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륙 스포티파이 “개인화에 걸맞은 가격 매겼다”
韓 상륙 스포티파이 “개인화에 걸맞은 가격 매겼다”
  • 김신강
  • 승인 2021.02.0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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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08일] - ‘첫 공식행사, 최상의 오디오 경험 제공에 비중’

지난 2일 한국에 공식 론칭한 스포티파이(Spotify)가 8일 공식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한국은 스포티파이가 론칭한 93번째 국가이자 2021년 첫 론칭 국가라는 상징성을 지녔다. 첫 연사로 마이크를 잡은 이쓰라 오메르(Issra Omer) 스톡홀름 본사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는 스포티파이가 처음인 한국 사용자를 고려해 플레이어의 전체적인 UI와 UX, 사용법에 신경 썼음을 강조했다.


‘혁신적인 개인화’라는 슬로건에 기초한 개인화 알고리즘 최적화는 약 3억 4천만 명의 이용자 개개인의 니즈에 최적화해 원스톱 오디오라는 형태로 서비스한다. 예컨대 처음 스포티파이를 가입하면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몇 명 선택하게 되고, 바로 해당 사용자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준다. 이쓰라 매니저가 “가입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나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갖게 된다”고 강조하는 근거다.

이 방식은 애플뮤직, 유튜브 뮤직, 아마존 뮤직 등 대부분의 해외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하고 있지만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은 스포티파이다. 서비스가 처음 시작한 지 12년이 지나서야 한국에 선보이게 됐으니 신선함은 다소 떨어지는 인상이지만 당시는 혁명적인 사용자 경험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박상욱 스포티파이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는 기존 글로벌 서비스와 한국 서비스의 차이점과 차별점, 그리고 향후 계획에 관한 내용을 전했다. 박상욱 디렉터는 작년 4분기 기준 7천만 개의 음원, 40억 개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한국 사용자 전용 플레이리스트에 비중을 높였다.


겉으로 봐서는 멜론, 벅스 등 경쟁사들의 DJ, 나만의 차트, 뮤직4U 등의 개인 서비스와 차이가 없어 보이는 점을 의식한 듯, 발표 내내 “스포티파이의 알고리즘은 직접 체험해봐야 알 수 있다”는 말을 번복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발표 시간의 상당 부분은 팟캐스트에 할애됐다.

스포티파이가 글로벌 서비스에서도 팟캐스트의 독점 스트리밍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작년 5월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팟캐스트 프로그램 중 하나인 ‘The JRE(The Joe Rogan Experience)’를 유치하면서 1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알려져 전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팟캐스트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은 비주류에 가깝다. 스포티파이는 이 점을 파고들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작년 4분기 기준 이미 220만 개 이상의 팟캐스트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노하우를 한국에 적용해 음악 그 이상의 경험을 하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 서비스에는 찾을 수 없던 아티스트 전용 플랫폼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를 국내에도 확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각종 통계 분석 툴을 제공해 어떤 국가의 팬들이 많이 듣는지, 어떤 곡이 인기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신곡 작업이나 트렌드 파악에 도움을 제공한다. 마치 쇼핑몰 플랫폼의 판매현황 대시보드 같은 기능인 셈이다.


하지만 한국 사용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음원 확보 문제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박 디렉터는 “여러 파트너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며 “하루 평균 4만 곡이 새로 업데이트되고 있는 만큼 더 좋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비싼 구독료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스포티파이의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가치에 대한 합당한 가격을 매겼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료 요금제, 가족 요금제 등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요금제가 한국에서 빠진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은 없었다.

높은 가격을 의식한 듯 발표에서도 2인 요금제인 ‘듀오 플랜’을 1인당 8천 원대의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사실 커뮤니티의 반응은 싸늘해 보인다. 팟캐스트, 음원 확보 등 다른 국가에는 이미 완성된 것들을 마치 베타 서비스처럼 내놓은 모습에 불만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스포티파이의 개인 맞춤형 최적화가 압도적으로 경쟁사 대비 뛰어난 것은 이미 스포티파이를 겪어본 이용자들이 입을 모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한국에서 서비스되지 않을 때도 유료 VPN 서비스까지 결제해 가며 스포티파이를 이용해 온 팬들이 있다. 팝을 좋아하는 일부 마니아들의 비주류 서비스가 되지 않으려면, 보다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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