%를 점유하고 있는 충성된 아이폰 사용자 수를 배경 삼은 덕에 진출 당시 국내 음원 업계에 긴장감을 감돌게 했지만, 초반 분위기는 힘을 쓰지 못하고 현 애플뮤직의 국내 점유율은 1% 미만이라는 저조한 숫자에 그쳤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저조한 음원 보유량이다. ‘아이유 없는 애플뮤직’이라는 비아냥은 멜론, 지니, 벅스의 공고한 카르텔 앞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현실로 입증됐다.

# 애플뮤직, 이제 아이유와 임영웅을 들을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음악은 자국 언어 기반이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 못 한다. 유난히 노래방 문화가 발달해 떼창, 따라 부르기에 익숙한 한국 특성상 팝 음악은 어디까지나 옵션에 불과한 것.

오랫동안 ‘Top 100’ 문화에 길든 음원 시장에 당연히 보여야 할 아티스트의 존재감이 누락되었다는 건 제아무리 애플이라도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으로 작용했다.

사실 애플이 카카오의 음원 계약에 성공한 배경에 스포티파이의 공이 컸다. 지난 2월 국내에 전격 출시한 스포티파이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 회원 수 3억 4,500만 명, 유료 구독을 하는 프리미엄 사용자는 1억 5,500만 명에 달한다.

전 세계 음원 시장의 30%를 차지해 애플뮤직, 아마존뮤직을 압도한다지만 직후 카카오 음원 계약에 실패하며 초기 회원 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스포티파이는 카카오와의 한국 외 국가 음원 공급 계약 연장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한국에서 그들 성장에 카카오가 걸림돌이 되었기에 아예 전 세계 시장에서 카카오 소속 음악에 득이 되는 어떠한 배려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효과는 적중했다. K-팝 팬을 중심으로 난리가 나면서 일이 공론화됐다. 트위터를 비롯한 주요 SNS에서는 카카오를 성토하는 분노가 들끓었고 ‘에픽하이’의 타블로 등의 음악가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현아, 제시 등은 아예 카카오와의 음원 공급 계약 중단을 실행에 옮겼다.

# 스포티파이와 카카오 갈등, 애플뮤직 반사이익


스포티파이의 음원 공급 중단 10일 만에 양사는 각각 보도자료를 내고 카카오의 음원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공급하기로 합의했음을 알렸다. 사실상 스포티파이의 완승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면서 카카오가 더는 애플뮤직에 음원을 공급하지 않을 명분도 사라지면서 5년간 속앓이를 하던 애플뮤직은 반사이익을 거둔다.

카카오가 애플뮤직에 음원을 공급하기로 한 배경에는 스포티파이에 ‘패배’한 탓도 있겠지만, 스포티파이의 존재감이 국내에서 미미한 것에 따른 자신감도 한몫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기준 스포티파이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13만 명에 그쳤다. 2월 출시 당시 18만 명 대비 크게 줄어든 것이다. 출시 이벤트로 3개월 무료 이용을 시행했는데,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자 이용자가 우후죽순으로 빠져나가고 말았다. 멜론이 580만 명, 지니뮤직이 32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스포티파이의 성적표는 명함을 내밀기에도 부끄러운 숫자다.

스포티파이는 개인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골라주는 큐레이션 능력을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실상은 결국 가격임이 입증됐다. 스포티파이는 광고를 들으면 무료로 음원을 들을 수 있고, 저렴한 가족 요금제를 바탕으로 시세를 급격히 늘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무료 요금제와 가족 요금제 둘 다 없고, 1인 및 2인 요금제가 유일하다. 그마저 1인 12,000원, 2인 18,000원 수준으로 경쟁력이 뒤진다. 넷플릭스 4인 요금제가 14,500원임을 고려하면 비싸다.

# 업계 최저수준의 가격, 애플뮤직의 가장 큰 경쟁력


반면 애플뮤직은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최대 6명까지 쓸 수 있는 가족 요금제가 13,500원이다. 1인당 2,250원에 불과하다. 이는 곧 업계 최저 수준이다. 7,500만 음원을 무손실로 제공하며, 돌비 애트모스까지 지원한다. 애플답지 않게 구글에서도 쓸 수 있어 안드로이드 폰이 지배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도 부합한다.

스포티파이 출시 직후 멜론, 지니 등 국내 주요 음원 업체가 큐레이션 기능을 한층 강화해 견제에 나섰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처럼 애플뮤직 역시 잘 되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방대한 음원, 강력한 큐레이션, 다양한 플랫폼, 저렴한 가격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조건은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시장 변화는 불가피하다.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은 어쨌든 소비자에겐 즐거운 일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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