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니콘이 작정하고 만들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정점 니콘 Z9
[써보니] ‘니콘이 작정하고 만들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정점 니콘 Z9
  • 김현동
  • 승인 2022.08.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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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사실상 ‘미러리스(Mirrorless)’ 시스템이 점령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대부분 제품이 펜타프리즘과 반사거울이 없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DSLR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긴 시간 신제품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보니까 단종 수순을 밟는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공식발표는 아니지만, 니콘이 DSLR 시스템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게 대표적 사례라 봐도 무방하다.

현재 미러리스 카메라의 잠재력은 다양한 제품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장점으로 여겨졌던 소형화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지만, 구조가 단순해진 덕에 화질이나 촬영에 대한 편의성은 크게 향상됐다. 성능과 기능도 크게 개선되면서 사진은 물론 영상 분야에서도 두루 쓰이는 중이다. 동시에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도 소비자 요구에 따라 폭넓게 분류되고 있다.


니콘 Z 9은 시장의 요구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느 카메라와 달리 플래그십 DSLR 카메라의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다. 자연스레 덩치는 커졌으나 그에 따른 장점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과연 니콘이 선보인 1세대 최종병기인 Z 9의 매력은 무엇일까?

니콘 플래그십 DSLR이 연상되는 강렬한 디자인
여유로운 구성을 통해 전해지는 뛰어난 편의성


첫 인상은 압도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카메라도 제품에 따라 본체에 추가 장착 가능한 그립으로 플래그십 DSLR의 느낌을 담은 바 있지만, 니콘 Z 9는 처음부터 본체와 세로그립이 일체형인 이른바 ‘원바디(One-Body)’ 구성을 취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이 같은 시도는 올림푸스의 E-M1X에서 이뤄졌지만, 풀프레임 카메라로는 Z 9가 처음이다.


▲ 니콘 플래그십 DSLR이 연상될 정도로 Z 9의 외모는 압도적이다

크기와 무게도 압도적이다. 폭 149mm, 높이 149.5mm, 두께 90.5mm에 달한다. 실제 두께는 얇은 편이지만, 그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를 감안해야 된다. 실제 DSLR 카메라 못지 않게 손에 쥐는 맛이 뛰어나다. 손에 쥐었을 때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립부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무게는 본체만 1160g일 정도로 가볍지는 않다. 배터리를 포함하면 1340g으로 크게 증가한다. 배터리는 3300mAh 사양으로 상당한 사용시간을 자랑하는 편이다.


▲ 큼직한 Z 마운트를 중심으로 기능 키와 다이얼이 제공된다

플래그십이다 보니 사용 가능한 버튼의 구성이 상당하다. 정면에 설정 가능한 기능키가 3개 배치된다. 외부 조명이나 무선 리시버 등의 연결을 위한 단자도 존재한다. 그립부 위에 비스듬하게 깎은 곳에는 전원 스위치와 셔터 버튼, 녹화, ISO 변경 및 노출 조정 버튼 등이 자리하고 있다. 검지 손가락 끝에 바로 닿도록 설계되어 있기에 불편함이 없다.


▲ 상단에는 기본적인 다이얼과 버튼, 정보 확인을 위한 액정이 배치되어 있다

상단은 의외로 단순하다. 좌측에는 브라케팅과 모드 전환, 연사와 조명 기능을 위한 버튼 4개가 각각 자리하고 있으며, 연사 설정을 위한 스위치도 제공된다. 우측에는 별도의 액정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데 모드와 셔터속도, 조리개 등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 여러 각도로 꺾이는 모니터를 중심으로 조작에 필요한 버튼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사실상 니콘 Z 9의 핵심은 대부분 후면에 자리하고 있다. 210만 화소, 3.2형 규격의 액정 모니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다이얼과 스위치가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 방향키 외에 확대/축소, 조작 다이얼, 사진/영상 전환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뿐만 아니라, 세로그립이 있기 때문에 세로로 세웠을 때 조작에 필요한 버튼도 하단에 배치되어 있다. 엄지 손가락이 닿는 범위 대부분에 버튼이 있기 때문에 조작 자체에 어려움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액정은 다양한 각도로 촬영이 가능하도록 여러 각도로 꺾이도록 했다. 상단부터 측면에 이르기까지 큰 폭의 변화는 주기 어렵지만, 어떤 각도에서든 화면이 최대한 잘 보이는 구성이다.


▲ 실내 및 실외 등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저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니콘 Z 9는 실내외 가리지 않고 유연한 촬영을 지원한다. 그 모습이 측면 확장 단자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PC 전송에 필요한 네트워크 및 USB-C 단자, HDMI 출력 단자 등이 배치됐다. 802.11 b/g/n/a/ac 등 무선 네트워크도 활용할 수 있으니 상황에 따라 대응하면 된다.


