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티피링크 Deco E4· M4 공유기 … 메시 와이파이 대중화 개막!
[써보니] 티피링크 Deco E4· M4 공유기 … 메시 와이파이 대중화 개막!
  • 김신강
  • 승인 2021.02.02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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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02일] - 네트워크 시대에 IP는 권력이고 곧 자본이다. 부족하면 정보도 뒤쳐지고 경쟁에서 도태되는 건 불가피한 현상이다. 영화 기생충에서 기우와 기정이 옆집 공유기 신호를 잡으려고 집안 곳곳을 필사적으로 탐색하다가 화장실에서 쭈그리고 환호하던 모습에서 안쓰러움과 동시에 안도가 교차하는 건 그래서일거다. 생존하기 위한 IP를 찾는 몸부림. 만약 메시 공유기라면 달라졌을 것 같다.


평범한 일상으로 화제를 돌려보자. 대부분의 일상을 집에서 보내야 하는 시대다. 일하는 직장인도, 공부하는 학생도 온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으니 가정마다 PC의 수가 늘어나고 사양도 점점 더 좋아진다. 그 와중에 덩달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네트워크다.

스마트 TV, 스마트폰, 태블릿 PC, 데스크톱 PC, 노트북 등 와이파이가 필요한 전자기기가 이제는 차고 넘친다. 4인 가족이라면 족히 10대는 기본이다. 심지어 냉장고도 IP를 끌어다 쓰는 시대다. Ai 스피커라도 들였다 치면 하나 추가되는 건 일도 아니다.

설령 1인 가구라 하더라도 요즘 5~6개 이상의 네트워크 연결 기기는 가지고 있다. 오히려, 가구 수가 줄어들수록 인당 전자 기기 수는 늘어난다. 문제라면 하나의 공유기가 감당해야 할 전자기기의 수가 너무 많다는 거다. 그래서 코로나19 이후 부쩍 주목받는 것이 바로 메시 와이파이다.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집값이 비싸 큰 집에서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보니 과거에는 크게 인기가 없었지만, 스마트 기기의 종류와 양이 크게 늘면서 일부 개발자나 마니아가 찾던 메시 와이파이가 이제는 대중화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단언컨대 더 안정적이고 더 넓은 면적에 대응하는 이 세상 유일한 기술이다.

음영지역 제로! 메시 와이파이 대중화 시대


‘홀 홈 와이파이(Whole Home Wi-fi)’라고도 불리는 메시 와이파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집 구석구석 골고루 균등한 네트워크 속도가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집 안에 있는 모든 전자기기가 고른 속도가 나오려면 와이파이 공유기는 보통 거실에 놓인다. 가장 각각의 방과의 거리가 공정(?)하기도 하고, 집의 중심에 놓여야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계는 뚜렷하다. 누구나 한번 쯤 안방 화장실에서 문을 닫았더니 속도가 확 떨어지거나, 공부하려고 책상 앞에 앉아 자료를 받으면 다운로드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모든 무선 트래픽이 한 지점에 의존하니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고 공유기를 이리저리 이동하기도 녹록지 않다. 옮겼다 쳐도 다른 누군가는 와이파이 기근을 경험해야 한다.


메시 와이파이는 여러 개의 라우터를 원하는 지점에 놓고 분산 방식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와이파이 노드를 잡게 하는 방식이다. 집 안의 기둥이나 벽 때문에 통신을 방해받을 확률도 낮아서 어느 공간에서나 빠른 속도를 내는 원리다. 그래서 주목한 티피링크의 신작 ‘Deco E4 AC1200 홈 메시 Wi-Fi 유무선 공유기 라우터(이하 데코 E4)’와 Deco M4 AC1200(이하 데코 M4) 2종이다.

무언가에 와이파이 신호가 가로막혀 봤기에 해결에 필요를 느끼는 이를 겨냥한 메시 와이파이 제품이다. 두 개의 데코로 약 77평 정도의 집안 공간을 커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피타임, ASUS에 가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티피링크는 수년간 무선랜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공유기 브랜드다.

전 세계 10명 중 4명이 티피링크의 제품을 이용하고 있고, 막강한 시장지배력으로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해 가성비가 뛰어난 특성이 있다. 와이파이5 기반의 데코 E4는 5GHz 최대 867Mbps, 2.4GHz 300Mbps 등 총 1167Mbps 급의 대역폭을 보여주며, 무려 100개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데코 M4는 유선 랜 단자가 E4는 100Mbps에 불과하지만, 월등히 빠른 2GHz를 지원한다. 두 제품이 노리는 성격이 다르기에 발생하는 차이다.


