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정식 론칭… 국내 음원 확보, 비싼 구독료 극복이 관건
스포티파이 정식 론칭… 국내 음원 확보, 비싼 구독료 극복이 관건
  • 김신강
  • 승인 2021.02.0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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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05일] - 지난 2일 상당수의 국내 음악 리스너들이 오매불망 기다렸던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가 드디어 한국에 정식 출시됐다. 대대적인 홍보 없이 전격적으로 출시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테스트 중이다 정식 출시다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알려진 대로 스포티파이는 2008년 출시한 이래 전 세계 93개국 3억 2천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공룡’이다. 6천만 곡 이상의 트랙과 40억 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뻔해 보이는 스트리밍 서비스지만 스포티파이에 열광하는 사용자들의 핵심 특징은 완벽에 가까운 ‘개인화’에 있다.

지금은 쇼핑, 독서, 배달, OTT에 이르기까지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화가 기본적이고 당연히 갖춰야 할 기능 같지만, 사실 개인화가 온라인 서비스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스포티파이는 10여 년 전부터 개인화에 초점을 맞추고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음악을 제공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다.

오랜 시간 쌓아온 데이터는 애플이나 구글마저도 범접할 수 없는 탄탄한 알고리즘을 갖게 했고, 이는 스포티파이만의 대체 불가능한 힘이 됐다. 스포티파이는 그들을 자랑하는 메시지로 늘 ‘혁신적 개인화’를 전면에 내세운다.

출시 첫날 안드로이드와 iOS는 물론, ipadOS와 Xbox, 삼성 및 LG 스마트 TV용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선보이며 일단 폭넓은 호환성을 갖췄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LG TV는 2일 전원을 켰을 때 스포티파이 앱이 출시됐다는 알림이 화면에 떴다. 2년 이상 스마트TV를 사용하며 특정 앱이 새로 나왔다고 알림을 띄워주는 것은 처음 봤다. 스포티파이의 위상을 짐작게 한다.


케이팝의 본산지인 만큼 한국 전용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하는 등 지역 최적화(로컬라이제이션)에 신경 쓴 모습이다. Top 플레이리스트, 장르별 플레이리스트, 테마별 플레이리스트, 아티스트별 플레이리스트 크게 4가지로 분류해 스포티파이의 에디터들이 방대한 음원과 장르를 분석,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

핵심 기능인 ‘데일리 믹스’를 비롯한 사용자 맞춤형 뮤직 아이덴티티 추천도 잘 작동하는 모습이다. 10곡 정도 '좋아요'를 누르고 듣다 보면 빠르게 최적화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포티파이가 작년 1월에 한국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감감무소식이자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음저협(한국음악저작권협회)과의 협의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짐작했다. 스포티파이도 음저협도 특별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과연 한국 음원이 정상적으로 다 서비스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결론적으로는 많은 이가 예상한 것처럼 아직 협의 중이다. 국내 음원 서비스의 가장 큰 키를 쥐고 있는 카카오M과 지니뮤직 중, 다행히 지니뮤직과는 협의가 끝났다. 지니뮤직의 음원이 들어온다는 의미는 SM, JYP, YG라는 3대 기획사의 음원을 무사히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이유’로 상징되는 카카오M의 음원은 아직 서비스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라는 이야기는 들린다.

스포티파이 역시 국내 음원 확보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에서는 아직 팝을 비롯한 해외 음원은 주류가 아니다. 애플뮤직이 끝내 한국 주요 저작권 보유 협회 혹은 업체와의 협의에 실패해 반쪽짜리 서비스가 되고 있음을 스포티파이가 모를 리가 없다. 국내 사용자는 스포티파이나 애플뮤직이나 해외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카카오M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원도 다 감상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국내 권리자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월 구독료는 크게 두 가지 버전으로 결정됐다. 1인 요금제 ‘프리미엄 개인’은 10,900원, 2인 요금제’ 프리미엄 듀오’는 16,350원이다. 둘 다 부가세 별도라 예상보다 비싼 가격이지 않으냐는 여론이 높다. 모바일만 7일간 무료체험할 수 있고, 6월 30일까지 구독 신청을 하면 3개월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언제든 끊을 수 있으니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국내 음원을 다 갖추지 못했다는 것보다 더 아쉬운 것은 바로 이 요금제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리미엄, 즉 유료 서비스밖에 이용할 수 없다. 타 국가에는 무료 서비스가 있다. 광고를 들어야 하고, 다음 트랙으로 넘길 수 있는 스킵 기능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이용료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도 풍성한 개인화 서비스를 즐길 기회가 되고 광고주들에게도 좋은 홍보 채널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벅스뮤직이 이 방식을 적용하고자 애를 썼으나, 음저협의 반대에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스포티파이도 끝내 협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OTT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음악 역시 수많은 저작권자와의 협의를 거쳐야 하므로 스포티파이가 원하는, 또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온전히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멜론, 지니뮤직, 바이브 등 기존 음원 업체에 실질적인 위협 또는 자극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사용자들이 개인화 서비스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구독료를 인정할 것인가에 성패가 달려 있다.

아직 최적화도 갈 길이 멀다. 맥에서 스포티파이 앱을 켜면 ‘Error code : access point 19’라는 메시지와 함께 올바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넣어도 패스워드가 틀렸다고 한다. 스포티파이 Q&A에 많은 한국 사용자들이 영어로 문의를 남겨 놓았지만 7일 현재 묵묵부답이다.

분명 가격은 아주 비싸 보인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2인 요금제가 넷플릭스의 4인 요금제보다도 비싸고, 음악은 물론 동영상까지 모두 광고 없이 제공되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2배에 가깝다는 것은 분명 높은 장벽이 될 듯하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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