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진 모헤닉 전기자동차, 투자자 피해 불가피
시동 꺼진 모헤닉 전기자동차, 투자자 피해 불가피
  • 김현동
  • 승인 2020.05.09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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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과징금·정리매매(상장폐지) 잇따른 모헤닉 삼재

‘좋은 뜻’ 쌈짓돈 투자자 낭패 …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도 오리무중




[2020년 05월 09일] - “정리매매(상장폐지 종목) 안내
종목명 : 모헤닉게라지스
해당 종목은 정리매매 대상입니다. 공시 확인 바랍니다.”


하루 전인 5월 8일 오전, 모헤닉게라지스(현 모헤닉플래닛) 주식 보유자를 상대로 문자 한통이 도착했다. 예고되었던 상장폐지 수순을 밟겠다는 안내였다. 거래 정지 직전 기준 가격은 65원 안 팍. 지금에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헤닉게라지스는 사업 확장에 따른 자금 수혈 명목으로 증자와 증자를 반복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 지분 수량도 연달아 급증했다.

회사 설립 초기 대면으로 거래되던 지분 가치는 주당 10만 원. 당시에 100만 원을 투자해 10주가량 구매한 투자자는 3년이 지난 시점 주식 보유 수량은 400주로 증가했다고 말한다. 투자 액수로 치면 주당 최소 2,500원 상당의 가치를 담보했어야 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지분이 지닌 실질 가치는 그와 반대로 하락했다. 분명 투자자 지분 보유량은 증가했지만 제값을 못 받는 기현상 앞에서 상당수 투자자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으레 겪는 성장통”이러니라고 여겼다고.

그래도 나아지겠지라며 기약 없는 기다림을 선택했다.

속이 타들어 가는 투자자 심정과 달리 김태성 대표는 엇박자 행보를 고수했다. 대표적인 K-OTC 시장 퇴출은 오히려 잘 된 것이라 설명한다. 주식이 전문 사냥꾼의 단타 거래 대상으로 올라 가격이 오르면 매각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 가격 저울질에 피해 입었음을 토로했다. 물론 주장에 대한 근거는 없었다. 동시에 K-OTC 시장에 대한 그릇된 시선도 드러냈다.


K-OTC는 애초에 주식거래 투명을 목적으로 한 시장이다. 김태성 대표 주장대로 외부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변화를 꾀하고자 했다면 애초에 KSM 장외시장까지만 올라타고 벤처캐피털(VC)과 기업설명회(IR)을 거쳐 상장을 노리는 것이 현명했다. 게다가 거래를 원하는 당사자끼리 비대면으로 계약이 체결되기에 대표가 주장하는 주가 조작에서도 안전하다. 그게 아닌 K-OTC로 올라탔다면 단타 세력에 회사가 피해를 입었고 결국 낮은 주가 탓에 회사 가치 하락도 부추겼음을 이유로 드는 건 설득력이 뒤진다.

투자자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었다. 게다가 주가 하락이 문제라면 추가 대책을 세워야 함에도 이 또한 볼 수 없었다. 지나치게 시장에 공급된 지분도 문제다. 초반에는 현금 확보에 득이 되지만 후반에는 경영에 독이 되는 요건이다. 현금 확보가 목적이라면 차후 경영 정상화 이후 적정 물량을 회사가 사들여서 수량을 조절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 애초에 주식을 남발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계속된 증자가 야기한 자충수에 가깝다는 평가가 들리는 이유다.

위험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들리던 상황에서도 회사는 개의치 않았다. 가치가 하락하던 당시에도 다양한 이유로 투자를 종용했다. 막바지에 접어들어서는 코인이 등장했다. 물론 대표는 투자 방식이 주식에서 코인으로 변경된 것일 뿐 다르지 않다는 식으로 안심시켰다. 심지어 기존 주주를 상대로 코인 전환도 수차례 언급했다. 정작 실질 주식과 달리 코인은 보호를 받지 못함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몰랐기에 주식을 코인으로 전환하고, 전환한 코인을 또 다른 코인으로 전환한 투자자도 생겨났다.

잘 될 거라는 주장을 의심 없이 철석같이 믿었다는 게 중론이다.

