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사망여우, 그가 여우 탈 쓰고 카메라 앞에 서는 이유?
유튜버 사망여우, 그가 여우 탈 쓰고 카메라 앞에 서는 이유?
  • 김현동
  • 승인 2020.06.19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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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꾼다.’

[인터뷰] 와디즈 저격수 유튜버 사망여우




[2020년 06월 19일] - 소셜 크라우드 펀딩의 대부로 성장한 와디즈. 초반 이미지는 세상에 없던 신박한 아이템의 판로 개척 혹은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 기틀이 되어주겠노라며 자청한 창구였다. 선한 의도로 출발했기에 여론이 지지했고 덕분에 거칠 게 없었다. 그랬던 것에 우려가 제기됐다. 판매량이 누적되면서 덩달아 피해자도 급등한 거다. 여러 우려가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투자 플랫폼일 뿐...’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했다.

뒤늦게 까발린 이면에 자리한 것은 조커의 탈을 쓴 것 마냥 추악한 웃음. 수수료 장사로 배를 불린 플랫폼이 정작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 모두가 쓴웃음을 지었다. 누가 봐도 이건 아니었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원성이 심해질 즈음이면 와디즈 신혜성 대표는 잠시 반성한다는 시늉만 할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뒷전이고 매번 가리는 데만 급급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커지자 여론은 그제서야 분노했고 급기야 와디즈가 선보였던 제품 상당수가 중국에서 팔리던 제품의 재탕임이 밝혀졌다. 그러함에도 폭주에 제동은 여전히 걸리지 않고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영리에만 급급한 기업의 현 주소는 출범 당시에 알렸던 것과 180도 달라진 상태다.

물론 오래전부터 이 문제점을 알려온 유튜버가 있다. 지금까지 공개한 총 63개 영상 가운데 와디즈와 연관한 비중이 유독 높다. 그러했기에 많은이가 ‘와디즈 저격수’로 기억한다. 유튜브 채널 사망여우 이야기다. 1회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업데이트 한 시기는 작년 3월 19일. 이상민 샴푸라는 애칭으로 탈모인 사이에서 인기를 타던 어헤즈삼푸를 다뤘다. 시중에서 판매하던 특정 브랜드 샴푸에 추가 성분 몇 가지가 더해져 마치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 마냥 포장한 것에 불과했다.

제품 개발자라 자청한 이는 당시 25만 명 인스타그램 구독자를 보유한 일명 셀럽이기에 그의 주장을 ‘설마’라는 의심 없이 철석같이 믿었다. ‘어헤즈상품 충격적 비밀’이라는 영상에는 약 680여 개가 넘는 반응이 달렸다. 1천 개가 넘는 답글이 달리는 경우도 흔하다. 그만큼 다루는 사안에 예의주시하며 속앓이하던 이가 다분하다는 의미다.


사법당국이 나서야 했지만 물러터진 법은 피해자 외침이 들려야만 반응만 보인다. 이처럼 법의 허점을 노린 꼼수 판매는 여러 방면에서 치밀하게 이뤄졌다. 서양탕국, 임블리, 파뮤, 다미쿡, 다모칫솔, 육각수 샤워기, 절대고무장갑, 셀리턴 LED마스크, 유리스킨 등 익숙한 브랜드의 기망행위를 눈치챈 이는 일부에 불과했다.

보편적인 사람이 세상을 평가하는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사실에 입각할 경우 ‘진실’ 그게 아닌 그릇된 것일 경우는 ‘거짓’이라 말한다. 하지만 유튜버 사망여우는 이보다 더욱 명확한 시선 ‘공정’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생각할 것을 주문한다. 단순히 포장 하나를 달리해서 혹은 제품이 좋고 나쁘고를 가리는 것이 아닌 판매자의 의도에 기망이라는 단어에 부합하는 내용이 담겼는지를 중점으로 따진다.