쉽게 말하자면 E4는 기업용, M4는 가정용이다. 두 제품 모두 메시를 지원하나 커버리지 하는 면적에 차이를 보인다. 물론 M4도 여러 대를 연결하면 넓은 면적에 대응한다. 다만 구성 편의라는 측면에서 E4는 애초에 구동 환경이 광범위한 곳을 상대로 패키지로 구성되어 판매된다. 반대로 M4는 단일 구성이다. 그리고 제조사 기준 메시 와이파이에 관한 설명에서 E4 대비 약간은 부족한 편이다.

기업용 E4· 가정용 M4 … 모바일로 세팅 OK


티피링크가 데코 제품은 기업용과 가정용으로 나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본 느낌은 이렇게 구분하는 것이 좀 더 구분이 명확해 보였다. 사실 기업환경에서는 빠른 속도 보다는 안정적인 효율이 더 중요하다. 반대로 가정에서는 효율보다는 속도에 사활을 건다. 그런데 데코 모델은 E4나 M4 두 제품 모두 메시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선 랜을 써야 한다면 M4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선 랜을 사용한다면 차이는 없다. 오히려 E4의 경쟁력이 더 도드라진다.

일단 메시와이파이는 복층 구조의 집에서 사는 사람, 집이 넓거나 방이 많은 사람, 세탁기나 냉장고, 청소기, 가습기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무척 매력적인 기능이다. 데코 공유기의 가장 큰 장점은 이른바 ‘와이파이 데드 존 킬러’라는 이름의 자체 메시 기술이다. 공유기 간의 무선신호를 마치 그물망처럼 연결해 통합 네트워크를 만든다.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을 가지고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이동하면, 가장 빠른 데코 장치에 자동으로 연결되어 빠른 속도를 일관성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앱 기반 설정을 할 수 있어 설치는 물론 관리가 쉬운 장점이 있다. 연결된 기기 보기, 기기 우선순위 설정, 게스트 네트워크 설정하기 등을 앱으로 바로 설정할 수 있으며, 구글 알렉사와 페어링해 음성 명령으로도 처리가 가능하다.

자녀 보호 기능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아무래도 3인 이상의 가족, 비교적 넓은 집을 가진 사용자를 겨냥하는 것이 메시 와이파이기 때문에 어린 자녀와 함께 사는 구매자가 많을 확률이 높다. 필터 레벨을 통해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인 적용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시간제한도 둘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에는 월별 사용량 보고가 제공되는데, 이를 통해 차단된 콘텐츠나 감지된 보안 위협 등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 3팩을 구매해도 10만 원이 조금 넘는 가격은 경쟁사가 따라오기 힘든 강력한 이점이다. 메시 기능으로 주목받은 링크시스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은 더욱 향상된다. 경쟁사 대비 1/3의 저렴한 가격에 메시 와이파이를 구성할 수 있다. 실제 써본 경험상 편의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았다. 속도까지 마찬가지다. 회선이 구현 가능한 최대 속도를 소화해냈다. 그런데도 보증기간이 3년이다.

3년이라는 숫자는 ASUS와 동일하고, 아이피타임보다는 1년이 더 길다. 데코 E4와 M4는 메시 와이파이에 처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용자에게 꽤 괜찮은 경험을 제공할 만한 엔트리 모델이다. 물론 단일 네트워크의 경우 절대 속도만 본다면 메시보다 빠른 것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청년의 자취방에 한한 이야기다. 안 그래도 열악한 주머니 사정에 공유기 한 대 들이고 면식 수행을 하는 건 모양새가 좀 그렇다.

그렇다면 어떤 환경에 유리할까? 결혼해서 신혼집으로 넓혔다거나, 첫 이사를 하거나, 첫 아이가 태어나거나 하는 등 공간적인 변화가 일어났을 때 메시 와이파이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데코 E4·M4는 미니 공기청정기를 연상시키는 심플하고 컴팩트한 디자인을 하고 있어 인테리어를 크게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구동 상태는 LED 색상으로 표기한다. 노란색, 적색 또는 파란색 그리고 흰색.


사용자가 해야 할 것은 램프 색상을 보고 구분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다음 버튼을 누르는 정도. 그 외는 APP이 안내하는 대로만 따라가면 알아서 해결한다. 따지고 보면 이보다 친절하고 쉬운 공유기도 드물다. 동시에 불편하거나 설명서 읽어야 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용자라면 세상 편한 공유기가 바로 이번 제품이다.

뜻하지 않는 비대면 기조에 모든 것이 온라인화되어가는 지금. 티피링크의 2021년 첫 제품이 데코 E4라는 것은 시장의 변화를 가늠하게 한다. 전 세계적인 팬더믹이 장기화하면서 공유기 시장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될 조짐이다. 과거 회사나 기관 중심으로 이뤄지던 메시 와이파이 시장이 가정에서도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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