2017년 4월 문화저널 21은 당해 4월 7일에 센트럴 투자파트너스 박영찬(구 모헤닉게라지스 사외이사 역임) 이사의 멘트를 인용 “전기자동차 패러다임에 가장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업이라 점을 높이 샀다"라며 10억 원 투자 유치 이유를 보도했다. 동시에 1년간 총 3차례의 크라우드(와디즈) 펀딩을 통해 총 7억 원과 제3자배정을 통해 20억의 자금 유치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주목할 부분은 와지즈가 유치한 투자한 규모다. 이후에도 와디즈가 앞장서 투자를 종용했는데, 사실상 이들 투자자가 이번 상패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 대상이다.

‘설마’ 했지만 우려에 이변은 결국 벌어지지 않았다.

한때는 주당 적게는 몇 천 원부터 최대 10만 원까지도 거래되던 당시에 모헤닉은 장밋빛 미래를 떠올리게 한 기업으로 떠오르며 투자가 줄을 이었다. 그랬던 회사의 2020년 3월 기준 한때는 10만 원을 기준으로 거래된 주식이 천분의 1토막 가치 보다 낮게 거래되는 비참한 현실에 시달렸고 투자 불확실 성 앞에서 제동이 걸려야 할 브레이크도 동작하지 않았다. 이제는 모두가 기대하는 회생도 타진하기 힘든 분위기다. K-OTC 최초 매매개시일 934원이던 기준가격은 2년 만에 65원을 밑돌고 있다.

투자자는 앞으로 두 가지를 고민할 수 있다. 퇴출에 앞서 동시에 투자자 보호 명목으로 거래가 재개되는 정리매매 기한 내에 보유 지분 전량을 시장에 헐값에 처분하거나 혹은 그대로 보유한 상태로 다시 회사가 회생할 가능성에 베팅하는 수순이다. 전자라면 거래 정지 직전 기준 거래가는 65원 이하였지만 정리매매 기한에는 해당 가치가 더욱 하락할 가능성에 재차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와 같은 형태로 퇴출당하는 기업의 주식을 휴지조각이라고 부른다. 사실상 팔아도 애초에 워낙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기에 돈이 되지 않는다.

후자 또한 마찬가지다.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그래프는 영암공장을 비롯하여 모헤닉이 수년간 언론에 보도했던 내역 일체를 검토한 결과를 앞서 보도했는데 회사가 내세웠던 MOU는 과장되거나 이후 진행된 건이 없었으며, 영암공장에서는 어떠한 작업도 할 수 없는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해당 보도에 대해 김태성 대표는 자사 블로그에 인정할 수 없음을 주장하고 몇 가지 자료를 공개했으나 그 또한 수년 전에 주고받은 메일 내용에 불과했다.

공시 거절로 결국 내리막 길행 … 모헤닉 사례 빈번한가?

모헤닉게라지스(현 모헤닉 플래닛) 김태성 대표는 한때 오래된 갤로퍼 복원 붐을 타고 차량 튜닝 분야에서 주목받았다. 복원 과정에 거치는 작업 일부를 다수 공업사에 의뢰했으나 결과물 퀄리티도 방식도 작업 공간도 여의치 않아 지금의 파주 자리에 1급 공업사를 차린 것이 시초다. 공업사 오픈부터 내부 인테리어 그리고 차량 리빌드 전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한 것도 신뢰를 높인 요인이다. 실제 김태성 대표의 창업 스토리는 네이버 블로그(Blog)를 타고 삽시간에 퍼졌다.


그러던 기업은 영암에 공장도 설립하고 전기차라는 붐을 타고 지난 2016년 11월 장외시장 KSM(KRX 스타트업 마켓) 거래에 18년 11월에 장외거래시장 K-OTC로 옮겨타면서 코스닥 상장이라는 대박 행진 꿈을 키운다. 하지만 그 시점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K-OTC 시장은 비상장 법인의 주식거래를 투명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둔 시장인 만큼 명확히 제공되어야 할 회사 정보가 제한적으로 제공되었는데, 모두 대표 입을 통해 나오는 것에 불과했다.