▲ 저장매체로 XQD와 CFexpress B형 카드를 사용한다. 8K 동영상 및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을 하려면 고속 저장매체는 필수다

반대쪽 측면(그립부)에는 XQD 및 B형 CFexpress 카드 등을 쓸 수 있는 슬롯 두 개가 있다. 연속 저장을 시작으로 대체, 백업 저장을 지원하고 RAW와 JPEG 저장을 따로 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드간 화상 복사도 지원하므로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쓰면 된다.

화소와 화질, 민첩함과 효율성까지 두루 갖추다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의 새로운 가치 제안


니콘 Z 9를 들고 촬영에 나섰다. 렌즈는 NIKKOR Z 24-70mm f/2.8 S를 사용했다. 화질은 설정이며, 상황에 따라 감도와 노출을 변경하며 기록했다는 점 참고하자.

결과물은 우선 이견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정제된 모습을 보여준다. 필름 면적에 준하는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는 4,571만 화소에 달하고, 이를 7세대 엑스피드(EXPEED) 영상처리장치가 빠르게 처리한다. 영상 촬영에도 대응하기 위해 센서는 적층형 구조를 택했다. 이로써 롤링 셔터에 의한 왜곡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 초점거리 70mm / 감도 ISO 800 / 조리개 f/8 / 셔터 1/2초 – 해상도는 물론이고 피사체를 처리하는 능력도 니콘 미러리스 중 감히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상처리엔진과 새로운 이미지 센서를 통해 대응 감도는 ISO 64에서 2만 5,600까지 쓸 수 있고, 확장하면 ISO 32부터 10만 2,400까지 제공된다. 실제로 야간에서 촬영했을 때, ISO 1만 2,800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화질을 자랑한다. 이후 노이즈가 유입되기 시작하므로 상황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손에 쥐는 맛도 훌륭하거니와 반셔터를 눌렀을 때의 민첩함도 플래그십다운 면모를 보인다. 비록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에서는 후발주자라도 과거 플래그십 DSLR 카메라를 만들던 실력이 고스란히 손 끝에 느껴진다. 주저함 없이 피사체를 설정하면 빠르게 인지하고 기록해낸다. 자동초점 영역도 아쉬움이 없다. 총 493개 측거를 쓰게 되는데 중앙부터 주변부까지 안정적인 측거 능력을 제공한다.


▲ 초점거리 70mm / 감도 ISO 6400 / 조리개 f/3.5 / 셔터 1/80초 – 감도를 높여 노이즈가 발생하더라도 제법 깔끔하게 처리해낸다

동영상 성능도 Z 9에 와서는 상당히 개선됐음을 느낀다. 후보정을 위한 N-Log 외에 HDR(HLG) 기록을 지원하고 저장 형식도 N-RAW 부터 애플 ProRes RAW HQ(12bit), 422 HQ(10bit), H.265/HEVC 및 기존 H.264 등 다양하게 지원한다. 특히 애플 ProRes 포맷을 지원한다는 점이 해당 영상편집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영상 해상도는 최대 8K, 초당 60매 기록이 가능하다. 해상도를 4K로 낮추면 초당 120매 기록이 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상당하다. 영상은 최대 125분 기록이 가능하며, 배터리 자체의 지속시간도 길어서 촬영에는 큰 무리가 없다. 만약 장시간 촬영을 할 경우라면 여분의 배터리 1개를 추가하거나 외부 충전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좋겠다.

압도적 성능과 화질은 인정, 휴대성은 글세...
카메라의 특성상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니콘 Z 9의 핵심은 오롯이 ‘최고의 성능이 주는 최고의 경험’에 있다. 4,571만 화소와 여유로운 범위의 감도가 주는 최고의 화질,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고속 연사는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기에 부족함 없다. 그 뿐만 아니라 최대 8K 촬영을 지원하는 동영상 기록 능력에 ProRes RAW 촬영 지원 등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동영상 촬영과 편집에 이르기까지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 뛰어난 성능과 다양한 기능, 편의성 등 니콘이 Z 9에 모두 담고자 했음이 느껴진다

하지만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타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 휴대성이 떨어지고 가격 또한 상당하기 때문. 좋은 사진 혹은 영상을 기록하고 싶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카메라에 대한 이해도 및 구매 전 전반적인 활용 여부를 놓고 고민해야 만족감이 더 높아질 것이라 생각된다.


By 김현동·강형석 에디터  PRESS@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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