SNS를 이용한 각종 쇼핑 상품이 범람하고 이때를 노려 가세한 유명 유튜버와 셀럽은 옳고 그름도 돈 앞에서는 철저히 무시해도 된다고 여겼던지 와디즈를 비롯해 비정상적인 상품의 판매 장려에 얼굴마담으로 자청했다. 사망여우는 여기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포착하고 그릇됨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 적잖은 압박도 받고 실체를 가려냈다고 해서 보상이 따르는 것도 아님에도 굽힐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법은 계속 그 시대, 상황에 따라서 변경되기 때문에 법 위반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법을 100% 다 지키는 사람은 정말 없으니까요. 다만, 법을 의도적으로 악용하는 사람, 기업들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제가 개인으로 할 수 있는 건 계속 주의 깊게 감시하고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기 사례를 많은 분께 알려드리는 것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유튜버 사망여우와 1문 1답〉

Q. 채널 이름이 특이하다. 의미가 궁금하다.
A. 허위 과대광고로 수백억을 벌어도 ‘시정 조치’ 광고 정지 처분을 받아도 제품의 이름과 성분만 살짝 바꿔서 팔아도 되고,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도 많아야 3개월, 고발당해봐야 벌금 몇백만 원 그렇기 때문에 사기업체들은 고발까지 당한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허위 과대광고를 이어갑니다. 이렇게 보면 허위 과대광고를 하지 않는 게 바보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그런데요. 우리나라에서 허위 과대광고 업체를 강하게 처벌하면 근절할 수 있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요? 하지 못하는 걸까요? 하지 않는 걸까요? 우리나라는 자본주의입니다. 그리고 그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끊임없는 소비가 있어야 유지되고 부흥합니다. 재미있는 건 부조리가 소비를 부추긴다는 겁니다.

이걸 이해하면 ‘머리’로는 우리나라가 허위 과대광고를 해도 그 처벌 수위가 굉장히 낮다는 게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게 이해가 된다는 게 화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이중성과 겹치는 느낌이 바로 사망 여우입니다. 귀여운 사막여우가 ‘사망’여우로 발음되는 이중성(?)이 재밌어서 사망여우로 하게 됐습니다. 허위 과대광고를 근절(사망)시키고 싶은 마음도 포함됐습니다.

Q. 혹시 어떤 일을 하시는 분인가?
A. 그냥 직장인입니다. 사망여우 채널은 혼자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채널 운영 원칙이 있을 것 같다.
A. 기업의 비양심적인 행태는 이미 많은 사례가 있지만, 최대한 직접 확인하고 나서 다루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채널을 운영하시는 목적(이유)이 궁금하다.
A. 사기 기업이 사기 광고나 제품으로 쉽게 돈 버는 꼴을 보기 싫었습니다. 많은 분이 사기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기 광고, 제품을 많은 분이 구매하는 이유는 그 광고와 제품이 사기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사기 광고나 사기 제품을 리뷰하는 영상, 블로그는 이미 많지만, 해당 기업의 해코지가 두려워서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영상들이 대부분입니다. 직설적으로 ‘이건 사기다’ ‘사지 마라’라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좋은 취지, 좋은 일이라고 해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A. 문제가 있는 제품이고 문제가 있는 기업이라도 해도 개인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에는 큰 부담이 따라옵니다. 각오는 했지만 실제로 한 기업이 공격하기 시작하면 많이 부담됩니다.

Q. 기업 특히 와디즈로 인해 피해자가 계속 늘고 있다.
A.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라는 것 자체는 좋은 투자플랫폼이지만, 기업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투자플랫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가정신입니다. 투자에는 늘 위험이 따르고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고 하지만, 현재 와디즈에서 일어나고 있는 피해는 단순한 투자피해가 아니라 거의 ‘투자사기’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만큼 중개자인 와디즈가 철저히 검증해서 피해가 생기지 않게끔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서 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만약에 와디즈가 제품 분야에 따라서 검토할 능력이 안 된다면 펀딩을 열어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고는 계속 일어나고 피해는 모두 투자에 참여한 서포터들에게만 전가되고 있으니까요.

Q. 투자라는 명목으로 모든 책임에 무방비 노출된 투자자. 옳은 건가?
A. 지금 와디즈는 예약구매, 공동구매와 크게 다르지 않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에서 과일,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판매되는 것들이 대단한 음식도 과일도 아닙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과일과 음식에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와디즈를 이용할까요? 결국 투자플랫폼을 이용한 사각지대에서 수수료를 받으면서 공동구매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와디즈는 스스로 쇼핑몰인 것을 인정하고 소비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되어야 합니다.

Q. 사망여우TV의 계획, 어려운 점은?
A. 특별한 목표는 없지만, 제가 주로 문제가 있는 제품과 기업들을 다루지만, 좋은 제품과 좋은 회사도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기업으로부터 압박은 지속해서 받고 있습니다. 제 영상에는 대단한 내용이 있는 건 아닙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특별히 정해진 프로세스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와 자료가 충분히 있는 것부터 진행하는 편입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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