그 점에서 투자자는 모헤닉게라지스(현 모헤닉 플래닛) 김태성 대표의 주장만 들으면 모든 것이 다 이뤄지기 직전이라 의심하지 않았다. 회사가 이렇게 되기까지 투자자가 전혀 몰랐던 배경이다.

모헤닉게라지스가 흔들거리자 김태성 대표는 한때 모헤닉게라지스가 총괄했던 전기자동차 영역은 모헤닉모터스에서 주도적으로 끌어갈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모헤닉모터스는 모헤닉게라지스 투자로 만든 자회사다. 모회사가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에서 김 대표는 모헤닉게라지스와 모헤닉모터스가 별개라는 식으로 안심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며 전기차도 모헤닉모터스에서 차질 없이 이끌어 갈 것임을 내세우고 있다.


비록 말뿐인 전기 자동차(?) 이었건만 그게 비참한 상폐라는 현실로 돌아올 거라 전혀 예상 못 했던 상황에서 투자자 상당수가 일순간 분노와 허탈함을 드러냈다. 게다가 한 달 전 공시 위반에 대한 과태료와 과징금 규모는 대표가 부담스럽다 주장했던 감사 비용 5천만 원을 훌쩍 넘겼다. 곧이어 정리매매(상장폐지) 안내까지 겹치면서 모헤닉게라지스(현 모헤닉플래닛)의 미래를 더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모헤닉 피해자 카페에 올라온 지적도 당장 감사 비용 아끼려다 더 큰 폭탄을 떠안았다는 내용 일색이다. 700명을 넘긴 투자자가 저마다의 사연을 업데이트하며 김태성 대표에게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온 것은 회사를 음해하려는 일명 악플러로 인해 경영이 어려워졌다는 주장이다. 대표가 문제로 지적하는 악플러가 정작 이 회사가 잘되기를 바라던 실질 투자자라는 사실에 다소 실소가 터지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를 홀대하는 모헤닉게라지스와 같이 상폐를 당한 기업의 이후는 어떻게 될까?


회계법인을 통한 상폐 기업 전망 1문 1답

Q. 전자공시에서 거절 의견이 자주 있나?
상장사의 경우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가 되는데 일 년에 20~30건 정도가 발생한다. 비상장사의 경우는 회사가 감사 받을 재무제표를 제시 못하던가 그 재무제표가 영 못 믿을 것 같을 때 의견거절이 발생한다.

Q. 거절 의결이 난 기업을 관련 업계는 어떻게 보는가?
개인으로 치면 신용불량자 상태로 정상적인 회사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회사를 상대로 의견거절은 당연하다. 다만 의견거절 사유가 감사범위의 한정이냐 계속기업으로서의 가능성이 없어서이냐에 따라 성격이 다를 수 있다.

Q. 거절 의견이 나오면 어떠한 일이 발생하나?
상장회사는 상장폐지 사유가 되고 비상장회사는 은행 여신거래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일례로 아시아나항공이 삼일회계 법으로부터 한정의견을 받고 금융기관이 대출 및 사채에 대하여 연장을 하지 않아서 결국 매물로 나온 것과 같이 여신 및 투자를 받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Q. 감사는 어떠한 자료를 제출하나?
재무제표의 숫자를 증명할 수 있는 원천 자료다. 구체적으로는 회계 원장, 은행거래내역, 세금계산서 및 기타 수취 증빙, 회사 내부 결재서류 등이 있다.

Q. 보통 어떠한 이유로 자료 제출을 못하는가?
회사의 회계 인력이 없어서 정상적인 결산이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Q. 투자 받은 기업이 공시를 거부했다. 가능한 건가? 공시를 불성실하게 임하고도 회사 경영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나 투자를 통해 회사를 영위한 입장이라면 더욱 투자자에게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다양한 법적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Q. 상폐 회사의 운명과 투자자가 받는 불이익은?
회사가 정식 상장사가 아닌 단계에서 일말의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살아날 수도 있다. 예로 회사가 투자금을 늘리기 위해 감자를 하고 다시 사업을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경우라도 안타깝지만 주주(투자자)는 투자금에 대해 보호받지 못한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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